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7월 1일(금)
[최재호의 소셜 임팩트] MZ세대를 위한 ESG 지침서
최재호 현대차정몽구재단 사무총장
최재호 현대차정몽구재단 사무총장

MZ세대에게 ESG는 생존의 문제다. MZ세대가 부양해야 할 노인 세대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정작 본인들을 부양해야 할 다음 세대는 턱없이 줄어들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1차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모두 65세 이상으로 진입하는 2028년이면 국내 노인 인구가 1400만명을 넘을 예정이다. 2061년 노인 비율은 전체 인구의 44%에 이를 전망이다. 더 큰 문제는 현재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40%에 달한다. OECD 최상위권이다.

반면 올해 22세인 2000년생은 64만명이다. 안타깝게도 MZ세대를 백업해야 할 2021년생은 약 20만명에 불과하다. 출산율은 증가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또한 MZ세대들이 국민연금을 받을 시기인 2055년이 되면 국민연금이 고갈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국민연금의 투자 수익률은 MZ세대의 노후에 매우 중요하다. 국민연금의 운용규모는 지난해 1000조원에서 꾸준히 증가해 2040년에는 2494조원에 이를 예정이다. 이 자산은 국내외 주식에 40%, 채권에 42%를 투자하고 있다. 약 6000조원을 운용하는 미국의 퇴직연금 401K를 통해 이른바 ‘연금 백만장자’가 나오는 것을 바라지는 않더라도 좋은 기업에 현명한 투자는 필수다. 지속가능한 좋은 기업에 장기 투자해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MZ세대에게 돌아갈 연금을 지킬 수 있는 주요한 방법이다. 국민연금 또한 2022년부터 ESG 투자 비중을 50%로 확대하고 자체 ESG 평가 기준을 마련할 뿐만 아니라 투자 대상 기업에 ESG 경영을 요구하고 있다.

기후변화도 ESG를 생존의 문제로 인식시키는 요소다. 발전소, 자동차와 비행기, 건물 냉난방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농업 폐기물과 축산 분뇨에서 배출되는 메탄 등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기후변화로 전 지구적으로 기록적 고온과 유례없는 가뭄이 속출하고 있다. 2019년 가을 호주에서는 산불이 6개월간 지속하면서 10억 마리의 동물이 희생됐다. 2021년 7월에는 유럽에 1000년 만의 대홍수가 일어났고, 미국 남서부엔 1200년 만의 대가뭄이 발생하는 등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 위험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MZ 세대는 지속가능한 지구의 미래에 대해 국가와 기업의 통합적인 노력을 지켜봐야 한다.

ESG는 기업이 올바른 방향으로 비즈니스와 사회공헌을 하도록 돕는 지침서다. 이제 기업의 영향력은 국가를 넘어 전 지구적 문제를 만들어 내기도 하고 전 지구적 가치를 창조해 내기도 한다. 애플의 시가총액은 5월말 기준 약 2800조원이며, 브라질의 GDP보다 크다. 한 개인이 출자해 설립한 빌게이츠재단의 자산은 56조원이며 연간 3조~4조원을 사회공헌에 사용한다. 이렇듯 기업이나 개인의 영향력은 막대하며, 이들의 사회적 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 ESG를 이해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50년 전 밀턴 프리드먼이 주장했던 ‘주주 자본주의’는 저물고 있다. 2019년 11월 미국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에서 미국의 대표 기업들은 사명(使命)을 이익창출에서 고객, 직원, 납품업체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번영을 추구하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수정했다. 최근 한국의 대표 기업들도 ESG 경영을 기반으로 사회적 가치를 아우르는 발전적 과제를 찾기 위한 ‘신기업가 정신’을 발표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세계적인 연기금, 블랙록과 같은 거대 투자자가 ESG 기반의 투자 의사결정을 하고, 무디스와 같은 글로벌 신용평가사에서 ESG 기반의 신용평가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우리 사회에서 뉴노멀이 돼가고 있다.

최근 MZ세대도 기업의 변화에 한몫하고 있다. 이들은 ESG 제품이라면 조금 더 비싸도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말한다. 가치소비를 반영하는 신조어인 미닝아웃(가격과 품질 외에 요소를 통해 개인의 신념을 표출하는 소비 행위), 바이콧(불매운동의 반대개념이 된 구매운동), 돈쭐 등에서 이러한 성향이 드러난다. 기업의 비재무적 가치인 평판, 브랜드, CEO의 철학 등에 집중하는 MZ세대의 소비 성향은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며, 이에 발맞추기 위한 기업의 노력도 지속할 것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발 빠르게 투자자와 MZ세대의 요구에 대응하고 있다. ESG 경영의 원조라 할 수 있는 파타고니아는 의류 제조에서 발생하는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목화를 재배하는 농부의 건강한 삶까지 고려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8년 스코틀랜드 앞바다 해저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여 냉각 에너지를 줄이고 구동 에너지 또한 100% 지역의 재생에너지로 사용하면서 2025년 100%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지난해 1월, 애플의 CEO 팀 쿡이 중대발표를 한다고 공표했을 때 대부분 ‘애플카’를 예상했지만, 정작 발표 내용은 인종차별해소를 위해 1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것이었다. 글로벌 기업들은 제품과 함께 ‘목적’ ‘사람’ ‘가치’ ‘지구’에 방점을 두고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기업이 사회문제를 유발한다고 인식하는 시대에 살아왔다. 엑손모빌의 원유 유출, 코발트 광산의 아동노동, 인도네시아 대규모 플랜테이션으로 인한 산림 황폐화와 오랑우탄의 멸종 등 기업 활동으로 유발한 사회문제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세상의 자원은 기업에 있고 기업은 그 자원과 네트워크를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체인지메이커가 될 수도 있다. 탄소를 배출하던 정유업체가 신재생 에너지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내연기관차를 생산하던 자동차 공장은 친환경 전기차로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하고 있다. 이러한 기업의 변화를 측정하고 대중들에게 공유토록 하는 것이 ESG다.

MZ세대에게 ESG는 남의 일이 아니라 자신의 일이다. 미래를 위해 ESG에 관심을 가지고 목소리를 내고 국가와 기업이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참여해야 한다.

최재호 현대차정몽구재단 사무총장

관련 기사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전체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