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30일(토)

세계 최대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의 새로운 수장, 쿠미 나이두는 누구?

지난 16일 쿠미 나이두(Kumi Naidoo)가 세계 최대 인권단체인국제앰네스티사무총장에 취임했다. 사무총장은 국제앰네스티 사무국의 수장이자 주요 대변인으로, 국제이사회의 이사장직을 겸한다. 앞서 살릴 셰티 전 총장이 8년 간(4년 연임)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직을 맡아왔다.

쿠미 나이두는 이날 열린 취임식에서 인권은 인류가 마주하는 일부 불의와 관련된 것일 뿐 다른 것과는 관계가 없다는 낡은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인권 운동이 오늘날 인류가 마주한 난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욱 크고, 대담하고, 포용적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어 “앞으로 국제앰네스티는 전 세계 구석구석, 특히 남반구까지 뻗어나가는 글로벌 사회를 건설할 것이라면서 “올해는 노동조합, 학교, 종교단체, 정부, 기업체까지 활동가의 범위를 넓히는 등 인권옹호자란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정의할 예정이라고 연설했다.

◇인종차별주의 정책에 반대하는 사회정의 운동가

나이두 사무총장은 국제앰네스티 최초의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수장이다. 세계시민단체연합회(CIVICUS) 사무총장(1988-2008), 빈곤퇴치행동을 위한 세계캠페인 초대의장(2005-2010), 기후대응을 위한 세계캠페인 의장(2009-2012), 그린피스 사무총장(2009-2018) 등을 맡아왔다.

1985년 시위 도중 끌려나가는 쿠미 나이두 사무총장. ⓒOmar Badsha

화려한 이력만큼 인생 또한 다사다난했다. 1965년 남아공 더반에서 태어난 나이두 총장은 15세 때 처음으로 반인종차별주의 운동에 발을 들였다. 당시 그는 인종차별 정책 반대 시위를 조직하고 이에 참여했다가 결국 퇴학을 당했다. 본격 사회운동에 나선 것도 이때부터다. 나이두 총장은 지역사회 운동에 더욱 깊숙이 빠져들게 됐고, 인종차별 정권에 맞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고국 남아공에서의 사회운동은 그리 길지 않았다. 1986년 비상사태 관련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것. 도망자 신세를 벗어날 수 없었던 그는 결국 영국으로 망명길에 나선다. 그는 넬슨 만델라가 석방되어 해방운동에 관한 금지조치가 해제될 때까지 영국에서 머물렀다.

그리고 1990년대 초 남아공의 인종차별 정권이 붕괴하면서 그는 다시 고국의 땅을 밟을 수 있었다. 영국에서의 망명 생활을 정리하고 1990년 남아공으로 돌아와 아프리카민족회의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이곳에서 그의 마음을 가장 사로잡았던 것은 교육이었다. 특히 성인의 문맹률 낮추기 운동과 선거 교육 운동 등을 통해 그동안 역사적, 제도적으로 외면당했던 지역에 힘을 불어넣었다.

◇아프리카 교육부터 환경까지활동가의 삶

2013년 7월 5일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의 환경감시선‘레인보우 워리어 Ⅲ호’가 인천항에 들어오고 있다. 워리어 Ⅲ호가 한국에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선일보 DB

나이두 총장은 여러 차례 대표직을 역임했다. 그중에서도 그린피스 사무총장은 시절은 그의 명성을 자리 잡게 한 계기가 됐다. 2011년 북극 원유 시추에 반대하는 탄원서명을 직접 전달하고자 그린란드의 석유 굴착장치를 오르다 체포된 사건이 가장 대표적이다. 그로부터 1년 후 러시아 북극의 바렌츠해에 있는 러시아 석유 굴착장치를 점거하면서 시민 불복종 운동을 대표하는 용감한 활동가로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 이 시기 쿠미 나이두 총장은 한국과도 인연을 맺었다. 2012년 그린피스 사무총장 시절, 박원순 서울시장 등을 만나 원자력 발전소 정책 및 기후변화 이슈를 논의하기 위해 방한했다. 이듬해에는 그린피스의 환경 감시선인레인보 워리어가 한국에 입항한 것을 계기로 한국을 방문했다.

나이두 총장이 가장 최근 맡았던 직책은 범아프리카단체인 정의, 평화, 존엄을 요구하는 아프리카 궐기(Africans Rising for Justice, peace and dignity)’의 공동설립자 겸 임시 의장이었다. 노동조합과 종교 및 시민사회단체 간 파트너 관계를 구축한 이 단체는 아프리카인들은 늘어나는 부와 권력을 분배받지 못하는 현실에 변화를 일으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올해 8월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으로 취임한 쿠미 나이두 총장. ⓒ국제앰네스티

그리고 올해 8, 그는 세계 최대 인권 단체인 국제앰네스티의 수장이 됐다. 나이두 총장은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이 1962년 국제앰네스티에 보낸 편지에서 자신의 재판에 감시대표를 파견해 준 것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면서 “이 편지를 계기로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에 지원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나는 평생을 활동가이자 캠페이너로 살아왔다면서 세계적으로 시민사회와 기본권을 위협하는 움직임에 맞서야 필요성이 날로 높아지는 지금, 세계 최대 규모의 인권단체에 합류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 소감을 말했다.

사무총장은 앰네스티 국제이사회가 임명한다. 쿠미 나이두 총장은 향후 4년간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 임기를 수행할 예정이다.

국제앰네스티는?
국제앰네스티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인권 단체로, 전 세계 70개국 이상에 지부를 두고 직원 2600명, 회원과 자원봉사자, 지지자 총 700만명을 보유하는 등 세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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