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 71만명 시대… 그들은 학교·군대·소년원에도 간다

전문사회복지사 뜬다 식이장애 환자·교정 청소년 등 전문성 갖춘 복지사 늘어 대상자 처우는 좋아지는데 사회복지사 여전히 열악 “최근 홀로 계신 할머니 걱정과 군대 부적응이 겹쳐 탈영한 군인이 있었다. 이제 단순히 ‘걱정 말라’는 상담만으론 부족하다. 군(軍)사회복지사는 할머니의 경제 환경을 돌봐주는 등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지난 25일, 경기도 의정부에서 열린 한국군사회복지협의회 창립총회 현장. 조성심 신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전문 사회복지사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관심사병의 군대 적응을 돕기 위해 군사회복지사 양성을 시작한 조 교수는 “프랑스·미국 등 선진국에선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한 장교가 군사회복지사병으로 입대할 정도로 군사회복지 영역이 제도화돼 있다”면서 “사회문제가 복잡해지는 만큼 전문 사회복지사가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는 것은 시대적 흐름”이라고 강조했다. ◇사회복지사, 소년원 등 이색 현장으로 현재 사회복지사 자격증 취득자는 약 71만명. 전년 대비 약 7만5000명이 늘었다(2014년 한국사회복지사협회). 이에 증가한 사회복지사 수만큼 이들이 진출하는 영역도 다양해지고 있다. 먹고, 토하고, 굶는 것을 반복하며 하루에도 수십번 체중계에 오르던 최민지(가명·24)씨는 2년 전 식이장애 전문 병원을 찾았다. 어린 시절의 ‘뚱뚱하다’는 놀림, 자기관리가 엄격한 가족 분위기가 원인이었다. ‘말라야만 사랑받을 수 있다’는 강박을 떨치고, 하루 세끼를 꼬박 챙겨 먹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녀는 매주 정신보건사회복지사를 만나 식생활을 점검하고, 생각과 행동을 조금씩 바꿔나갔다. 2년에 걸친 꾸준한 치료 끝에 섭식장애에서 벗어난 최씨는 휴학했던 학교도 다시 다니고 있다. 8년간 식이장애 환자를 상담·치료해온 정신보건사회복지사 박준영(34·연세 엘 정신과 의원)씨는 “체중 감량을 능력으로 여기는 사회 분위기가 식이장애를

성폭력 예방 인형극, 8년간 216만명 만났다

굿네이버스 성폭력 예방 교육 현장 “저도 똑같은 일을 당한 적 있어요!” 성폭력 예방 인형극을 관람하던 김가영(가명·8)양이 손을 번쩍 들었다. ‘속옷에 묻어있는 흙을 털어준다’면서 낯선 어른이 아동에게 접근하는 장면에서였다. 무대를 향해 얼굴을 찡그리던 김양은 인형극이 끝난 뒤 “똑같은 아저씨를 만났다”며 성폭력 경험을 처음 털어놓았다. 최근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진행된 굿네이버스 성폭력 예방 인형극 현장에서 일어난 일이다. 임진혁 경기시흥아동보호전문기관 담당자는 “아이에게 ‘너의 잘못이 아니고 이렇게 말해줘서 고맙다’고 한 뒤, 학교를 통해 아동학대 신고를 접수했고 나중에 교장선생님께 감사 전화를 받았다”고 전했다. 1년에 1000건. 13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벌어지는 성범죄 건수다. 지난달 7년간 친아버지·친오빠에게 성폭행을 당한 여고생이 투신을 시도하다 경찰에 구조된 사건을 비롯, 아동 대상 성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성폭력 예방 교육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2007년 굿네이버스는 어린이집·유치원 920곳을 대상으로 성폭력 예방 교육을 시작했다. 이후 굿네이버스는 정관장의 후원을 받아 2012년부터 초등학교로 그 범위를 넓혀 8년 넘게 아동 성폭력 예방을 위해 뛰고 있다. 지금까지 어린이집 및 초등학교 2만2569곳에서 아이 216만2973명이 인형극을 통해 성폭력 예방 교육을 받았다. 조사 결과 성폭력 예방 교육을 받은 아동이 그렇지 않은 아동보다 성폭력 지식, 위험 상황 인식, 대처 능력이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2012년 굿네이버스 아동권리 교육 프로그램 효과성 연구). 아동 및 학교의 인식도 달라졌다. 지난 18일 서울성내초등학교에서 인형극을 관람한 임세종(7)군은 “인형극 내용처럼 누군가 게임기를 준다며 다가올 때, 세 걸음 떨어졌다가 도망가야겠다”고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