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더나은미래>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얼마나 많이 지원했는가’에서 ‘어떤 변화를 만들어냈는가’로 옮겨가는 현장을 들여다봤다. 가족 안에 감춰졌던 영케어러의 돌봄을 사회적 책임으로 전환하려는 제도 변화부터, 투자 규모를 넘어 문제의 구조 자체를 바꾸려는 임팩트 투자, 미래세대에 집중하는 기업공익재단의 전략까지 살펴봤다. 9월 28일부터 10월 2일까지 주목할 만한 주요 기사 5편을 정리했다.
◇ 2인분의 삶 짊어진 영케어러, ‘독박 간병’ 끊어낼 제도 마련돼야

가족의 질병이나 장애로 어린 나이부터 간병과 생계, 가사를 떠안는 영케어러 문제가 올해 3월 관련 지원법 시행을 계기로 처음 제도권에 들어왔다. 2022년 보건복지부 조사에서 영케어러의 주당 평균 돌봄시간은 21.6시간, 평균 돌봄기간은 46.1개월이었다. 우울감 유병률은 61.5%로 일반 청년의 7배를 넘었다.
그러나 자기돌봄비와 상담, 장학금만으로는 가족에게 집중된 돌봄 자체를 줄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픈 가족을 대신 돌볼 공적 서비스가 없다면 영케어러는 지원을 받아도 학업이나 일을 지속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영준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돌봄이 필요한 가족들에 돌봄을 제공할 제도적 환경이 주어지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영케어러의 부담은 줄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오는 10월 23일부터 29일까지는 국내 첫 ‘대한민국 영케어러 위크’도 열린다. 공공기관과 복지 현장, 학계, 당사자 단체 등 18개 기관이 참여해 영케어러를 조기에 발견하고 필요한 지원으로 연결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 영케어러 3인이 말하는 ‘돌봄의 자국’
영케어러에게 돌봄은 가족을 병원에 데려가거나 식사를 챙기는 시간에만 머물지 않는다. 취업과 주거, 결혼과 인간관계 등 삶의 선택 전체를 바꾸기도 한다. <더나은미래>가 만난 20~40대 영케어러 세 명의 삶에도 돌봄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자국을 남겼다.
두 부모를 동시에 돌보는 김서윤(29·가명) 씨는 직장을 구할 때 급여보다 집과의 거리와 야근 여부를 먼저 본다. 자신의 삶을 ‘24시간 대기 구조대원’에 비유한 그는 “항상 예민한 상태로 지내다 보니 감정을 소모할 힘조차 남아 있지 않다”고 말했다. 10대부터 어머니를 돌본 이진경(40·가명) 씨는 오랫동안 자신의 상황을 돌봄으로 인식하지 못한 채 해외 근무라는 꿈을 포기하고 병원 일정에 맞는 직업을 선택했다.
영케어러 경험을 바탕으로 ‘나돌봄연구소’를 설립한 강영란(35) 씨는 경제적 지원과 함께 정서적으로 기댈 사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위기에 처한 청년들에게는 실제 상황에서 손을 내밀어 줄 ‘좋은 어른’이 필요하다”며 영케어러 역시 돌봄을 받아야 할 존재라고 말했다.
◇ 日 임팩트 투자 18조 엔 시대…“돈만 늘어선 사회문제 해결 못 한다”
일본의 임팩트 투자 잔액은 18조6531억 엔으로 성장했지만, 투자 규모 확대가 곧 사회문제 해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오야기 미쓰아키 일본 사회혁신투자재단(SIIF) 전무이사는 임팩트 투자로 분류되는 자금의 양보다 문제가 반복되는 구조 자체를 바꾸는 ‘시스템 체인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SIIF는 투자 대상을 고르는 데서 나아가 현장을 직접 살피고, 필란트로피 자금과 금융시장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넓히고 있다. 지방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에 투자한 뒤 지역 기업의 고용 관행과 젠더 임금격차까지 문제의 범위를 확장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아오야기 전무이사는 “이대로 가면 ‘임팩트 투자’의 정의에 해당하는 돈만 늘고 문제 해결로 향하는 돈은 늘지 않을 수 있다”며 “문제가 어떤 구조로 되어 있는지 파악하고 어디에 자본과 활동을 투입해야 변화가 생기는지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기업재단 62% ‘미래세대’ 지원…기후·지역소멸 관심은 2곳뿐
국내 주요 기업공익재단의 시선은 아동·청소년·청년 등 미래세대에 집중돼 있었다. <더나은미래>가 기업공익재단 30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공통 설문에서 응답한 21개 재단 가운데 13곳(61.9%)은 대표사업의 주요 지원 대상으로 미래세대를 포함하고 있었다. 올해 중점 의제로 ‘청년 자립 및 취업’을 꼽은 곳도 11곳(52.4%)에 달했다.
반면 기후위기와 환경을 중점 의제로 선택한 곳은 2곳(9.5%), 지역소멸 및 균형발전도 2곳(9.5%)에 그쳤다. 지원 방식에서는 장학금이나 생활비를 제공하는 단일 지원보다 교육과 일경험, 심리·정서 지원, 취업을 함께 연결하는 ‘복합 지원’이 확대되는 흐름이 나타났다.
IBK행복나눔재단은 자립준비청년과 고립·은둔청년, 가족돌봄청년을 대상으로 경제적 지원부터 심리·정서, 금융·법률교육, 일경험과 취업 컨설팅까지 함께 제공하고 있다. 재단 측은 “교육과 일경험 등을 함께 제공해야 실질적인 자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 SK하이닉스·초록우산 등 31개 프로그램 ‘제1회 임팩트 어워드’ 수상
사회문제 해결과 지역사회 변화에 기여한 31개 프로그램이 ‘제1회 대한민국 공익활동 임팩트 어워드’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올해 처음 마련된 어워드는 사업비나 참여 인원 같은 투입 규모보다 실제 만들어낸 변화와 성과의 지속 가능성, 다른 지역과 기관으로의 확산 가능성을 중심으로 평가했다.
행정안전부 장관상에는 소규모 공익조직과 변호사를 1대1로 연결하는 재단법인 동천의 법률지원사업, 지역 유휴 공공기관을 AI·디지털 교육 거점으로 바꾼 SK하이닉스의 ‘행복AI 스터디 랩’, 아름다운가게의 재사용 나눔가게 사업 등 20개 프로그램이 선정됐다. 월드비전, 우아한형제들, 서울문화재단 등 11개 프로그램도 민간 기관장상을 받는다.
오는 14일 열리는 ‘공익활동 나눔 컨퍼런스’에서는 수상 프로그램의 성과와 실행 경험을 공유한다. 생성형 AI 활용과 데이터 기반 모금, 캠페인 기획 등을 다루는 ‘AI와 공익활동’ 특별 세션도 마련돼 공익 현장의 새로운 도구와 실행 방식을 함께 살펴볼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