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7일(수)

장애인 지원사업, 당사자와 가족의 삶을 바꿨다

포스코1%나눔재단 사회성과 측정

정부지원 대상서 빠진
첨단보조기구 개발·지원

재단 설립 10주년 맞아
장애인 지원사업 확대

장애인 지원 사업의 사회·경제적 가치가 투입된 사업비 대비 2.7배 효과를 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회적가치 측정 전문 기관인 임팩트리서치랩이 포스코1%나눔재단에서 2019~ 2022년 수행한 장애인 지원 사업 3건에 대한 사회성과 측정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장애인 지원 사업의 사회·경제적 효과를 정량적으로 평가하고, 향후 사업 개선점을 찾기 위해 진행됐다. 연구 결과, 재단에서 사업비 61억원을 투입해 창출한 사회성과 규모는 166억2000만원으로 측정됐다. 사업비 대비 사회성과 창출 배수는 약 2.72이었다. 사회성과 창출 배수가 2.0이라면 100만원을 투입해 200만원의 사회 성과가 발생했다는 의미다.

지난 1월 포스코1%나눔재단에서 맞춤형 특수 휠체어를 지원받은 이진영(오른쪽)씨는 사회복지학 박사 과정을 밟으면서 장애인 인식 개선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씨는 “강단에 설 수 있다면 전국 어느 곳이든 다니며 장애인이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포스코
지난 1월 포스코1%나눔재단에서 맞춤형 특수 휠체어를 지원받은 이진영(오른쪽)씨는 사회복지학 박사 과정을 밟으면서 장애인 인식 개선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씨는 “강단에 설 수 있다면 전국 어느 곳이든 다니며 장애인이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포스코

지원사업 성과측정, 사업비 대비 2.7배

이번 연구에서는 포스코1%나눔재단이 지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운영한 ▲국가유공자 첨단 보조기구 지원 사업 ▲소외 계층 장애인 첨단 보조기구 지원 사업 ‘희망날개’ ▲장애인 공간 복지 지원 사업 ‘희망공간’ 등 3개를 분석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첨단 보조기구를 지원하는 ‘국가유공자 지원 사업’과 ‘희망날개’의 경우 연평균 사업비 대비 사회성과 창출 배수가 2.6으로 나타났다. 재단은 국가유공자 지원 사업에 27억원, 희망날개에 15억원을 투입해 각각 70억2000만원, 39억원의 효과를 낸 셈이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임팩트리서치랩은 “맞춤형 첨단 보조기구 사용을 통한 장애인 당사자의 신체적 부담 감소, 활동 편의성의 증가, 긍정적인 심리적 변화 발생, 다양한 여가와 본업 활동 활성화 등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특히 지원 사업으로 당사자와 주변 이해관계자들에게 미칠 수 있는 다양한 변화와 성장의 측면에서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 맞춤형 첨단 보조기구 사용 이후 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월평균 비용이 약 15만원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첨단 보조기구의 기여도를 비용 감소분의 약 20%로 측정했다. 첨단 보조기구가 수혜자에게 월 3만원, 연간 36만원 정도의 편익을 제공한다고 봤다. 보조기구의 사용 연수를 10년으로 가정하면 수혜자 1인당 360만원 수준의 효과를 내는 셈이다.

또 장애인 당사자 가족의 월평균 돌봄·보조 시간은 월 20시간 감소했다. 연구진은 “돌봄 시간이 줄어든 만큼 보호자가 시간당 1만원의 임금 수준으로 일한다면 월 20만원, 1년에 240만원 수준의 가구 소득 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장애인 시설을 맞춤형으로 리모델링하는 ‘희망공간’에는 총 19억원이 투입됐고, 연평균 사업비 대비 사회성과 창출 배수는 3.0으로 나타났다. 임팩트리서치랩은 “공간 복지 지원 사업 이후 시설 만족도, 장애인 당사자의 변화 수준, 시설 관계자의 변화 수준 등 모든 항목에서 5점 만점에 4점 후반대의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라며 “특히 장애인 당사자 변화 측정에서 공간 변화를 통해 이동 편의성, 건강 개선, 심리적 상태의 개선, 안전성, 공간 사용의 편의성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설 관계자의 경우 공간 변화를 통해 장애인 당사자에게 더욱 효과적인 복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고, 시설 관리의 효율성이나 관리 업무에 대한 부담이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신현상 한양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장애인 지원 사업에서 임팩트의 ‘너비’를 뜻하는 수혜자 수도 중요하지만, 수혜자의 변화 측면에서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를 검토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임팩트의 ‘깊이’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애인 지원사업, 당사자와 가족의 삶을 바꿨다

성과 측정 완료, 이젠 규모 확대로

포스코1%나눔재단은 지난 2019년부터 ‘희망날개’ 사업을 통해 맞춤형 보조기구 마련이 어려운 장애인을 대상으로 장비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 4년간 지원 대상자는 총 455명이다. 재단은 올해 지원 규모를 키워 120명에게 정부 지원 대상 품목이 아닌 로봇 의수족, 다기능 휠체어, 스마트 보청기 등 첨단 보조기구를 지원할 예정이다. 재단에서 맞춤형 특수 휠체어를 지원받은 이진영씨는 “국립재활원을 통해 휠체어 제작·개조 업체를 소개받았지만 장애 특성에 꼭 맞게 보조기구를 만들어주는 곳이 없었다”라며 “재단에서 3개월이 넘는 작업 기간을 거쳐 지원받은 휠체어로 어디든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국가유공자 지원 사업을 통해서 지난 3년간 106명에게 희망을 선물했다. 이 사업으로 좌측 로봇 의족을 지원받은 고영주씨는 포스코의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인 ‘포스코휴먼스’에 입사했고, 양팔 로봇 의수를 지원받은 나형윤씨는 “두 팔로 아이를 안을 수 있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세계상이군인 체육대회 ‘인빅터스 게임’에 참가해 사이클 3.3km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수색 작전 도중 지뢰 폭발 사고를 당한 17사단 소속 박우근 상사는 로봇 의족을 착용하고 국군수도통합병원에서 재활 치료 중이다. 박 상사는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지급받은 로봇 의족을 활용해 최대한 빨리 부대에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단은 장애인 지원 사업의 임팩트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지원 대상과 규모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신설된 ‘장애인 디지털 아카데미’도 힘 싣는 사업 중 하나다. 재단에 따르면, 아카데미 1기 졸업생 15명 가운데 13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올해 목표는 60명이다. 아카데미를 통해 교보증권에 취업한 이태훈(30)씨는 “어려운 코딩 실무를 배우는 과정이지만, 교육받는 기간 불편하지 않게 환경을 조성해 주고 배려해 준 점이 가장 좋았다”고 말했다.

포스코1%나눔재단 사무국장을 맡은 최영 포스코 기업시민실장은 “올해는 재단 설립 10주년을 맞은 해인 만큼 사회적 가치 창출 효과가 큰 사업을 시그니처 사업으로 육성해 우리 사회의 다양한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문일요 기자 ily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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