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토)

“올림픽 덮친 기후변화”… 베이징 동계올림픽, 100% 인공눈 사용

오는 4일 개막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사상 최초로 100% 인공눈 위에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지구온난화로 중국 베이징과 주변 지역에 자연 눈이 충분히 내리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인공눈은 제작·유지 과정에서 환경오염을 유발하고 선수 부상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7일(현지 시각) 중국 베이징 인근 허베이성 장자커우의 스키 경기장에서 올림픽 참가 예정자가 연습하고 있다./AP 연합뉴스
27일(현지 시각) 중국 베이징 인근 허베이성 장자커우의 스키 경기장에서 올림픽 참가 예정자가 연습하고 있다./AP 연합뉴스

26일(현지 시각) 미국 CNN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러프버러대학교 스포츠 생태그룹 연구진과 기후보호단체 ‘프로텍트아워윈터스UK’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0년 동안 베이징의 2월 평균 기온은 대부분 영상이었다. 이번 올림픽에서 스키·스노보드·봅슬레이·루지 등 경기가 열리는 옌칭 지역 기온도 베이징과 비슷하다. 장자커우 지역만이 2월 평균 기온이 빙점 아래였다.

주최 측 입장에서는 동계올림픽 경기를 무사히 치르려면 인공눈을 동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눈을 필요한 양만큼 충분히 생산하려면 물이 2억2200만 리터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물 부족 도시로 꼽히는 베이징으로서는 부담스러운 양이다.

제설기를 돌리는 데에 드는 에너지양도 엄청나다. 8개의 물 냉각탑과 130개의 제설기를 사용해야 한다. 중국은 이번 올림픽 키워드로 ‘친환경’을 내세우며, 재생에너지로 모든 전력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공눈 생산에 드는 에너지까지 재생에너지만으로 감당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인공눈을 최대한 오랜 시간 언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화학첨가물도 추가해야 한다. 보고서는 “인공눈이 녹으면서 지역 동식물 생태계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선수의 안전도 위협한다. 인공눈은 자연 눈보다 딱딱한 얼음 결정으로 구성돼 더 뻑뻑하다. 넘어질 경우 큰 부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인공눈은 1980년 미국 뉴욕 레이크플래시드 동계올림픽에서 처음 도입된 후 사용량이 점점 증가했다. 2018년 평창올림픽과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도 대부분 경기장을 인공눈으로 메꿨다. 티모시 켈리슨 조지아주립대학교 운동학·보건학 교수는 “겨울 스포츠는 이제 대부분 인공눈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점점 더 비용이 비싸지고 접근하기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지은 더나은미래 기자 bloom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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