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토)

“우리만 잘 살자고 돈 버는 시대 끝났다”…소셜임팩트포럼 ‘말말말’

이화여대 사회적경제협동과정이 31일 개최한 ‘소셜임팩트포럼(Social Impact Forum)’은 기업·비영리단체·사회적경제조직·학계 등에서 약 250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다양성과 포용을 향해: 지구지속가능을 위한 융합형 혁신과정’을 주제로 장애인·빈곤층·노년층 등 사회적 약자의 문제를 사회적경제로 풀어낸 혁신 사례를 공유했다. 포럼 참석자들의 이날 주요 발언을 정리했다.

이형희 SK그룹 SV위원회 위원장. ⓒ이화여대 사회적경제협동과정

기업이 우리만 잘살자고 버는 시대는 끝났다. 어떻게 하면윤리적으로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시대다.” (이형희 SK그룹 SV위원회 위원장)

올해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의 주제는 ‘화합하고 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한 이해관계자들’이었다.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주주자본주의(Shareholder Capitalism)’에서 기업의사회적책임을 강조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Stakeholder Capitalism)’로의 이행이 화두였다. 이형희 SK그룹 SV위원회 위원장은 소셜임팩트포럼 격려사에서 “사회가 발전할수록 불평등을 비롯한 문제도 커지고 있다”며 “정부가 풀어야 할 문제가 많지만, 기업도 많은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과 함께 대학이 사회적 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이 위원장은 “이화여대 사회적경제협동과정의 지난 1년은 윤리적으로 돈을 벌면서 동시에 사회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실험의 과정이었을 것”이라며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학의 실천적 활동이 더 많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소현 이화여대 사회적경제협동과정 겸임교수. ⓒ이화여대 사회적경제협동과정

오티스타가 품은 자폐인들, 다른 사기업에서도디자이너 일하는 꿈꾼다(이소현 이화여대 사회적경제협동과정 겸임 교수)

사회적기업 베어베터는 발달장애인의 일자리 확대를 미션으로 내세운다. 인쇄·제과·카페·매점 등 분야에서 발달장애인을 고용·훈련해 지금까지 다른 회사로 이직시킨 인원만 50명이 넘는다. 이소현 이화여대 사회적경제협동과정 겸임 교수는 사회적기업 ‘오티스타’에서 일하는 자폐인 직원들이 다른 사기업에서도 디자이너로서 일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소셜임팩트포럼에서 밝혔다. 오티스타는 일반적인 사회생활을 하기에는 제약이 있지만, ‘예술’ 등 분야에서 재능을 발휘하는 자폐인들을 고용해 다이어리·머그컵·휴대전화케이스 등 디자인 상품을 생산하고 있다. 화장품 브랜드 어퓨, 의류브랜드 스파오 등이 컬래버레이션을 제안할 만큼 디자인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이 교수는 “8년 전 겁도 없이 창업을 결심할 수 있었던 것은 ‘이들과 함께라면 반드시 잘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자폐인들이 ‘핸디캡’을 극복하고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모델을 계속해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이화여대 사회적경제 창업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은 김유빈(맨 왼쪽) 이화여대 경영학부 재학생. ⓒ이화여대 사회적경제협동과정

“ ‘일할 사람하고 부르면저요하고 손드는 주먹구구식 건설 일용직 인력시장을 ICT 기술로 바꿔보고 싶었다.” (김유빈 이화여대 경영학부 재학생)

이화여대 사회적경제 창업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경영학부 재학생 김유빈씨는 이날 포럼에서 건설 일용직 노동자를 위한 구인·구직 플랫폼 ‘일로와’의 사업모델을 발표했다. 건설 기능직 근로자로 일하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대학에 다니면서 건설 현장에서 시공·보강 등 일을 하며 돈을 벌었다는 김씨는 “매일 새벽 5시에 인력시장에 나가도, 일거리를 얻지 못해 빈손으로 돌아가는 분들을 보고 문제의식을 느꼈다”고 말했다. ‘일로와’는 건설 일용직 노동자와 건설 업체를 연결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다. 새벽 인력시장에 모인 노동자를 무작위로 현장에 파견하는 기존 건설 일용직 노동 시장에서 나타나는 ▲미숙련 노동 ▲임금 체불 ▲수직적 노사관계 등을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씨는 “노동자는 대기시간이 없어져 기회비용이 증가하고, 임금 체불을 걱정할 염려가 없다”며 “사회적으로도 일자리 시장의 안정, 수평적 고용 문화 안착 등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장지훈 더나은미래 기자 jangpro@chosun.com]

–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전체 댓글

제261호 2024.3.19.

저출생은 '우리 아이가 행복하지 않다'는 마지막 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