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청년도 주체적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공동체 꿈꿉니다”…강화도 발달장애인 공동체 ‘큰나무캠프힐’

“20년 넘게 발달장애인을 위한 특수교육센터와 대안학교를 운영했어요. 그런데 아이들이 학교를 졸업해도 사회에 나갈 수가 없는 거예요. 아이들의 자립을 보장하지 못하는 곳이 제대로 된 학교인가 하는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결국 아이들을 졸업시켜 내보내는 게 아니라, 졸업 이후의 삶을 보장해줄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어야겠다고 결론지었어요. 그렇게 ‘큰나무캠프힐’을 만들게 됐습니다.” 지난 6월 25일 강화군 양도면 도장리에 있는 발달장애인 공동체 큰나무캠프힐에서 만난 문연상 대표는 “장애인공동체의 롤 모델을 찾던 중 독일의 캠프힐을 방문하게 됐다”며 “장애인들도 각자 일을 하면서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캠프힐은 1939년 오스트리아의 소아과 의사 카를 쾨니히의 주도로 영국에 설립된 정신 장애인 공동체로, 학교, 작업장, 주거시설을 갖춰 장애인들의 일상생활 전반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20여 개국에서 100여곳의 캠프힐이 운영되고 있다. 2017년 문을 연 큰나무캠프힐에는 문 대표의 가족과 20·30대 발달장애인 청년 7명, 교사 4명이 살고 있다. 청년들은 큰나무캠프힐 안에 있는 1800평 규모의 농장과 베이커리 카페 ‘큰나무’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번갈아 출근한다. 농장에서는 각자 장애 정도와 특성에 따라 잡초 뽑기, 흙 나르기, 물 주기 등 다양한 작업을 분담하고 있다. 문 대표는 “농사는 워낙 일이 많고 종류도 다양한데다 매일같이 해야 하는 자잘한 작업들이 많아서 발달장애인 청년들에게 능력에 맞는 일거리를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 수확한 10여 가지 농작물은 캠프힐 식구들끼리 나눠 먹거나 지역 주민들에게 판매하기도 한다. 베이커리 카페에서 청년들의 역할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