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장애인 등 디지털 약자가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무인단말기(키오스크)가 개발된다.
서울시는 11일 오세훈 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디지털 약자와의 동행’ 행사를 열고 디지털 사용환경 개선을 위한 민관 협력 네트워크인 ‘디지털역량강화협의체’를 출범했다. 협의체에는 ▲한국프렌차이즈산업협회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 ▲서울노인복지센터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서울노인종합복지관협회 ▲서울시니어클럽협회 ▲서울시재가노인복지협회 등 8개 기관과 ▲신한은행 ▲CJ CGV ▲롯데 세븐일레븐 ▲KBS미디어 ▲SK텔레콤 ▲에이럭스 등 6개 기업이 참여한다.
서울디지털재단이 지난 5월 실시한 ‘서울시민 디지털역량 실태조사’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55세 이상 고령층 가운데 키오스크를 이용해본 사람은 45.8%다. 응답자들은 키오스크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로 ‘사용방법을 모르거나 어려워서’ ‘필요가 없어서’ ‘뒷사람 눈치가 보여서’ 등을 꼽았다.
이날 서울시는 큰 글씨와 쉬운 언어를 사용하고 불필요한 어려움을 없애 사용자 환경(UI)을 단순화한 키오스크를 올해 내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노인‧장애인 단체 등과 자문회의를 거쳐 신한은행의 공과금 납부기, CJ CGV의 무인발권기에 먼저 적용할 예정이다. 디지털 약자가 키오스크를 사용할 때 시민 모두 조금씩 기다리자는 캠페인 ‘천천히 해도 괜찮아요’도 연말까지 펼친다. 롯데 세븐일레븐의 디지털 매체, KBS 미디어 전광판, 지하철역 미디어보드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홍보할 예정이다. 신한은행과 CJ CGV는 연말까지 ‘디지털 약자 존’을 만들어 무인기기를 사용할 때 느끼는 심리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생활 현장으로 직접 찾아가 디지털 약자에게 도움을 주는 ‘디지털 안내사’ 100명도 위촉했다. ‘디지털 안내사’는 앞으로 2주간 교육받고 나서 이달 말부터 현장에 투입된다. 동묘앞역, 제기동역, 연신내역 등 어르신들이 주로 찾는 지역의 다중이용시설을 주요 거점으로 순회하며, 무인단말기 활용법과 간단한 스마트폰 이용법 등을 안내할 예정이다.
‘온동네 1일 체험’도 이어진다. ‘온동네 1일 체험’은 시민이 디지털 기기를 학습하고 실제 현장에서 체험까지 해보는 월별 디지털 역량강화 교육으로, 서울시가 SK텔레콤, 에이럭스와 지난 6월 시범사업으로 시작했다. 6월 체험에서는 지도앱을 활용해 덕수궁 주요 지점을 찾고, 패스트푸드점에서 실제로 주문을 해보는 등 실생활과 연계한 디지털 교육이 진행됐다. 이번 달에는 지도앱과 영화관앱 이용법을 배워 영화관에서 직접 예매 후 함께 영화를 보는 ‘에듀버스 시네마’가 진행된다. ‘온동네 1일체험’은 시민 누구나 인터넷 홈페이지(www.디지털배움터.kr)와 전화(1800-0096)로 신청할 수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년 반 동안 코로나19로 빠르게 디지털 전환을 맞이하면서 그 이면에 디지털 소외계층이라는 새로운 약자들이 많이 생겨났다”면서 “디지털 포용 정책을 통해 시민 모두가 어떠한 차별이나 배제 없이 디지털 세상에 참여해 혜택을 고르게 누릴 수 있도록 디지털 약자와의 동행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나윤 더나은미래 인턴기자 nanasi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