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킨 엔터프라이즈말라위 ‘가족자립농업학교’
말라위의 수도 릴롱궤에서 차로 두 시간여 북쪽으로 달려가 기드온씨를 만났다. 환하게 웃으며 맞이하는 가족들 뒤로 집 한쪽이 부서져 있다. 수확량이 서너 배로 늘어난 메이즈(maize, 아프리카 옥수수)를 차곡차곡 쌓아둔 쪽 벽이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무너진 까닭이다. 그런데 집이 부서진 이유를 설명하는 기드온씨 표정은 내내 웃는 얼굴이다. 먹을 게 없어 굶기 일쑤였던 기드온씨 가족에게는 부서진 집 벽은 ‘행복한’ 고민거리일 뿐이기 때문이다.
“두 아들과 세 딸이 있는데, 아이들을 굶기는 부모 심정을 상상해 볼 수 있겠어요? 참으로 무력하고 처참한 심정이었습니다. 지금요? 메이즈 수확량이 예전의 서너 배로 늘었어요. 우리 몫을 충분히 남겨두고도 시장에 꽤 내다 팔 수 있죠. 앞으로 열심히 농사지어서 우리 아이들 대학교까지 공부시킬 겁니다.”
이처럼 기드온씨 가족에게 ‘미래’나 ‘꿈’과 같은 단어가 생긴 것은 불과 1~2년 전이다. 2009년 가족자립농업학교(School of Agriculture for Family Independence, SAFI)에 입학하면서다. 가족자립농업학교에 입학하면서, 농업기술을 배웠다. 퇴비를 만드는 것도, 인근 수원(水源)에서 물을 끌어대는 것도, 가축을 키우는 것도 배웠다.
“수확량이 몇 배로 늘어난 것은 가장 작은 변화입니다. 곡물을 시장에 팔아 번 돈과 농작에 들어간 비용을 계산해, 수익률을 따져 보는 것도 배웠고요, 가장 큰 것은 미래를 계획하고 준비하는 것을 배운 것이죠. 제가 배운 것들을 동네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있어요. 저희 가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을 전체의 삶이 변화하는 것입니다.”
기드온씨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2007년 하나의 교육 촌락 형태로 문을 연 가족자립농업학교는 지금까지 총 65쌍의 부부 졸업생을 배출했다. 이들이 각각 자신의 마을로 돌아가 전파하는 효과를 고려하면, 수천 명의 삶이 변화하고 있는 셈이다. 학교인 동시에 마을로서, 학교에 입학하는 부부는 2년의 교육과정 중 첫해는 학교에서 거주하며 농업, 가축 사육, 관개, 영양, 비즈니스 등을 배운다. 둘째 해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 배운 것을 끊임없이 일상에 적용한다.
가족자립농업학교를 통해 수많은 농부와 가족, 나아가 여러 마을의 삶에 변화와 희망을 선물하는 곳은 화장품을 비롯한 퍼스널 케어 제품, 건강기능 식품 등을 판매하는 세계적인 직접판매기업, 뉴스킨 엔터프라이즈(이하 뉴스킨)다. 뉴스킨은 선의의 힘(Force for Good)이 되겠다는 기업 사명에 따라 1996년 ‘포스 포 굿(Force for Good) 재단’을 설립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가족자립농업학교 역시 ‘포스 포 굿 재단’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으로 2007년 문을 열 수 있었다. 1996년에 설립한 한국지사, 뉴스킨 코리아 역시 이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2004년 발족한 ‘포스 포 굿 후원회’를 통해 1% 나눔 운동, 1만원 후원계좌 만들기 운동 등을 펼치고 있다.
블레이크 로니 뉴스킨 회장은 “한국에서 시작한 1% 나눔 운동이 전 세계로 확대되어 말라위 등 저개발국가에 보다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었다”면서,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성장한 한국의 열정에 항상 감동받는다”고 밝혔다.
뉴스킨의 사회공헌 활동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2002년부터 ‘너리시 더 칠드런(Nourish the Children)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뉴스킨의 건강식품 브랜드 파마넥스 연구진이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고영양 구호 식품, 바이타밀(Vitameal)을 개발한 것이 그 시작. 바이타밀은 옥수수와 콩을 주 재료로 하며 25가지 필수 비타민과 미네랄 등 필수 영양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저개발국가 어린이들의 기아 및 영양 결핍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전 세계 회원들의 기부와 그에 따른 회사의 매칭 기부로 2002년부터 2억5000만여 끼니에 해당하는 바이타밀을 공급했다. 2004년에는 릴롱궤 시내에 공장을 세워 지역 농업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 효과도 거두고 있다.
트루먼 헌트 뉴스킨 사장은 “6초마다 한 명의 어린이가 기아로 죽는데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며 ‘너리시 더 칠드런 운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사실 처음 몇 주 동안 고민했습니다. 기업이란 이익 창출이 목표이기 때문에, 이해관계자들을 어떻게 설득하고 참여를 권할 것인지 한참을 고민했죠. 그러다 어느 날 지금 내가 고민하고 있는 이 시간 동안 몇 명의 어린이들이 죽은 셈인지 궁금해졌죠. 1분에 10명, 1시간에 600명, 하루에 14400명, 일주일에 10만 명, 한 달에 40만 명이 넘어버렸습니다. 맙소사, 이걸 계산하는 동안에도 계속 한 명씩 죽고 있었죠. 당장 임원들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당장 시작하자고요.”
‘너리시 더 칠드런 운동’을 시작한 지 10년째지만, 뉴스킨은 지금에 만족하지 않는다. 앞으로 ‘너리시 더 칠드런’ 운동도, 가족자립농업학교도 키워나갈 계획이다. 특히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이들로 하여금 가족자립농업학교를 체험하고, 직접 교사로 봉사도 할 수 있도록 해 자신들의 미래 계획에 ‘나만을 위한 성공’이 아닌, ‘우리 모두를 위한 발전’을 품도록 할 계획이다.
뉴스킨 코리아의 유병석 대표이사 역시 “전 세계 굶주리는 어린이들을 위한 나눔이야말로 우리가 추구하는 ‘아름다운 차이'”라며 “앞으로 국내외에서 더 많은 나눔을 펼칠 계획”이라 ‘아름다운 포부’를 밝혔다.
릴롱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