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금)

인도네시아에 움트는 사회적기업… 이제 막 걸음마 시작

언리미티드 인도네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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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사회적기업을 지원하는 언리미티드 인도네시아의 로미 차햐디 대표./ 아름다운가게 제공

“인도네시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적기업이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사회적기업을 지원하는 ‘언리미티드 인도네시아(UnLtd Indonesia)’의 로미 차햐디(Romy Cahyadi) 대표의 말이다. 저성장 시대로 접어든 글로벌 경제와 달리,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경제의 35%를 차지하며 쑥쑥 크는 나라다. 하지만 21.6%에 달하는 실업률, 소득 격차로 인한 빈곤문제 등 사회문제도 심각하다.

로미 대표는 “사회적 가치와 비즈니즈 모델을 결합한 사회적 기업이 최근 5년 사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2010년 영국문화원 인도네시아(British Council Indonesia)에서 마련한 사회적기업 창업경진대회에서는 첫해임에도 500개가 넘는 지원서가 도착했고, 인도네시아 사회적기업가 협회에 등록된 회원은 2000여명에 달한다.

하지만 움트는 사회적기업 생태계에 비해 이들에 대한 지원은 미비한 수준이다. 사회적기업 지원을 위해 설립된 곳은 언리미티드 인도네시아가 유일하다. 투자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로미 대표는 “인도네시아에서 임팩트 투자자들은 50만달러 이상의 투자에 관심이 있지만, 현재 인도네시아 사회적기업들은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5만에서 50만 달러 사이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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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들의 수공예’라는 뜻을 가진 두안얌(du’anyam)은 인도네시아 농촌 여성들이 생산한 수공예품을 판매한다. 수익금은 농촌 여성들의 태교 및 출산 비용으로 사용된다. / 두안얌 제공

지금까지 언리미티드 인도네시아가 지원한 사회적기업은 10개. 6개월 이상 운영해온 사회적기업을 대상으로 자금을 대출해주거나 마케팅 전략, 임팩트 계획 및 평가 등을 설계하는 기술적 지원을 제공한다. 자원과 정보를 연계해주기도 한다. 지원 받은 사회적기업 중에서는 ‘어머니들의 수공예’라는 뜻을 가진 ‘두안얌(du’anyam)’이 대표적이다. 두안얌은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가난한 농촌지역으로 꼽히는 누사 텡가라(Nusa Tenggara) 지역 여성들에게 대안적인 일자리를 제공한다. 슬리퍼, 바구니, 지갑 등의 수공예품을 직조 방식으로 생산, 판매하고 수익은 여성의 태교와 출산 등의 비용에 사용된다. 처음에는 판매 통로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금은 8개의 호텔, 리조트에 제품을 정기적으로 납품하며 한국과 일본으로의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180여명의 여성이 한 달 동안 생산하는 제품은 1000개에 달한다. 멜리아 위나타(Melia Winata) 두안얌 대표는 “인도네시아에 많은 사회적기업들이 새로 생겼지만 모두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재정적 지원과 경험 공유 등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언리미티드 인도네시아는 아름다운가게와 SK행복나눔재단을 통해 최근 1억원의 임팩트 투자를 받았다. 로미 대표는 “사회적기업 지원 공고를 내자마자 185개의 지원서가 도착했는데, 이 중 12개의 사회적기업을 선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접국인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사회적기업 활성화를 위한 조직들이 마련돼 있지만 인도네시아는 아직 초기 단계입니다. 언리미티드 인도네시아 같은 모델을 확산시켜 인도네시아의 모든 섬에서 사회적기업이 탄생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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