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자 투표로 승인을 거쳐야 기부금 집행이 가능한 모금 캠페인이 있다. 지원 물품의 구성도 포장도 후원자들이 투표로 정한다. 캠페인 전 과정은 수정 불가능한 데이터로 기록된다. 그간 재정적 기여만 했던 기부자들은 사업의 의사결정자가 되고, 적극적인 감시자 역할을 수행한다. 블록체인 기반으로 구축된 소셜 액션 플랫폼 ‘베이크’에서 구현한 새로운 온라인 모금이다. 금전적 기여자에서 사회혁신 주체로 베이크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모임을 만들고, 모금 캠페인도 열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월드비전은 기부 분야의 블록체인 기술 적용과 사업화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한 과정을 최근 마무리했다. 지난해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주관하는 ‘블록체인 기술검증(PoC) 지원 사업’의 결과다. 이번 사업에서 월드비전은 ▲추석에 뭐먹니 ▲달빛방 ▲월간언니 등 3개의 모금 프로젝트를 단계적으로 진행하면서 기술 검증을 했다. 1단계로 진행된 ‘추석에 뭐먹니’는 국내 저소득 가정을 대상으로 명절 음식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사업 규모는 약 2294만원. 베이크 사용자 26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캠페인 진행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지원 물품을 투표로 정하고, 가정에 전달되는 격려 메시지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참여했다. 2단계는 중저소득 청년을 대상으로 월세 보증금 300만원을 지원하는 ‘달빛방’ 프로젝트다. 청년금융플랫폼 크레파스플러스와 협업을 통해 청년 주거 지원 사업의 의사결정에 베이크 사용자 30명이 참여했다. 참여자들은 보증금 지원 대상자 선정 과정에 투표하고, 자금 집행 검토와 승인에도 참여했다. 마지막 3단계는 가정 밖 청소년에게 월경 관련 물품을 지원하는 ‘월간언니’다. 사업 규모 5000만원에 베이크 사용자 100여 명이 참여했고, 소셜벤처 ‘이지앤모어’도 합류했다. 월간언니는 앞선 프로젝트와 달리 참여자들이 1만원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