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22일(일)

“시각장애 어린이들에게 새로운 세상 들려줘요”

스탠다드차타드 오디오북 제작

“사내 오디션이 열리는 날이었어요. 대기실에 앉아 있었는데 입사 면접을 볼 때처럼 떨리더라고요.”

떨리는 마음을 다잡고 스탠다드차타드금융지주 이경실 대리는 ‘오페라의 유령’을 읽었다. 낭독하는 내내 이야기의 느낌을 충분히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낭독 후에는 심사위원들의 심사평을 주의 깊게 들었다. “꼭 하고 싶었거든요. 어린이들이 제 목소리로 녹음된 이야기를 들으며 어떤 상상을 할까, 그 어린이들이 새롭게 떠올리는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를 생각하며 최선을 다했습니다.”

지난 3월 9일 스탠다드차타드금융지주는 오디오북과 점자 책 출판기념회를 가졌다(왼쪽). 오디오북을 녹음하는 직원들은 사내 오디션을 거쳐 선발되었다(오른쪽).
지난 3월 9일 스탠다드차타드금융지주는 오디오북과 점자 책 출판기념회를 가졌다(왼쪽). 오디오북을 녹음하는 직원들은 사내 오디션을 거쳐 선발되었다(오른쪽).

입사 이래 가장 많은 땀을 흘렸다며 웃는 이경실 대리를 사로잡은 것은 회사의 사회공헌사업이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지난해 12월부터 독서문화의 사각지대에 있는 국내 시각장애 어린이들을 위해 책을 제작했다. 이경실 대리가 참여한 것은 녹음도서라고 불리는 ‘오디오북’ 제작이다. 크리스마스 캐럴, 헬렌 켈러,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오즈의 마법사 등 어린이들이라면 한 번쯤 읽거나 애니메이션으로 봤던 세계명작 20권이 오디오북과 점자 책으로 탄생했다.

이번에 제작된 오디오북 500부와 점자 책 100부에는 여러 사람의 땀이 들어갔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금융지주는 녹음도서 및 점자 책 제작비용을 지원했고, 임직원 55명은 오디오북 제작을 위한 낭독봉사로, 45명은 점자 책 제작을 위한 입력 봉사로 참여했다. 그리고 사단법인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미디어접근센터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오디션 진행, 녹음시설 제공 등 제작과정을 지원했다. 이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책들은 지난 9일 출판기념회를 거쳐 시각장애특수학교 및 도서관에 전달됐다.

이경실 대리는 “오디션 이후 지난 3개월간 매번 녹음에 참여하면서 신기할 정도로 단 한 번도 지치거나 피곤하다는 기분이 들지 않았다”며 그 비결로 “100여명의 동료와 함께 마음을 모아 시간과 정성을 들여 어린아이들에게 새로운 세상으로 향하는 통로를 선사했다는 뿌듯함”을 꼽았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금융지주의 크리스토퍼 도미터(Christopher Domitter) 상무는 “스탠다드차타드의 핵심 사회공헌활동 중 하나인 ‘Seeing is Believing’ 캠페인은 시각장애인을 돕기 위한 국제적인 프로그램으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지속적인 후원활동을 전개해 오면서 단순 기부 방식에서 더 나아간, ‘참여’라는 화두를 던질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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