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금)

[글로벌 이슈] ‘기후변화’, 이제 ‘기후 위기’라 말하자

국제사회 “인류가 직면한 위험성, 좀더 정확히 표현”
‘지구온난화’는 끓어오른다는 의미의 ‘지구백열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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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에서 ‘기후변화(climate change)’ 대신 ‘기후 위기(climate crisis)’라는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구의 기후가 ‘변화’하는 수준을 넘어 ‘위기’ 상황에 놓였기 때문에 인류가 직면한 위험성을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해야 한다는 취지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지난달 17일 “앞으로 ‘기후변화’란 표현 대신 ‘기후 비상사태(emergency)’ ‘기후 위기’ ‘기후 실패(breakdown)’ 등을 사용하겠다”고 선언했다. 독자들에게 과학적으로 좀 더 엄밀하게 환경 이슈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캐서린 바이너 가디언 편집장은 “기후변화란 표현은 수동적이고 온화한 느낌을 준다”면서 “이는 환경 위기 상황이 인류에게 재앙을 가져올 것이라는 과학자들의 견해와도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 전문가들은 가디언의 선언을 환영하고 있다. 미국 환경 전문 미디어 그린비즈(GreenBiz)의 조엘 매코어 총괄 편집자는 “많은 사람이 ‘기후는 항상 변하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기후변화’란 단어를 봐도 ‘그래서 뭐?’ 하며 별일 아닌 것처럼 생각한다”면서 ‘기후변화’ 대신 ‘기후 위기’란 표현을 써야 한다는 데 동의를 표했다.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UCL)의 마크 매슬린 기후학 교수도 “인류가 직면한 거대한 과제를 논의하는 데 쓰이는 단어는 반드시 그 긴박함과 중요성을 반영해야 한다”면서 “가디언의 이번 방침은 세상과 시대정신이 변했음을 명료하게 보여준다”고 평했다.

한편 ‘기후 위기’와 더불어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도 다른 표현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구가 천천히 데워지고 있다는 ‘warming’ 대신 뜨겁게 끓어오르고 있다는 ‘heating’을 쓰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교수는 “‘heating’을 우리말로 바꾼다면 ‘물체가 흰색에 가까운 빛을 낼 정도로 온도가 몹시 높은 상태’를 뜻하는 ‘백열(白熱)’이라는 단어를 써서 ‘백열화’ 정도로 부르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승희 더나은미래 기자 heeh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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