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영유아 인구가 감소하고 있음에도 ‘서울형 모아어린이집’에 다니는 아동 비율은 1년 새 소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형 모아어린이집 시행 1년간 아동 비율이 3.6%에서 3.9%로 증가했다. 모아어린이집은 가까운 거리에 있는 3~5개의 국공립·민간·가정 어린이집을 하나의 어린이집처럼 운영하는 보육모델로, 오세훈 시장의 대표 보육 공약 중 하나다. 같은 공동체의 어린이집은 원아모집, 교재·교구 활용, 보육 프로그램과 현장학습의 기획·운영 등을 공동으로 한다.
서울형 모아어린이집은 작년 8월 보육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보육서비스 품질을 높이다는 목표로 8개 자치구 14개 공동체에서 시작했다. 올해는 25개 전 자치구, 40개 공동체, 160개 어린이집에서 확대 운영 중이다.
서울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동 중 서울형 모아어린이집에 다니는 아동의 비율은 1년 새 3.6%에서 3.9%로 늘었다. 특히 45곳의 가정어린이집은 전체 재원 아동 수가 1년 전과 비교해 703명에서 737명으로 4.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유아 인구는 32만 71명에서 29만 1707명으로 8.9% 줄면서 어린이집 인원도 9.8%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시는 지난 1년여간의 운영성과에 대해 “그동안 개별 어린이집에서는 어려웠던 창의적인 보육 프로그램들이 다양하게 시도”됐다고 평가하며 대표 사례들을 소개했다. 은평구 ‘우리누리 공동체’에서는 5월 21일 부부의날에 부모가 자유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아이를 저녁 8시까지 돌봐주는 행사를 열었다. 당시 반응이 좋아 오는 9월 2차 행사도 열 계획이다. 동대문구 ‘상생 공동체’에서는 워터에어바운스를 공동으로 대여해 물놀이장을 운영하기도 했다.
시는 공동체 내에서 차량을 공동으로 이용하며 외부활동 효율성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내놨다. 실제로 양천구 ‘이음 공동체’에서는 민간 어린이집이 보유한 차량으로 함께 이동하며 구청 분양 텃밭을 공동으로 사용했다. 현재 전체의 절반이 넘는 21개 공동체에서 차량을 공동이용하고 있다.
모아어린이집은 국공립 어린이집으로 쏠리는 수급불균형을 일부 완화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시는 16개 공동체에서 입소대기자를 공동체 내에서 조정해 조기입소가 이뤄졌고, 어린이집 공동체 내에서 나이별 반편성을 유기적으로 조정한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모아어린이집에 대한 어린이집 원장과 보육교사, 부모의 만족도도 모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의 이용자 면접조사에서, 아동이 적어 운영이 어려웠던 어린이집은 ‘서울형 모아어린이집을 통해 운영비 절감과 인원 증가 등의 도움을 받았다’고 답했다. 보육교사들은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평했으며, 부모들은 ‘아이들이 보다 폭넓게 경험하고 교류하는 것을 보며 어린이집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다’고 답했다.
서울시는 서울형 모아어린이집만의 보육프로그램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코너를 이달 말 서울특별시보육포털서비스에 개설할 예정이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앞으로도 서울형 모아어린이집을 양적·질적으로 더욱 확대시켜 ‘아이 키우기 좋은 서울, 엄마아빠가 행복한 서울’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나윤 더나은미래 인턴기자 nanasi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