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토)

[비영리 지형도 분석-⑥] 국방부 산하 공익법인 살펴보니…한 해 기부금 1억 넘는 단체는 5곳뿐

국방부 산하 지정기부금 단체 9곳의 기부금 규모는 타 부처에 비해 현저히 작았다. 단체들의 2016년 기부금 평균액은 2억2140만원으로, 16개 부처(중소벤처기업부 제외) 중 가장 적었고, 기부금이 1억원을 넘긴 곳은 5곳뿐이었다.

기부금 1위는 약 8억4105만원을 받은 대한민국육군발전협회였다. 이 협회는 2007년 설립돼 국방·군사관련 학술연구 용역과 육군 후원 및 지원을 해온 단체다. 2016년 목적사업에 총 2억6700만원을 썼는데, 기부금 지출 명세서에는 대표 지급처 표기 없이 위문품에 1790만원을 썼다는 기록이 전부였다. 육군부사관학교발전기금이 3억9022만을 받아 뒤를 이었고, 호국문화진흥위원회(3억15만), 한국국가전략연구원(2억905만), 2015경북문경세계군인체육대회조직위원회(1억·이하 문경군인체육대회조직위) 순으로 기부금이 많았다. 

자료 : 한국가이드스타, 국세청 홈택스 참고(2016년 공시 자료)

단체들 중에는 외교·안보 분야의 싱크탱크들이 눈에 띄었다. 한국국가전략연구원(4위), 한국전략문제연구소(7위, 2468만), 한국군사문제연구원(8위, 2440만) 등은 안보 및 분야별 국가전략·정책을 연구하고 관련 학술지 발간 및 학술행사를 개최해왔다. 세 곳 모두 ‘2018 대한민국 100대 싱크탱크’에 이름을 올렸고, 한국전략문제연구소와 한국군사문제연구원은 1990년대에 설립돼 30주년을 앞두고 있다.

단체들의 기부금 씀씀이는 어떨까. 한국국가전략연구원은 2016년 대중모금으로 2억905만원을 거둬 들여 국가전략연구와 학술지 발간에 1억7700만원 가량을 지출했다. 한국전략문제연구소는 ‘전략연구’란 이름의 학술지 발간에 2000만원, 동아시아 안보와 군사에 대한 국제학술회의 개최에 1800만원을 썼다고 밝혔다. 이곳은 최근 3년간 기부금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2014년 2억2600만원이었던 기부금 수입이 이듬해 1억1500만원, 2016년엔 원년의 10% 수준인 2468만원까지 감소했고, 1억여원 이상이던 기업 및 단체 기부금은 2016년 60만원으로 대폭 쪼그라들었다.

한국군사문제연구원은 2016년 약 2440만원을 모금해 전액을 비상임연구위원의 연구활동비로 썼다. 전체 목적사업비로 7억2000만원이 쓰였지만, 수익사업으로 6억6000만원 가량을 남긴 덕분에 적자분을 줄였다. 기부금 순위는 8위에 그쳤지만, 총자산은 571억1837만원으로 규모가 컸다. 한국군사문제연구원은 지난해 9월 국방부 산하 공익법인 중 최초로 ‘성실공익법인’으로도 인정받았다. 성실공익법인은 기금운용으로 벌어 들인 수익의 80% 이상을 공익사업에 쓰고, 해마다 외부 회계법인의 회계감사를 받으며, 사업체 간 불법·부당한 거래를 하지 않는 등 8가지 필요조건을 모두 충족시킨 곳에 한해 기획재정부가 평가·승인한다.

국방부 산하 단체들의 총자산은 문경군인체육대회조직위가 2427억4146만원으로 독보적이었고, 한국군사문제연구원이 뒤를 이었다. 이외는 국방대학교발전기금(39억6342만), 육군부사관학교발전기금(30억9624만), 한국전략문제연구소(28억6915만), 대한민국육군발전협회(16억8999만)순이었다.

한국군사문제연구원 홈페이지. 사진을 클릭하면 해당 홈페이지로 연결됩니다.

육군부사관학교발전기금(2위), 국방대학교발전기금(6위, 9085만) 등 국방 관련 교육기관을 지원하는 기금들은 비교적 기부금액이 높았다. 육군부사관학교발전기금은 2010년 육군부사관학교 등 부사관 교육생의 장학사업, 학술연구 지원 등을 위한 후원기관으로 설립됐으며, 2016년 장학사업에 1억여원, 모범부사관 포상에 5300만원 등 총 2억9000만원을 지출했다고 밝혔다.

국방대학교발전기금은 안보 교육기관인 국방대학교의 출연으로 2011년 설립됐다. 2016년 한국어말하기대회 등 유대 강화 사업에 2500만원을, 학교 홍보에 1400여만원 등 약 1억3400만원을 지출하면서 기부금보다 목적사업 지출액이 더 컸다. 두 곳 모두 수익사업은 하지 않았다.

국방부 산하 단체들 중 정부보조금을 받은 곳은 호국문화진흥위원회(3위)와 문경군인체육대회조직위(5위)가 유일했다. 호국문화진흥위원회는 임우근 한성기업 회장의 출연으로 2010년 설립된 이후, 매년 ‘유엔참전용사 추모 평화음악회’를 개최하고 문화 소외계층을 위한 찾아가는 음악회 등을 열어왔다. 2016년 정부보조금으로 6000만원, 기부금으로 3억15만원을 받았으며, 같은 해 유엔 참전국 순회연주에 9500만원, 유엔 참전용사 추모 평화음악회에 7900만원 등 총 3억5900만원을 지출했다. 진흥위는 직원 수를 2명으로 공시했지만, 복리후생비(인건비)로 약 41만원을 지출한 것이 전부였다.

문경군인체육대회조직위는 2016년 35억5011만원, 15년에는 1134억4700만원의 정부보조금을 받았다. 2015경북문경세계군인체육대회 지원법에 의해 설립된 조직위는 2015 문경세계군인체육대회를 개최하고, 이듬해 말 기념관 개관 사업을 맡았다. 세계군인체육대회는 4년 주기로 개최되며, 6회 대회가 지난 2015년 10월 전 세계 120여개국 73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경상북도 일대에서 개최됐다.

호국문화진흥위원회 홈페이지. 사진을 클릭하면 해당 홈페이지로 연결됩니다.

국방부 산하 단체들의 투명성은 어떨까. 한국가이드스타에서 확인한 결과, 대한민국육군발전협회와 육군부사관학교발전기금, 한국군사문제연구원은 일반관리비로 0원을 사용했다고 공시했다. 특히 육군부사관학교발전기금은 기부금 수입과 그 사용내역을 공시하지 않아 기부 전 투명성 체크리스트 중 세 항목이나 불합격점을 맞았다. 문경군인체육대회 조직위는 이사회와 고용직원이 없다고 공시했지만, 단체의 특수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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