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난민 인정 안 돼도 목숨 위태로우면 ‘인도적 체류’ 허가하라” 첫 판결

‘난민 불인정’ 판결을 받은 외국인이 자국에서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면 ‘인도적 체류’를 허가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처음으로 나왔다. 이로써 정부 당국이 허가하지 않은 인도적 체류를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게 됐다. 지난 16일 서울행정법원에 따르면, 시리아 국적 A씨가 서울출입국·외국인청을 상대로 “난민 불인정 결정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인도적 체류를 허가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A씨는 지난 2016년 단기방문(C-3) 체류 자격으로 한국에 들어와 “시리아는 현재 정부군과 반군 사이의 내전으로 매우 위험하고, 귀국하면 정부군에 징집돼 죽을 수도 있다“며 난민 신청을 했으나 거부당했다. 이에 A씨는 서울출입국·외국인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씨를 난민으로 인정하진 않았다. 다만 귀국할 경우 생명의 위험이 있으므로 인도적 체류를 허가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난민법상 인도적 체류 허가는 ‘난민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고문 등 비인도적 처우나 처벌 등으로 인해 생명이나 신체의 자유 등을 현저히 침해당할 수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에게 내리는 처분이다.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으면 한국에 1년 거주할 수 있고 매년 재심사를 거쳐 체류 기간을 1년씩 연장할 수 있다. 이번 판결은 정부 당국의 기존 입장과 대조돼 관심이 쏠린다. 법무부는 그간 난민 신청자가 인도적 체류 허가를 신청할 권리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재판부는 “인도적 체류 허가는 외국인의 출입국 및 체류 관리와 관련한 법 집행으로 공권력의 행사임이 분명하다“며 “허가 여부에 따라 외국인의 법률관계에 변동이 생긴다는 점이 명백하므로 A씨에게 이를 구할 신청권이 있다“는 판단했다. 한편, 이번 판결은 제주도에 입국해 난민 신청을 했으나 ‘불인정’된 예멘인들의

공익활동 새모델 ‘비영리 스타트업’이 떠오른다

‘2018 비영리 스타트업 쇼케이스’ 현장 최근 서울시NPO지원센터가 육성한 ‘비영리 스타트업’의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비영리 스타트업은 ‘비영리’와 ‘스타트업’의 조합어로, 영리를 추구하기 보다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비영리의 특성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과정에서 성장하는 스타트업의 특징을 모두 갖춘 새로운 비영리조직 형태다. 지난달 14일 서울 명동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2018 비영리 스타트업 쇼케이스’ 무대에 오른 ‘드림랩’의 한동현 팀장은 “청년 활동가들이 공익활동이하는 긴 마라톤을 완주하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조직 미션을 설명했다. 드림랩은 팀 프로젝트 수행을 통해 공익활동의 기초를 다지는 청년 공익활동가 양성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드림랩은 지난 6월부터 서울시NPO지원센터가 육성한 ‘비영리 스타트업 2기’ 7개 팀 중 하나다. 서울시NPO지원센터는 지난해 처음 비영리 스타트업 5개 팀을 키워냈고, 1기 육성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에는 비영리 스타트업 맞춤형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박문진 서울시NPO지원센터 변화지원팀 매니저는 “해결하려는 문제와 해결책을 구체화하는 ‘구성하기’, 미션과 문제 해결 아이디어를 점검하는 ‘검증하기’, 지속 가능한 성장에 필요한 역량을 강화하는 ‘성장하기’, 사업의 프로토타입을 개발하고 실제 수행하는 ‘시작하기’ 등 4단계 프로그램을 통해 2기 팀들은 더욱 체계적으로 성장해왔다”고 설명했다. 이번 2기에는 ‘교육’에 초점을 맞춘 팀이 여럿 눈에 띄었다. 일하는 청소년이 일터에서 마땅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도록 노동 인권을 가르치는 ‘새싹공작소’, 도시 대학생이 도서 산간지역 중·고등학생들을 직접 찾아가 자아탐색 수업을 하는 ‘여행하는선생님들’ 등은 교육 프로그램으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새로운 모델을 선보였다. 청년들의 ‘공간’ 문제에 주목한 팀도 있었다. ‘오프더메뉴(Offthemenu)’는 주머니 가벼운 청년

공정무역으로 들여온 르완다 커피, ‘쏘 머치(so much) 마싯써요!”

쌉싸래한 첫맛 뒤로 부드러운 신맛이 퍼졌다. 고소함을 얹은 은근한 달콤함도 느껴졌다. “르완다 커피는 ‘달콤한 감귤(sweet mandarin)’ 맛이 나는 게 특징이에요.” 커피를 내려준 르완다 청년 조시아스(36)가 설명했다. 옆에서 듣고 있던 베스틴(31)이 서툰 한국어로 한마디 거든다. “르완다 커피, 쏘 머치(so much) 마싯써요!” 지난 달 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8 서울카페쇼’의 아름다운커피 부스에서 만난 조시아스와 베스틴은 “르완다 커피는 이웃나라 케냐, 에티오피아 못지않게 맛과 품질이 우수한데도 해외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며 아쉬워했다. 두 사람이 장장 19시간 비행기를 타고 르완다에서 한국까지 온 이유도 르완다 커피를 알리기 위해서다. 커피 농가에서 태어나 어릴 적부터 르완다 커피 시장의 문제점을 지켜봐 온 조시아스와, 여성 커피농부들의 권익을 향상하기 위해 커피 산업에 뛰어든 베스틴은 현재 아름다운커피와 함께 르완다 커피농부들이 공정무역으로 정당하게 수익을 가져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들에게 르완다 커피 이야기를 들어봤다.  ◇쌉싸래한 맛 : 커피농사 풍년에도 농부들은 빚쟁이 되는 씁쓸한 현실 “보통 커피는 1년에 한 번 수확합니다. 문제는 수확한 커피 생두를 유통업체에 팔면 유통업체는 생두를 가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감안해 최소 6개월 후에나 대금을 지급한다는 거죠. 농부들은 커피 열매를 팔아도 바로 돈을 받지 못하니 다음 농사를 준비할 수도 없고 생계도 어려워집니다. 하는 수없이 유통업체로부터 커피 농사에 필요한 자금을 아주 높은 금리에 대출 받는 경우가 많아요. 악순환입니다.” 조시아스가 어두운 표정으로 르완다 커피농장의 현실을 설명했다. 대학원에서 공공보건을 전공하고 13년 동안 보건 분야에서 일하던 그가 커피 산업에

반기문 “한국도 지속가능발전 위해 독자적 전략 세워야”

전경련, 반기문·日 경단련 초청 특별대담 개최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 이행을 논의하기 위해 한·일 경제계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29일 경제계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일본 일본경제단체연합회(이하 경단련)과 함께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유엔 SDG와 일본의 소사이어티 5.0 특별대담’을 개최했다. 이번 대담은 빈곤, 인권, 환경오염 등 인류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SDG 실현 방안을 구체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별 연사로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나카니시 히로아키 경단련 신임 회장이 참여했다. 반 전 총장은 지난 2015년 유엔 총회를 통해 SDG 채택을 이끌었고, 나카니시 회장은 소사이어티 5.0을 처음 제안해 주도적으로 추진해왔다. 나카니시 회장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디지털 혁신을 기반으로 사회적 과제를 해결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사회가 바로 소사이어티 5.0.”이라고 설명했다. 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전략으로는 ▲데이터 공유를 통한 스마트시티 구현 ▲지역 단위로 전력 수급을 제어하는 마이크로 그리드(micro-grid) ▲신속한 정보 공유를 통한 재난 대응 ▲빅데이터를 활용한 농업 생산성 향상 등이 있다. 반기문 전 총장은 “SDG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정부와 시민사회가 함께 움직여야 하지만, 기업의 역할도 무척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내에서 SDG에 대한 낮은 관심과 인지도를 지적하면서 “한국에도 일본의 소사이어티 5.0과 같은 독자적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도 “이제 한국도 SDG의 한국적 모델을 고민할 때”라며 동의를 표했다. 한편, 나카니시 회장은 인구 고령화, 사회 양극화, 미세먼지로 인한 대기오염 등 한국과 일본이 공통으로 직면한 사회문제 해결에 있어 양국의 상호협력을 기대하는 발언으로 주목을 끌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일본대사와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지역 문제 해결 위해 시민이 나섰다… ‘2018 액티브 시티즌 결과보고회’

  경기도 군포시 산본1동에는 ‘쓰레기 섬’으로 악명 높은 교통섬이 있었다. 각종 쓰레기가 마구 뒤섞여 있어 보기에도 안 좋고, 악취도 났다. 주민들이 시청에 여러 번 민원을 넣었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다. 보다 못한 시민 세 사람이 팔을 걷어붙였다. 이들은 ‘분리분리’란 팀을 꾸려 쓰레기 섬에 접이식 철제 틀과 그물로 만든 분리수거함을 놓았다. 분리수거 안내 포스터를 만들어 인근 주택과 아파트 단지에 붙이고, 전단도 제작했다. 그 결과, 늘 지저분하던 쓰레기 섬은 몰라보게 깨끗해졌다. 팀원 정보경 씨는 “주민들의 도움이 없으면 불가능했을 프로젝트”라며 “‘같이의 가치’를 느꼈다”고 했다. 용기를 얻은 분리분리 팀원들은 동네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캠페인, 공공미술 등 다른 프로젝트들을 준비 중이다. ‘분리분리’ 팀은 주한영국문화원과 경기도문화재단이 함께 진행한 ‘2018 액티브 시티즌(Active Citizen)’ 프로그램을 계기로 꾸려졌다. 액티브 시티즌은 영국문화원이 전 세계 46개국에서 운영하는 시민 참여형 지역 사회 문제 해결 프로그램으로, 시민이 직접 지역 문제를 발굴하고 팀을 꾸려 이를 해결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도입 이후 올해 2기 참가자를 모집했다. 3대 1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20여명의 액티브 시티즌 2기는 뜻 맞는 사람들끼리 지역 사회 변화를 이끄는 프로젝트를 약 3개월간 진행했다.  이달 초에는 올해 활동 내용을 공유하는 ‘2018 액티브 시티즌(Active Citizen) 결과보고회’가 열렸다. 분리분리 팀은 “실제로 지역 사회에 변화를 일으켰고 많은 주민과 함께했다는 점에서 ‘액티브 시티즌’ 프로그램 취지에 가장 맞는다”는 평가를 받아 1등 상을 받았다. 프로젝트 심사위원인 황순주 경기문화재단 지역문화팀장은 “아낌없이 투자하고

창작 아이디어, 액수에 갇히지 않게…지속 지원으로 예술가에 날개 달아주다

작가 창작 지원 프로그램 ‘종근당 예술지상’ “예술가가 꾸준히 작업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역할이 필요합니다. 첫째는 예술가의 작업을 알아보고 세상에 소개하는 기획자와 평론가, 둘째는 작품을 보러 전시장에 오는 관객. 셋째는 예술가가 작품을 제작할 수 있도록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후원자입니다.” 지난 1일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1관에서 열린 ‘2018 제5회 종근당 예술지상’전(展)에서 만난 위영일 작가는 “이 세 가지 역할이 예술가가 불안과 무력감에 휘둘리지 않고 굳건히 작품 활동을 하도록 이끄는 원동력”이라 말했다. 종근당 예술지상은 종근당과 한국메세나협회, 아트스페이스 휴가 2012년부터 함께 진행해온 회화 작가 창작 지원 프로그램이다. 매년 작가 3명을 선정해 연간 1000만원의 창작 지원금과 연합 전시회 기회를 제공한다. 막 예술계에 발을 들인 신진 작가가 아니라, 주요 창작 레지던시 프로그램과 여러 전시회에 참여하며 실력을 인정받은 작가들이 대상이라는 점이 특별하다. 작가 선정과 전시 기획을 주도하는 김노암 아트스페이스 휴 대표는 “주니어도 아니고, 시니어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작가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소위 ‘스타 작가’가 나올 수 있다”면서 “한국 미술계의 허리를 튼튼하게 만드는 것이 예술지상 프로그램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2016년 제5회 종근당 예술지상 지원 작가로 선정된 박광수·김수연·위영일 작가가 3년간 이어온 작업들을 소개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지난해 밴드 ‘혁오’의 ‘톰보이(TOMBOY)’ 뮤직비디오를 흑백 드로잉 애니메이션으로 작업해 화제가 됐던 박광수 작가는 춤추는 듯한 특유의 붓놀림이 돋보이는 ‘검은 숲속’ 연작을 선보였다. 김수연 작가는 사실적으로 묘사한 꽃, 촛불, 인물 조각상을 오려내 붙이듯 조합한 대형 회화 ‘SP’ 연작으로

더 나은 미래 위해, 기자가 해봤다 … 미세 플라스틱 줄이는 세탁용품 사용기

올해 환경 분야의 화두 중 하나는 ‘미세 플라스틱’이었다. 각종 환경과학 분야 학회지에 발표된 ‘해양 동식물 체내에 미세 플라스틱 축적’ ‘전 세계 바다 소금의 90%에서 미세 플라스틱 검출’ 등의 연구 결과는 전 세계에서 화제가 됐다. 스티로폼, 페트병, 비닐 등 바다로 흘러든 플라스틱 쓰레기가 잘게 부서져 미세 플라스틱이 된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 최근에는 ‘세탁기’가 미세 플라스틱을 만들어내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각종 합성섬유가 세탁 과정에서 조각나 미세 플라스틱이 되고, 이 조각들이 배수구를 타고 내려가 바다로 흘러간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일상 곳곳에 합성섬유가 널렸다는 것이다. 100% 면으로 된 줄 알았던 셔츠에는 폴리에스터가, 데님 생지인 줄 알았던 청바지에는 스판덱스가 섞여 있다. 비닐봉지 대신 사용하는 장바구니는 100% 나일론이다. 환경을 위한다면 이런 것들을 죄다 버리고 순천연섬유 제품들만 사용해야 하는 걸까. 웬만하면 옷을 빨지 말아야 하는 걸까. 고민하던 기자에게 ‘신기한 물건’이 포착됐다. 바로 미세 플라스틱 배출량을 줄여주는 세탁용품이다. 한국에서는 구할 수 없는 제품이라 ‘해외 직구’로 직접 사용해봤다. ◇미세 플라스틱 섬유 잡는 세탁 공 ‘코라 볼’ 써 보니 기자가 인터넷으로 구매한 제품은 ‘코라 볼(Cora ball)’이다. 뉴저지 바닷가에서 유년기를 보내고 대학에서 해양 고고학을 전공한 미국 여성이 개발한 제품이다. 공식 홈페이지에는 ‘세탁 중 옷에서 나오는 미세 플라스틱 섬유를 잡아내는 세탁 공(laundry ball)’이라는 소개 글이 적혀 있었다. 사진으로 보니 부드러운 플라스틱 재질(100% 재활용 플라스틱이라고 한다)에 표면이 동그랗고 작은 고리들로 덮여 있어 반려동물

보편적출생신고네트워크가 2018년 실시한 ‘I am Sorry’ 캠페인 영상 화면. / 보편적출생신고네트워크 제공
미등록 이주아동 2만명, 무국적 신세… 학교·병원 제대로 못 다녀

2만명. 이주관련 단체들이 추산한 국내 ‘미등록 이주아동’의 수다. 미등록 이주아동은 법적으로 체류가 허용되지 않은 외국인 가정에서 태어나 출생 등록이 안 된 18세 미만의 아동을 뜻한다. 이들의 수를 ‘추산’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정확한 조사가 어렵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와 법무부가 ‘지방자치단체 외국인 주민 현황’ 조사와 ‘출입국 외국인 정책 통계월보’를 바탕으로 외국인 관련 통계를 내고 있지만, 두 지표엔 부모의 국적 문제로 출생 등록이 안 된 아동의 수는 빠져 있다.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 미등록 이주아동들은 최소한의 권리도 누리지 못한다. 출생 등록이 안 돼 주민등록번호가 없기 때문에 건강보험에도 가입할 수 없고, 유치원이나 학교에 다니기도 쉽지 않다. 유엔 아동권리협약에서 모든 아동이 누려야 마땅한 기본 권리로 꼽은 ▲생존권 ▲발달권 ▲보호권 ▲참여권 모두 미등록 이주아동에겐 딴 나라 얘기다. 최근 국내 시민단체들이 미등록 이주아동을 위한 연대에 나서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유엔난민기구, 이주민센터 친구,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등 10여 개 단체가 참여한 ‘보편적 출생신고 네트워크(Universal Birth Registration, 이하 UBR)’는 2015년 출범해 미등록 이주아동의 인권 문제와 보편적 출생등록 제도의 필요성을 알리는 토론회와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보편적 출생등록 제도는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모든 아동이 본인 또는 부모의 국적이나 체류 자격과 관계없이 출생등록을 하여 법적 신분을 보장받도록 하는 것이다. UBR 참여 단체인 이주민지원공익센터 감동의 김진 변호사는 “출생신고는 아동이 권리를 누리기 위한 시작점”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거주 외국인의 약 30%(60만4000명·2017년 기준)가 사는 경기도에서는 지역 이주민센터가 힘을 합쳤다. 지난 18일 발족식을

“내가 쓰던 물건 내 손으로 고치는 RIY(Repair It Yourself) 문화 만들어요”

소셜벤처 ‘인라이튼’ 신기용 대표 인터뷰 “저희가 최근 론칭한 가전제품 전문 해외 직구 쇼핑몰 ‘리스토어(RE-STORE)’는 최저가 보장, 각종 할인 혜택 등을 내세우는 다른 해외 직구몰과는 다릅니다.  품질 검증된 제품을 엄선해 판매하는 건 물론이고, 제품이 고장 나면 수리까지 책임집니다. ‘좋은 제품을 오래 쓰는 지속 가능한 삶’을 가능케 하는 게 저희의 목표죠.” 지난달 26일 서울새활용플라자에서 만난 신기용(33) 인라이튼(Enlighten) 대표는 리스토어를 소개하며 ‘책임’이란 단어에 힘을 실었다. 인라이튼은 2014년 설립된 후로 버려진 휴대전화 배터리를 재사용한 보조 배터리 ‘배터–리(BETTER-RE)’, A/S가 어려운 해외 브랜드 가전제품을 수리하는 ‘배터–리뉴(BETTER-RENEW)’ 서비스를 내놓으며 꾸준히 가전 쓰레기(e-waste) 문제를 해결하는 데 몰두해왔다. 신 대표는 “해외 직구한 가전제품들은 아무래도 수리가 어려워 고장 나면 버리고 새로 사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처음부터 수리 서비스를 보장하는 리스토어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리스토어에서 판매 중인 제품은 청소기 모델 하나와 공기청정기 모델 둘. “베터–리뉴 서비스 의뢰가 가장 많이 들어오는 제품들이에요. 그만큼 사람들이 많이 쓴다는 뜻이죠. 또 저희가 수없이 뜯어보고 들여다보면서 품질을 확인했고, 자신 있게 고칠 수 있는 것들이기도 하고요. 앞으로 고객들의 요구를 반영해 다루는 제품군을 늘려갈 예정입니다.” 인라이튼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던 건 든든한 지원군이 있었기 때문이다. 인라이튼은 최근 ‘빅워크’ ‘우리동물병원생명사회적협동조합’ ‘잘노는’ ‘KOA’ ‘포이엔’과 함께 사회적기업가 양성 프로그램인 ‘H-온드림’의 엑셀러레이팅 부문 지원팀에 선정됐다. H-온드림은 현대차정몽구재단, 현대자동차그룹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 선정된 기업은 최대 1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비롯해 경영

식품 안전에서 문화 체험까지 … 아이쿱생협 ‘괴산 자연드림파크’

아이쿱생협 ‘괴산 자연드림파크’ 방문기 지난 3일 충북 괴산. 새로 생긴 6차선 도로를 따라 택시를 타고 한참을 달리다 보니 ‘자연드림파크’ 개관을 알리는 현수막이 하나 둘 나타났다. 이날 문을 연 괴산 자연드림파크는 아이쿱(iCOOP)생협이 전라남도 구례에 이어 두 번째로 세운 친환경 유기농 식품 클러스터다. 1단지와 2단지를 합쳐 총 규모는 약 31만평. 구례 자연드림파크(4만5000평)보다 7배가량 넓다.  1단지에는 ▲김, 커피·차 등 가공식품 생산공방 ▲레스토랑, 영화관, 호텔 등 편의시설 ▲파크 지원센터 ▲식품안전검사센터인 ‘V&B 센터’가 들어서 있다. 1단지에서 차로 약 15분 거리에 있는 2단지에는 ▲음료, 면, 식용유 등 생산공방  ▲냉장·냉동창고 ▲농산물 유통센터 등이 있다. 현재 가동 중인 생산공방은 13곳. 아이쿱생협은 2022년까지 공방을 40곳으로 늘리고 스포츠센터, 유스호스텔, 병원 등 편의시설과 과수농장, 사슴 체험 목장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괴산 자연드림파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아이쿱생협이 판매하는 먹을거리의 안전성을 검사하는 V&B(Virus and Bacteria) 센터다. 농약 성분, 동물용 의약품 성분, 미생물, 중금속, 합성첨가물 등을 법적 기준보다 까다롭게 검사한다. 이날 V&B 센터에는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 무 등 김장 채소가 들어오고 있었다. 유리벽 안쪽 검사실에서는 가운과 마스크를 착용한 연구원들이 배추에 묻은 흙을 씻어내고 있었다. 류원형 검사팀장은 “채소, 과일, 수산물, 가공식품 등 모든 식재료를 잘게 분쇄해 수차례 검사한다”면서 “농산물은 농약 잔류 검사를, 가공식품은 대장균 등 미생물 검사와 식품첨가물 검사를, 축산가공품은 동물용 의약품 검사를 각각 중점적으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GMO 여부를 가려내고 미세 플라스틱을 찾아내는 장비도 조만간 들일 예정이다. 류 팀장은 “내년 초부터는 GMO 곡물에서 검출되는 제초제(글리포세이트) 성분과 소금,

기업·기관 68개 참여… NPO 협업 파트너 찾았다

지난 23~24일 이틀 동안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2018 NPO 파트너 페어’가 열렸다. NPO 파트너 페어는 기업, 비영리단체, 공공기관, 중간지원조직 등 공익 활동을 하는 다양한 영역의 조직들이 파트너를 찾아 협업의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도록 서울시와 서울시NPO지원센터가 마련한 교류의 장이다. 파트너를 찾는 기관들의 소개 부스가 열리고, NPO 활동에 꼭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워크숍과 세미나도 진행된다. 지난해 열린 제1회 페어에는 51개 기관이 참가해 부스를 운영했고, 관람객 2000여 명이 방문했다. 협업 성사 사례도 여럿 나왔다. 안정적인 재정 확보를 고민하던 ‘이주민센터 친구’는 중소 NPO를 만나기 위해 참가했던 친환경 화장품 기업 ‘러쉬(LUSH)’를 만나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비영리단체를 대상으로 펀드레이징 전문 교육과 컨설팅을 하는 ‘펀브릿지’는 대한적십자사, 메디피스 등 여러 단체로부터 교육과 컨설팅 제안을 받았다. 사회문제를 주제로 보드게임을 개발하는 ‘가치교육컨설팅’은 통일과나눔재단을 만나 6000만원을 지원받았고 3곳 기관과 협업을 진행하는 성과를 이뤘다. 올해에는 작년보다 많은 68개 기관이 부스를 열었다. 한국농어촌공사, 서울특별시 등 공공 기관을 비롯해 ▲기업(CJ대한통운, 러쉬 외) ▲전문가(노무법인 의연,  재단법인 동천 외) ▲기부·투자(팬임팩트코리아, 한국임팩트금융 외) ▲교육·컨설팅(경희대학교 공공대학원, 치유활동가집단 공감인 외) ▲디자인(디자인생선가게, 슬로워크 외) ▲모금(더브릿지, 도너스 외) ▲IT(공동체IT사회적협동조합, 테크숩코리아 외) ▲홍보·마케팅(모든브릿지, 이벤터스 외) ▲비영리 스타트업(온기제작소, 프리즈밍 외) 등 참여 기관의 분야도 더 다양해졌다. 서울시NPO지원센터 관계자는 “두 번째 페어를 준비하며 수개월간 여러 NPO를 만났다”며 “많은 NPO가 협업을 원하는 기관들을 새롭게 섭외했고, 행사장에서 상담이나 협업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질 수

카메라 든 청소년 “학폭·은따 없는 안전한 사회 꿈꿔요”

SK브로드밴드 ‘블로썸 청소년 영상단’ “함께 밥 먹고 이야기를 하고~ 평범한 것 하나씩 용기 내서 시작해보자~ 쉽지 않단 걸 알고 있지만~ 내가 옆에서 도와줄게 함께 가자~” 지난 13일 서울 금천경찰서 2층 소회의실.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 영상 제작 프로젝트팀 ‘덩–쿵’의 최유경(19)양이 ‘은따’ 당하는 친구를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노래했다. 멜로디와 가사 모두 최양이 팀 리더인 송송이(19)양과 함께 지은 것이다. 한창 준비 중인 뮤직 드라마에 삽입하기 위해서다. ‘덩–쿵’은 지난 5월부터 ‘B’lossom(블로썸) 청소년 영상단’ 프로그램에 참여해 스토킹, 은따를 주제로 삼은 짧은 영상을 제작해왔다. 송양은 “은따를 당하는 친구의 마음이 어떨지 생각하며 가사를 다듬고 있는데, 막히는 부분이 많다”며 작게 한숨 쉬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정은주 서울금천경찰서 피해자보호담당관은 “학교폭력 피해 학생들을 보면 2차 피해가 두려워서 피해 사실을 부모님, 선생님께도 말할 수 없고 경찰에 신고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런 불안감을 가사에 담는 것도 좋겠다”고 조언했다. ‘살기 좋은 지역사회 만들기’를 목표로 올해 처음 창단된 블로썸 청소년 영상단은 ‘SK브로드밴드’가 기획하고 직접 파트너를 모아 추진하는 사업이다. 현재 경찰청과 연세대학교가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서울과 인천 지역 중·고등학생 600여명으로 꾸려진 74개 팀이 ‘지역사회 안전’ ‘범죄 피해자 보호’ 등을 주제로 영상을 만들고 있다. 연세대·인하대 학생 30여명이 멘토로 참여해 영상 기획, 편집, 촬영을 돕는다. 경찰도 발벗고 나섰다. 서울과 인천 지역 담당 25곳 경찰서의 피해자보호담당관들은 영상단 학생들에게 범죄 사례를 제공하고 경찰 업무에 관한 학생들의 질문에 답해주고 있다. SK브로드밴드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