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4일(수)

3代가 무연고 독거노인 지원 봉사… ‘LG의인상’ 7명 선정

LG복지재단이 적게는 19년, 많게는 39년 동안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를 이어온 의인 7명에 ‘LG의인상’을 수여했다고 26일 밝혔다.

수상자 이이순(74)씨는 지난 39년간 무연고 독거노인, 요보호아동 등 어려운 이웃을 위해 선행을 이어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씨는 1983년부터 지역사회의 미혼모 자녀나 보호가 필요한 아동들을 집에 데려와 돌봤다. 1994년부터는 지역사회의 무연고 독거노인들의 통원치료를 돕고 장례 시 상주역할까지 수행하는 등 외롭고 사정이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힘썼다.

LG 의인상을 받은 이이순(74·왼쪽)씨는 딸 김현미씨와 함께 무연고 독거노인, 요보호아동 등 어려운 이웃을 위한 선행을 이어오고 있다. /LG복지재단
LG의인상을 받은 이이순(74·왼쪽)씨는 딸 김현미씨와 함께 무연고 독거노인, 요보호아동 등 어려운 이웃을 위한 선행을 이어오고 있다. /LG복지재단

2003년 가정위탁제도 도입 후 20명의 아이를 위탁 양육했을 뿐 아니라, 2005년에는 가족들과 함께 지역아동센터를 설립했다. 센터는 가정환경이 어려운 아동의 식사와 학습을 지원한다. 현재는 강원도 삼척시 도계지역 아동센터 대표로도 활동 중이다.

이씨는 “중학교 때부터 봉사활동을 도왔던 딸이 지금은 도계지역 아동센터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고, 서울에 있는 손녀들도 봉사할 일이 있으면 언제든 도와줘 큰 힘이 된다”면서 “앞으로도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을 돌보며 평생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자장면 급식 봉사 중인 이수영(61·왼쪽)씨와 파주경찰서 이정표 경감(57). /LG복지재단
자장면 급식 봉사 중인 이수영(61·왼쪽)씨와 파주경찰서 이정표 경감(57). /LG복지재단

LG는 19년간 매주 수요일마다 푸드트럭을 운영해 자장면 급식봉사를 이어온 이정표(57·파주경찰서) 경감과 이수영(61)씨에게도 LG의인상을 수여했다.

이들은 ‘징검다리 봉사단’ 푸드트럭으로 매주 전국의 장애인 시설, 청소년 쉼터뿐만 아니라 수해현장을 누비며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따뜻한 한 끼를 나누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 홀트 장애인 학교 학생 300여명을 위해 자장면을 만들고, 강원도 고성에 있는 군부대를 찾아 자장면과 과일 등을 전달하기도 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2003년 시작됐다. 당시 이 경감이 범칙금을 내지 않은 중국집 배달부를 단속하다 벌금을 대신 내주면서 중국집 주인이었던 이수영씨와 인연을 맺게 됐다.

봉사 초기에는 관할 군부대의 협조로 야외 취사 장비를 빌려 자장면 봉사활동을 이어나갔다. 2014년에는 징검다리 봉사단을 만들어 본격적으로 푸드트럭을 활용한 봉사를 시작했다.

이 경감은 바쁜 경찰 업무에도 봉사를 빠지는 일이 거의 없다. 봉사일정과 근무일이 겹치면 연차를 쓰거나 동료와 근무를 바꾼다. 이 경감은 “경찰 업무와 자장면 봉사활동 모두 사회적약자들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어 시작한 일”이라며 “처음엔 조용히 봉사를 하려고 했는데 이수영 단장 덕분에 자장면 맛이 좋다고 소문이 나서 유명해졌다”고 했다.

현재까지 중식당을 운영 중인 이수영씨는 “내가 가진 재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어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됐다”면서 “오랜 세월 함께해온 이정표 경감과 함께 상을 받아 기쁘다”고 말했다.

LG 의인상 수상자 4인. (왼쪽부터) 음정삼 소방경(55), 김진규 소방위(56), 최석용 경감(57), 최재근 경위(50). /LG복지재단
LG의인상 수상자 4인. (왼쪽부터)음정삼 소방경(55), 김진규 소방위(56), 최석용 경감(57), 최재근 경위(50). /LG복지재단

어려운 이웃을 위해 수십년간 봉사를 병행한 소방관과 경찰관도 의인상 수상자에 포함됐다.

음정삼(55·과천소방서) 소방경은 30년 넘게 격주로 아동임시보호소에 있는 아동을 지원하고, 170여 회의 헌혈을 했다. 김진규(56·밀양소방서) 소방위는 30년간 아동복지시설과 요양원에서 목욕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최석용(57·대구 수성경찰서) 경감은 20년 가까이 매달 인근 어린이 보육시설에 방문해 봉사활동을 수행 중이다. 최재근(50·전북 정읍경찰서) 경위는 27년간 주기적으로 헌혈해 230매의 헌혈증을 기부했다. 또 요양원 노인들을 위한 목욕봉사, 밑반찬 전달 등의 봉사도 꾸준히 하고 있다.

LG 관계자는 “각자의 영역에서 주변의 이웃들을 위해 수십년간 꾸준히 헌신과 봉사를 이어온 의인들을 격려하기 위해 ‘LG 의인상’을 수여한다”고 했다.

LG의인상은 2015년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故)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제정됐다. 2018년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에는 사회 곳곳에서 타인을 위해 묵묵히 봉사와 선행을 수행한 일반 시민으로까지 수상 범위를 확대했다. 현재까지 총 188명이 LG의인상을 수상했다.

김수연 더나은미래 기자 yeon@chosun.com

관련 기사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전체 댓글

제261호 2024.3.19.

저출생은 '우리 아이가 행복하지 않다'는 마지막 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