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금)

[더나미 책꽂이] ‘정상은 없다’ ‘돌보는 사람들’ ‘앞서지 않아도 행복한 아이들’

정상은 없다

“지금도 수백 명의 사람이 ‘의대생이 죽고 자폐인이 살면 국가적 손실’이란 글에 ‘좋아요’를 누릅니다. 그게 우리가 짊어진 이 장애의 무게입니다.” 최근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극중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주인공 우영우가 한 말이다. 장애에 대한 낙인은 우리 사회에 깊숙이 박혀 있다. 낙인은 누가, 어떻게 찍을까. 정신보건을 연구하는 저자는 ‘정상성’에서 비켜난 사람들에게 문화가 어떻게 낙인을 찍어 왔는지 추적했다. 자본주의, 전쟁, 의료화가 낙인에 미친 영향부터 자폐인을 고용하는 기업의 최신 트렌드까지 다룬다. 드라마 속 자폐인에 열광하면서 현실에선 무심한 우리 사회를 돌아보게 하는 책.

로이 리처드 그린커 지음, 정해영 옮김, 메멘토, 3만3000원, 600쪽

돌보는 사람들

인간은 언젠가 돌보는 사람이 되거나 돌봄을 받는 사람이 된다. 저자는 갑작스러운 신장암 발병으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대신해 조현병을 앓는 아버지를 보살피면게 됐다. 느닷없이 간병인으로 살게 된 저자가 간병인이라는 이름의 무게와 의미를 자전적 에세이로 풀어냈다. 아버지와 딸의 에피소드를 통해 돌봄의 복잡다단함을 섬세하게 보여준다. 질환과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삶을 훌륭하게 표현한 작품에 수여하는 ‘바벨리언 문학상(Barbellion Prize)’ 최종 후보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샘 밀스 지음, 이승민 옮김, 정은문고, 2만1000원, 458쪽

앞서지 않아도 행복한 아이들

강남 8학군, 영재고, 특목고 등으로 상징되는 한국의 사교육. 우리나라 학생들은 학창 시절 내내 스펙 쌓기와 명문대 입학만을 목표로 달린다. 약 12년간의 장기 마라톤 코스를 뛰면서 뒤는 돌아보지 않는다. 몇 명이 내 앞에 있는지 만이 중요하다. 마라톤 코스를 완주한 이들은 행복할까? 지난해 한국방정환재단이 공개한 ‘한국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22개국 중 한국의 어린이·청소년의 행복지수는 꼴찌를 기록했다. 반면 상위권에 오른 국가들은 교육의 목표가 ‘꿈 찾기’에 맞춰져 있다. 두 자녀와 함께 프랑스 교육 시스템을 체험한 저자는 “프랑스 아이들은 창의성 넘치게 자란다”며 “아이 스스로 길을 찾도록 돕는 것이 교육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프랑스의 교육 시스템은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을까. 궁금하다면 이 책을 살펴볼 만하다.

최민아 지음, 효형출판, 1만6000원, 220쪽

김수연 더나은미래 기자 ye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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