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지수가 높은 한국 기업은 어디일까.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한 2017 아시아 CSR 랭킹 조사에서 한국 기업 중 포스코가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LG전자, 3위는 신한금융지주가 차지했고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이 그 뒤를 이었다.
‘2017 아시아 CSR 랭킹’ 조사에서 총점 81.4점으로 1위에 오른 포스코는 환경 경영과 소비자 보호 등 환경·사회 지표에서 고르게 높은 점수를 받으며 LG전자(80.9점)를 0.5점 차로 따돌렸다. LG전자는 지난해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2017 아시아 CSR 랭킹’은 아시아 각국의 시가총액 상위 기업(한국 50위, 중국·일본 40위, 아세안 20위) 중 아시아 타국에 자회사 1개 이상 설립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됐다(2016년 12월 10일 순위 기준). 단, 본조사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주제로 하기에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등 오너 이슈가 벌어진 삼성전자는 2017년 분석 대상 기업에서 제외했다.
평가 기준은 CSR 국제 표준인 ISO 26000을 기준으로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 등 세 영역별로 12개 항목, 40개 세부 항목, 139지표를 활용했다. ‘아시아 CSR랭킹위원회’는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IGI(Inno Global Institute) 등을 포함한 한국·중국·일본 및 아세안 5개국의 대학교수진으로 구성돼 있으며, 지난 1년간 각 기업의 지속가능 보고서, 홈페이지 등 외부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정량적 데이터를 산출했다.
◇신한금융지주, 작년 17위에서 3위로 ‘껑충’
포스코는 환경(83.3점)과 사회(86점), 지배구조(76.8점)에서 총점 81.4점으로 지난해(75.6점)보다 5.8점 상승했다. 순위는 지난해 3위에서 1위로 두 계단 올랐다. 특히 포스코는 12개 항목 중 환경 경영(100점), 지속가능한 자원 사용(90점), 공정운영 관행(90.9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LG전자는 총점 80.9점으로 종합 순위 2위를 기록했다. 환경 경영(100점), 오염 예방(88.9점), 지속 가능한 자원 사용(90점) 등 환경 영역에서는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지배구조 영역인 이사회 구조 및 다양성(65점), CSR 의사 결정(71.4점) 부문에서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종합 순위 3위인 신한금융지주(총점 79.5점)는 지난해에 비해 가장 비약적인 성장을 보인 기업 중 하나다. 작년(57.6점) 17위에 머물렀으나 21.9점이나 대폭 상승하면서 최상위권으로 진입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배구조 영역 총점이 88.4점으로 나타나 평가 대상 기업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보였다. 삼성물산은 공정 운영 관행에서, 삼성생명은 오염 예방과 대공급망 CSR에서 각각 높은 점수를 얻었다. 그 밖에 S-Oil과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가 근소한 차이로 6~8위에 이름을 올렸고, LG화학과 현대자동차가 공동 9위를 기록했다.
◇CJ제일제당, 아모레퍼시픽, KT&G 상승 폭 높아
1년 새 가장 많은 성장을 보인 기업은 CJ제일제당(13위)으로 2016년 지속가능 경영 보고서를 발간하기 시작하면서 점수가 대폭 향상돼 작년 하위권(43위)에서 30계단이나 껑충 뛰어올랐다.
아모레퍼시픽(11위)도 지난해보다 14계단 상승했으며, 지난해 하위권이었던 KT&G(21위)는 총점 44.4점이 오르면서 17계단 올랐다. 지난해 4위로 최상위권이었던 삼성 SDI(19위)는 이사회 구조 및 다양성(55점), 공정 운영 관행(54.5점) 등 지배구조 영역에서 낮은 점수를 받으며 작년보다 15계단 떨어졌다. 최하위를 차지한 오리온(49위)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와 CSR 관련 활동에 대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없었다.
한편 삼성SDI와 한온시스템(37위)을 제외한 한국 기업들은 2016년에 비해 CSR 지표가 전반적으로 개선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17년 한국 기업의 CSR 평균 점수는 56.6점으로 작년(43.8점)보다 12.8점이나 상승했다. 상승 폭은 순위 그룹별로 다른 양상을 보였다. 상위 10위권에 포함된 기업들은 지난해에 비해 평균 12.9점 상승했고, 순위도 대부분 상승했다.
반면 하위 10위권에 포함된 기업들은 작년 대비 평균 8.4점 상승에 그쳤으며, 순위가 하락한 기업이 절반에 이른다. 이는 하위권 그룹에 속한 기업들의 전반적인 CSR 활동이 아직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산업별 점수, 자동차 >화학 >소비재 >보험 >은행 순
한국의 대표 산업별 CSR 점수 평균은 자동차(66.9점), 화학(60점), 소비재(59.1점), 보험(53.1점), 은행(44.2) 순으로 집계됐다(2017 CSR 평가 대상 기업을 4개 이상 포함한 산업 대상). 산업별 우수 기업은 현대차(74점), LG화학(74점), 아모레퍼시픽(73.9점), 삼성생명(75.6점), 신한금융지주(79.5점)로 이들의 점수는 산업별 평균을 크게 웃돈다.
산업별 우수 기업 순위에도 변화가 있었다. 작년에는 기아차가 현대차를 앞질렀지만 올해는 기아차보다 현대차가 높은 랭킹에 올랐다. 소비재 기업에서도 작년에는 LG생활건강이 아모레퍼시픽을 앞질렀으나 올해는 아모레퍼시픽이 더 좋은 점수를 받았다.
더 자세한 한국 기업의 CSR랭킹 분석과 중국과 일본, 아세안 기업 데이터를 통합·비교한 CSR 특징 및 랭킹 분석 자료는 2018년 1월 발간 예정인 ‘Better Future+CSR 트렌드리포트 vol.2’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재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가 말하는 ‘2017 아시아 CSR 랭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