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운의 편지’라는 게 유행한 적이 있다. ‘이 편지는 영국에서 최초로 시작되어’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편지다. 받아본 사람은 알겠지만 실제로는 행운이 아니라 저주에 가까운 내용이다. 편지를 그대로 베껴 쓴 뒤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면 행운이 찾아오지만, 그러지 않으면 엄청난 불행이 닥칠 것이라는 경고이자 협박이다. 국정감사 기간, 국회로 행운의 편지가 배달됐다. 발신인은 청소년들. 수신인은 제21대 국회의원들이었다. 영국이 시작점으로 표기된 ‘원조’ 행운의 편지와 달리, 이번 편지의 출발지는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모국인 ‘스웨덴’으로 설정돼 있다. 내용은 이렇다. “이 편지는 스웨덴에서 최초로 시작되어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따라 지구를 8바퀴 돌았으며, 35일 안에 당신 곁을 반드시 떠나야 합니다. 당신은 그 기간 안에 편지 말미에 적힌 지시를 충실히 따라야만 기후위기가 가져올 저주를 피할 수 있습니다….” 청소년기후행동이라는 단체가 기획한 ‘행운의 편지 캠페인’이다. 국민이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살도록 노력해야 할 국회의원들이 기후위기에 너무 무관심하다는 게 편지의 주된 내용이다. 저주를 피할 방법은 두 가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임기 내에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할 건지 피켓에 적어 사진으로 찍어 보내고, 받은 편지를 주변 의원 3명에게 전달해야 한다. 지시를 따르지 않을 경우 끔찍한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했다. 미래 유권자인 청소년들의 불안과 절박함을 모른 척한 대가로 다선(多選)의 꿈을 이루지 못할 것이며, 의원직에서 내려온 뒤에는 ‘기후 역적’으로 역사 교과서에 남겨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청소년들은 이 행운의 편지를 국회의원 15명에게 보냈다. 기후위기와 관련 있는 산업통상위·환경노동위·기획재정위 소속 의원들과 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