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팬들, 하나은행 ‘해외 석탄 금융’ 정면 비판

“탈석탄 선언하고도 인도네시아 석탄 사업에 1200억 대출”

케이팝 팬들이 지드래곤·안유진 등 케이팝 스타를 홍보모델로 내세운 하나은행의 해외 석탄 금융 행보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케이팝 아티스트의 영향력을 통해 젊은 세대의 호응을 얻고 있으면서도, 인도네시아에서 대규모 석탄 기반 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케이팝포플래닛과 인도네시아 현지 팬클럽들이 하나은행의 해외 석탄 금융에 항의하며 금융 지원 중단을 요구했다. /케이팝포플래닛 홈페이지 갈무리

기후·환경 캠페인 단체 케이팝포플래닛과 인도네시아 현지 12개 케이팝 팬클럽은 지난 2일 하나금융그룹 함영주 회장 앞으로 공개서한을 보내, 하나은행의 해외 석탄 금융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해당 서한을 하나은행 본사에 직접 전달하며 문제 제기에 나섰다.

팬들은 하나은행이 인도네시아 오비섬에서 신규 석탄 화력발전소를 운영하며 니켈을 생산하는 하리타 그룹에 지속적으로 금융 지원을 해 왔다고 비판했다.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은 2023년 기준 하리타 그룹에 약 8400만 달러(약 1200억원)를 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리타 그룹은 2021년 이후 오비섬에서 1.6GW 규모의 자가발전용 석탄 발전소를 건설·운영 중이며, 향후 이를 4GW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하나금융그룹이 2021년 대외적으로 공표한 ‘탈석탄 금융 선언’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것이 팬들의 주장이다.

팬들은 서한에서 “한때 푸르렀던 오비섬은 심각한 환경 파괴로 주민들이 식수조차 구하기 힘든 상황에 놓였다”며 “하나은행의 금융 지원으로 확장된 석탄 발전 사업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과 오염의 피해는 고스란히 미래 세대가 떠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하리타 그룹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4년 기준 인도네시아 전체 배출량의 약 1%에 해당하는 10.87MtCO₂e로 추산된다.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는 하리타의 니켈 생산 확대 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2028년에는 배출량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은행의 금융 지원이 ‘온실가스 폭탄’을 키우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케이팝포플래닛 캠페이너들이 ‘하나, 석탄 말고 케이팝을 가져와라’ 캠페인을 통해 하나은행의 기후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케이팝포플래닛

팬들은 ▲하리타 그룹이 신규 석탄에 의존하는 한 금융 지원 중단 ▲신규 석탄 발전소를 건설하거나 이를 전제로 사업을 확장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 배제 ▲기후 금융 원칙을 강화한 정책 마련 등을 하나은행에 요구했다.

특히 인도네시아에서 디지털 은행 ‘라인뱅크’와 신태용 감독, 케이팝 스타 모델을 통해 젊은 층의 지지를 얻고 있는 하나은행이, 그에 걸맞은 기후·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케이팝 아티스트와의 협업이 단순한 이미지 제고에 그쳐서는 안 되며, 실제 금융 행보의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누룰 사리파 케이팝포플래닛 캠페이너는 “미래 세대 없이는 하나은행의 지속가능성도 없다”며 “스스로 약속한 탈석탄 금융 원칙을 적극적으로 해석해, 석탄 발전소뿐 아니라 석탄 발전을 전제로 사업을 확장하는 기업에 대한 금융도 즉각 배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세계 인권의 날을 맞아 시작된 ‘하나, 석탄 말고 케이팝을 가져와라(Hana, Bring K-pop not coal)’ 캠페인에는 지드래곤·빅뱅·블랙핑크 등 12개 팬클럽이 연대하고 있으며, 이들의 온라인 팔로워 수는 약 28만 명에 달한다.

팬들은 “인도네시아에 석탄 대신 케이팝을 가져오는 것이 하나은행이 글로벌 금융기관으로 도약하는 데 더 현명한 선택일 것”이라며, 하리타에 대한 금융 중단과 신규 석탄 발전 기반 기업에 대한 투자 제한 정책이 마련될 때까지 캠페인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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