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두 번째 이름, 두부
미국에서 신문방송학을 공부하던 시절,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한쪽 눈을 잃은 강아지 ‘두부’를 만나 전혀 다른 길을 걷게 된 곽재은 바잇미 대표의 이야기. 오직 두부에게 좋은 것을 먹이고 싶은 마음으로 동물영양학을 독학하다가 아예 반려동물 수제 간식 회사를 창업했다. 현재 두부는 바잇미의 ‘최고경영견(犬)’으로 활약하고 있다. 시드앤피드, 1만5000원
내 아들은 조현병입니다
미국의 유명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조현병을 앓는 두 아들의 이야기를 ‘아버지’의 목소리로 들려준다. 책을 집필하기까지 조현병에 대한 사회의 편견, 가족의 사생활이 드러나는 것에 대한 우려 등으로 오랫동안 망설였지만 조현병을 비롯한 정신질환과 싸우는 모든 이와 그들의 가족을 대변하겠다는 분노 섞인 의지로 펜을 들었다. 저자는 말한다. “여러분이 이 책을 ‘즐기지’ 않기를 바란다. 여러분이 이 책으로 인해 상처 입기를 바란다. 이 책을 쓰면서 내가 상처 입었던 것처럼. 상처 입어 행동하기를, 개입하기를 바란다.” 론 파워스 지음, 정지인 옮김, 심심, 2만4000원
기후위기와 자본주의
이 책의 공격 대상은 자본과 권력을 쥔 기업가와 정치인이다. 영국의 환경단체 ‘기후변화 저지 운동(Campaign Against Climate Change)’의 사무국장을 지낸 저자는 권력자들이 시민 개개인에게 친환경 제품을 쓰고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는 등 생활 방식을 바꾸라고 요구하면서 책임을 미룬다고 비판한다. 이런 전략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닐뿐더러 가난해서 친환경 제품을 쓸 수 없는 사람, 생계를 위해 이산화탄소를 내뿜는 트럭을 몰아야 하는 사람을 좌절시키기 때문이다. 저자는 미국 정부와 기업들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하기 위해 쏟아부었던 자본과 의지를 다시 한 번 발휘한다면 오늘날의 기후 전쟁에서도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는다. 조너선 닐 지음, 김종환 옮김, 책갈피, 2만원
르몽드 비판 경제학
‘기업이 고용을 창출한다’ ‘정부는 훌륭한 가장의 역할을 해야 한다’ ‘경쟁은 효율을 보장한다’ 등 주류 경제학에서 널리 거론되는 명제들을 ‘통념’이라 비판하며 새로운 관점의 경제 이론을 제시한 책. 노사, 고용, 분배, 시장, 세계화, 화폐, 채무, 금융 등 경제학의 주요 주제들이 ‘효율적 시장’에 대한 믿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논의되어왔음을 짚어낸다. 필진인 프랑스 국제 이슈 전문 매체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이 책을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다음 세대를 위한 경제 교과서’라고 설명한다. 이푸로라 옮김, 마인드큐브, 2만원
오래된 작은 가게 이야기
안색이 좋지 않은 단골손님의 그릇에 말없이 국물을 더 부어주는 쌀국수집, 손님의 장바구니 속 물건을 보며 가족의 안부를 조심스레 물어오는 식료품점, 낯선 외국어 이름을 또박또박 적은 크리스마스카드를 건네는 커피숍…. 마케팅 전문가인 저자가 미국 유학 시절 만났던 작은 동네 상점들이다. 번화가에서 한참 벗어난 골목에 있고, 번듯한 간판조차 없어도 손님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가게와 손님 사이의 끈끈한 ‘관계’ 덕분이라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오래된 작은 가게들에서 저자는 그 어떤 최신 전략이나 이론을 뛰어넘는 마케팅의 정수를 발견한다. 정나영 지음, 미래의창, 1만4800원
[한승희 더나은미래 기자 heeh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