미리내 가게 ‘토스트와 주먹밥’ ‘맡겨놓은 커피’에서 시작된 나눔운동… 미국·영국 이어 지난해 3월 국내서도 시작 타인 위해 미리 음식값 내는 기부운동 확대… 헌혈증·폐휴대폰 모아 소아암 환아 돕기도 ‘베이컨 치즈 토스트 1개, 미리 내고 갑니다.’ ‘1000원. 적은 돈이지만 보태고 싶어요. 맛있게 드세요.’ 지난달 8일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 위치한 음식점 ‘토스트와 주먹밥’에 들어서자, 한쪽 벽면을 빼곡히 채운 쿠폰이 눈에 들어왔다. 100원, 1000원, 2만원 등 파란색 쿠폰에 적힌 금액은 천차만별이었다. 가게를 다녀간 수백 명의 메시지도 함께 있었다. “누군가 다른 사람을 위해 미리 돈을 내고 간, 나눔의 흔적입니다.” 미리내 가게 홍은동 1호점인 ‘토스트와 주먹밥’ 사장 최정원(53)씨의 말이다. 2010년 명지대 인근에 토스트 가게를 연 그는 지난해부터 ‘미리내 가게’ 간판을 달았다. ‘미리내’란 돈을 미리 낸다는 뜻으로, 다른 사람을 위해 미리 음식·음료값을 지불하는 기부 캠페인이다. 100여년 전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시작된 ‘맡겨놓은 커피(Suspended Coffee)’운동에서 출발했는데, 미국·영국·캐나다·호주 등 전 세계로 퍼졌다. 지난해 3월, 국내에도 미리내운동본부가 설립됐고 1년 6개월 만에 미리내 가게는 무려 320곳으로 확대됐다. 미리내운동본부를 카카오스토리에서 친구로 등록한 사람도 총 16만명에 달한다. 10평 남짓한 이 가게의 모든 테이블 위엔 메뉴판과 함께 미리내 운동 안내 책자가 놓여 있다. 벽엔 미리내 홍보 포스터, 신문 스크랩 등이 곳곳에 붙어 있다. 가게 앞에 놓인 미리내 간판엔 매일같이 미리 지불된 금액과 메뉴가 공개된다. 누구든지 와서 그만큼 무료로 식사할 수 있다. 최씨는 “얼굴·나이·이름도 모르는 누군가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