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속가능경영’을 내세우며 제조공정에서의 온실가스 저감에 집중하고 있지만,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년보다 17.5%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삼성전자가 발간한 ‘2022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이산화탄소 환산량으로 계산했을 때 1740만t이었다. 전년(1480만t)보다 260만t가량 증가한 규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작년에 ▲공정가스 처리설비 효율 개선 ▲고효율 설비 교체 ▲제조공정 효율화 등 총 476개의 온실가스 감축 프로젝트를 진행했다”며 “프로젝트가 없었다면 약 641만t의 온실가스가 추가로 배출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배출량 증가 원인으로는 신규 반도체 생산라인 증설과 제품 생산량 증대 등이 꼽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과 2020년 경기 평택에 반도체 생산 공장 1라인, 2라인을 각각 완공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3라인 완공을 앞두고 있으며, 4·5라인도 조성할 계획이다. 지난해 기준 반도체 제품 매출액은 94.2조원으로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반도체 신규 라인 건설과 본격 가동 등 생산활동이 늘면서 폐기물 발생량과 용수 사용량, 대기오염물질 배출량도 증가했다. 2021년 삼성전자의 폐기물 발생량은 약 133만t으로 2020년(118만t)보다 약 15만t 늘었다. 일반폐기물과 유해 폐기물의 비율은 7대3으로 폐목재·건설폐기물·음식물쓰레기 등 일반폐기물이 유해 폐기물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해 폐기물에는 폐유기용제·분진·의료폐기물 등이 포함된다.
용수 사용량도 매해 늘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용수 사용량은 2019년 1억3450만t, 2020년 1억4170만t, 2021년 1억6370만t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반도체 사업장의 경우 제조공정에 용수가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생산활동이 늘면서 용수 사용량도 덩달아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기오염 배출량은 지난해 기준 717t으로 2020년(652t)보다 60t가량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재생에너지 전환율은 10% 중반 대에 그쳤다.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해 전 세계 각 사업장에서 사용한 재생에너지는 5278GW 였다. 이는 전체 사업장 에너지 사용량(3만2322GW)의 16.3%에 불과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0년 기준 재생에너지가 전 세계 전력 생산의 29%를 차지했다고 집계했다. 삼성전자의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은 이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지속가능경영 추진체계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탄소중립과 ESG 경영이 기업의 생존 전략으로 자리 잡으면서다. 삼성전자는 2008년부터 매해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해 ESG 활동을 정리하고 그 성과를 측정한다. 지난 3월에는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에 가입하기도 했다. UNGC는 2000년 유엔이 전 세계 기업들의 사회적책임 경영 실천을 유도하고자 만든 국제협약으로 현재 전 세계 162개국 1만8000여 회원을 두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업활동으로 인한 환경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조사업장의 온실가스 감축, 매립폐기물 최소화 등의 노력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수연 더나은미래 기자 yeo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