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집권 세력인 탈레반 정권이 여성의 대학 입학시험 응시를 금지했다.
AP통신 등 외신은 29일(현지 시각) “아프간 고등교육부가 자국 내 사립대학교에 다음 달 시행하는 대학입학시험에 여학생이 응시하는 것을 허용하지 말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번 명령에 따라 여학생은 학사·석사·박사 등 학위와 상관없이 대학입학 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 탈레반 정부는 명령에 불복종하는 대학에는 법적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프간에는 140개 사립대학교가 있으며 약 20만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이 중 6만여 명이 여성이다.
탈레반 정부는 집권 이후 잇따라 여성 억압 정책을 발표하면서 국제사회의 빈축을 샀다. 지난해 12월에는 여성의 대학 수업 참여를 금지했다. 대학교에서 여성들이 히잡 착용 규정을 지키지 않았으며, 다른 성별이 함께 수업을 듣는 것이 이슬람 율법에 어긋난다는 이유였다. <관련기사 아프간, 여성의 대학 교육 금지… 이유는 “복장 불량”>
이어 자국 내 비정부기구(NGO)에서의 여성 활동도 금지했다. 그러다 최근 다시 여성의 구호활동을 보장하면서 강압적인 분위기가 완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가 높아졌다. 하지만 탈레반은 이번에는 여성의 대학 입학을 저지하면서 억압 수위를 재차 높인 것이다. <관련기사 아프간 탈레반, 여성의 NGO 활동까지 금지… 국제구호 중단 위기>
아프간에서는 여자 중고등학생도 수업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여학생 100만명 이상이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지역에서만 비공식적으로 여학생을 대상으로 수업을 열고 있다.
최지은 기자 blo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