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금)

[더나미 책꽂이] ‘착한 자본의 탄생’ ‘왜 아프리카 원조는 작동하지 않는가’ ‘1%를 보는 눈’

착한 자본의 탄생

ESG 열풍 이후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에 대한 질문은 끝없이 쏟아지고 있다. ‘기업들이 사회적책임(S), 지배구조(G)보다도 환경(E)에 더욱 몰두하는 이유는?’ ‘이산화탄소를 대량 배출한 기업이 우수한 ESG 평가를 받게 된 까닭은?’…. 책은 여타 ESG 도서들이 다루지 못한 딜레마를 수면 위로 꺼내고 적확한 해법을 제시한다. 한전의 부실경영과 지배구조적 모순에 얽힌 오해, 중대재해 발생에 대한 CEO의 도덕적 해이 등 민감하고 첨예한 이슈도 논의한다. 지난 30여년간 철강업의 탄소배출량 관련 정책적 문제와 해법을 연구해온 저자의 ESG 경영 원칙과 경험, 통찰력이 응축돼 있다.

김경식 지음, 어바웃어북, 1만8000원, 312쪽

왜 아프리카 원조는 작동하지 않는가

아프리카는 주요 공적개발원조(ODA) 대상 지역이다. 한국 정부는 ODA 사업을 통해 지난 2019년에만 아프리카에 5400억원을 지원했다. 오는 2030년에는 대아프리카 지원 규모를 1조8000억원 이상 늘린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한국뿐 아니라 유럽, 미국 등 선진국은 수십년간 아프리카의 빈곤·기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원을 이어왔다. 이제는 불편한 진실을 확인할 때다. 국제원조는 정말 아프리카 발전에 도움이 됐을까? 세계은행(WB)에서 아프리카 국제 대변인을 역임한 로버트 칼데리시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진행된 아프리카 대외원조는 실패했다고 말한다. 그는 ▲빈약한 원조규모 ▲개발 정책의 우선순위를 설정·시행하는 정부 부재 ▲아프리카 대륙 내 국가들이 경제에 대해 갖는 경시적 시각 등을 실패 원인으로 꼽았다. 칼데리시는 아프리카 대외원조 문제를 해부하면서 아프리카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성장을 위한 냉철한 해법을 제시한다.

로버트 칼데리시 지음, 이현정 옮김, 초록비책공방, 2만8000원, 376쪽

1%를 보는 눈

‘챗GPT’에 물었다. “장애인 일자리를 확대하려면 어떤 방안이 필요할까?” 돌아온 대답은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예산을 증액하고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늘려야 한다는 등의 얘기였다. 논리와 체계성을 갖췄으나 신박하지는 않았다. 세계적인 SF작가 테드 창은 챗GPT의 특성을 두고 “흐릿한 jpeg 이미지와 같다”고 지적한 바 있다. 챗GPT가 학습하는 방대한 지식은 지식의 원본이 아니라 이것들을 압축하고 추상화한 버전의 ‘근사치’라는 것이다. 지식의 원본은 인간에게 있다. 데이터와 숫자가 중요해진 세상이라고는 하지만,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판단할 수 있는 눈은 오직 인간에게만 달렸다. 이 책은 인공지능(AI)이 예측하지 못한 금융시장의 붕괴, 이상기후와 자연재해 문제를 호기심·독창성·열정 등 인간의 고유한 역량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크리스 존스 지음, 이애리 옮김, 추수밭, 1만8000원, 344쪽

김수연 기자 ye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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