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가증권 상장사의 24%만이 이사회에 ESG위원회를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위원회에서 논의되는 안건의 15%는 ESG와 거리가 먼 일반 경영에 관한 내용이었다.
김성주 의원실은 31일 경제개혁연구소와 최근 발행한 ‘유가증권 상장회사의 ESG 위원회 현황 발표’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국내 792개 유가증권 상장회사 중 ESG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위원회를 설치한 곳은 188개사(23.7%)에 불과했다. ESG위원회는 2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설치되기 시작했다. 2022년 6월 기준 189개 ESG위원회(KT 2개)가 설치됐는데, 이 중 92.6%(175개)가 2021년 이후 신설 또는 확대·개편된 것이다. 2022년에는 41개가 신설됐다. 보고서는 “현재 이사회 내 ESG위원회는 운영 초기단계로서 ESG경영을 활발하게 실행하기보다, 전체적인 전략과 계획을 세우는 단계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대기업집단 계열사의 ESG위원회 평균 회의 개최 횟수는 2021년 2.62회, 2022년 1.98회였다. 비기업집단은 2021년 평균 1.21회에 그쳤다. ESG위원회 안건을 보고, 심의, 의결 등으로 분류했을 때 보고사항은 46.2%로 의결사항 43.9%보다 많았다. 의결사항 중 24.6%는 ESG위원회 위원장 선임 안건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아직 ESG 위원회 활동은 위원회 구성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건 내용을 ESG 분야별로 분류해보면, ESG 공통 안건이 48.7%로 절반에 가까웠다. 지배구조 관련 안건은 21.8%, 사회 관련 안건은 9.1%, 환경 관련 안건은 5.3% 순이었다. 조직개편, 지분매입, 해외법인설립, 사업매각 등 ESG와는 거리가 있는 ‘주요 경영사항’ 비중은 14.7%로 환경·사회 관련 안건보다 비중이 높았다. 김성주 의원은 “지배구조 안건보다 환경, 사회 부문 안건이 소홀히 다뤄지는 이유는 현행 제도가 기업의 지배구조와 관련된 정보를 공개하고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지배구조만큼 환경, 사회 관련 안건도 적극적으로 논의될 수 있도록 공시제도 정비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최지은 더나은미래 기자 blo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