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금)

지자체에 부는 ‘사회적가치’ 바람…민관 협력 통해 실현해야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서울자유시민대학에서 주최측 및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장은주 C영상미디어 객원기자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서울자유시민대학에서 ‘지자체의 사회적가치 실현 방안 세미나’가 열렸다. 

국무총리비서실과 한국사회책임네트워크,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공동주최하고 지속가능경영재단과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이 주관한 이번 행사는 지자체의 사회적가치 실현 방안과 평가 방법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사회적가치’란 공공의 이익과 공동체 발전에 기여하는 가치를 뜻하는 말로, 현 정부는 공공기관의 사회적가치 실현을 국정 과제로 추진 중이다.   

이날 개회사를 맡은 김영호 한국사회책임네트워크 대표는 “지자체가 그동안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고 경제적 성과를 내는데 치중해왔다면, 이제부터는 사회적가치를 실현하는 것을 중요한 과제로 생각해야 한다”면서 “사회적가치와 경제적 성과 사이의 조화점을 잘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세미나는 기조발제와 토론,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염태영 수원시장과 안치용 한국CSR연구소장이 관련 사례를 발표했고, 이어 양춘승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상임이사를 좌장으로 박주원 지속가능경영재단 CSR경영센터장, 강충호 ISO26000 전문가포럼 공동대표, 박연희 이클레이 한국사무소 대표가 토론을 펼쳤다.

기조발제 중인 염태영 수원시장. ⓒ장은주 C영상미디어 객원기자

첫 발제자로 나선 염태영 수원시장은 ‘지자체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적가치 실현’을 주제로 수원시의 사회적가치 실현 사례를 소개했다. 수원시는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바탕으로 ‘수원시 2030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수립, 환경부 ‘지속가능발전대상’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시는 시민대표들과 함께 1년 이상 토론해 10대 목표를 선정했고, 57개 세부목표와 135개 지표를 통해 지속적으로 이행을 점검하고 있다.

염 시장은 ▲거버넌스 ▲환경 ▲공유경제 ▲사회포용 ▲문화 등 5개 분야에 걸쳐 진행 중인 수원시의 사회적가치 실현 정책을 설명했다. 수원시는 20년 장기도시계획을 시민과 함께 의논한 ‘도시정책시민계획단’을 비롯해 ‘마을르네상스’, ‘시민배심원제’ 등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민관 거버넌스 구조를 만들었다. 또 전국 최초로 무주택 다자녀가구에게 20년까지 무상임대를 지원하는 ‘휴먼주택’을 비롯해, ‘장난감 도서관’, ‘청년 무료 정장 대여’, ‘생활민원 처리 트럭’ 등 사회 각층을 위한 공유자산을 축적했다. 염 시장은 “지자체별로 맞춤형 정책을 시행하도록 권한과 자율성을 늘려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안치용 한국CSR연구소 소장이 ‘지자체의 사회적가치 평가 방법’을 주제로 발표했다. 안 소장은 “아직 사회적가치의 개념이나 평가 방법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기존에 통용되던 ‘사회적 책임 평가’가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사회적가치가 실현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 소장은 사회적 책임에 대한 평가 준거로 ▲TBL(경제·사회·환경 성과) ▲ISO26000 ▲UN SDGs ▲사회적 자본 등을 들었다. 그는 “현재 기초·광역 지자체에 대한 사회적가치 평가지표로 ‘대한민국 광역지자체 지속 지수’를 개발해 평가를 진행 중”이라며 “올해 기초 데이터 수집을 마쳤고 한국사회책임네트워크 등 관련 단체와 협의해 내년 초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50여명의 청중이 토론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장은주 C영상미디어 객원기자

토론 시간에도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 박주원 지속가능경영재단 CSR경영센터장은 “각 지자체가 사회적가치의 다양한 범주(직무적성과, 인권·도덕, 절차 준수, 기술 보유) 중에서 어떤 것을 우선할 것인지, 핵심 이해관계자는 누구인지 등을 전략적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충호 ISO26000 전문가포럼 공동대표는 “지자체가 사회적가치 관련 조례를 제정하는 등 중장기 계획과 관련 조직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일본 사이타마(埼玉)현과 같이 ‘착한 기업’ ‘사회적가치 모범기업’ 등의 인증제도를 지역에서 시행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박연희 이클레이 한국사무소 대표는 “지자체들이 사회적가치를 실현하겠다며 기존에 해오던 것을 전부 새롭게 바꾸기보다는, 지난 20여년간 쌓아온 지속가능한 도시, 지속가능한 발전의 개념 위에 사회적가치를 효율적으로 연결해 시너지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혜연 더나은미래 기자 hone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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