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열매·자원 나눠주는 인재 숲 만들 것”

[인터뷰] 장재연 숲과나눔 이사장 지난 4일 공식 출범 ‘숲과나눔’, SK하이닉스가 출연한 비영리 재단안전·보건·환경 인재 양성이 목표, 모든 곳서 독립돼야 신뢰받아  “인재를 키우는 건 나무를 키우는 것과 같아요. 혼자 우뚝 선 나무는 소용없죠. 다른 나무들과 어우러져 숲을 이뤄야 해요. 자신들이 가진 열매와 자원을 세상에 나눠줄 수 있는 울창한 ‘인재 숲’을 만드는 게 우리의 미션입니다.” 지난 16일 만난 재단법인 ‘숲과나눔’의 장재연(61) 이사장은 재단 이름에 담긴 뜻을 이렇게 풀이했다. 숲과나눔은 SK하이닉스가 350억원을 출연해 만든 비영리 공익재단이다. 지난 4일 정부 설립 허가증을 받았다. 이날이 재단의 공식 생일이 된 셈이다. 장재연 이사장은 “7월 4일은 7·4 남북 공동성명이 있던 날이고, 미국 독립기념일이기도 하다”면서 “뭔가 뜻깊은 나눔이 시작될 것 같은 예감”이라고 했다. “숲과나눔의 주요 목표는 안전·보건·환경(Safety·Health·Environment, 이하 ‘SHE’) 분야 인재 양성입니다. 현재 사무처를 운영할 핵심 직원 7명을 뽑았고, 사무실도 곧 완성됩니다. 50명 정도가 함께 모일 수 있는 큰 회의실도 만들었습니다. 수시로 토론과 포럼을 열어 아이디어를 공유하려고 합니다.” 장 이사장은 “숲과나눔은 SK하이닉스가 설립했지만 재단의 의사 결정, 운영은 모두 외부 인사로 구성된 위원회와 이사회가 맡는다”며 독립성을 강조했다. 재단이 기업이나 정부의 영향을 받게 되면 이리저리 휘둘리다 신뢰를 잃게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재단은 기업과 분리돼야 합니다. 정부와 엮여서도 안 됩니다. 안전·환경·보건 분야는 특히 더 그렇다고 봐야죠.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이 환경문제를 일으킨다고 생각해보세요. 환경 분야의 재단이 그 기업과 연결돼 있다면

아이들 일상에서 찾은 이상적인 놀이 환경 조건은?

‘아이들에게 가장 이상적인 놀이환경은 어떤 모습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15개월에 걸쳐 어린이 100여명의 놀이 행태를 분석한 사람들이 있다. 수년간 어린이의 놀이터를 설계하고 놀이환경을 연구해 온 김연금 소장(조경작업소 울)과 최이명 박사(도시계획학)가 그 주인공이다.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한 ‘놀이환경의 기준’을 찾아보겠다는 두 연구자의 포부는 ‘든든한 후원자’를 만나 결실을 맺었다. 벤처 필란트로피(venture philanthropy·벤처 기부) 펀드 ‘C프로그램’이 후원자로 나서 힘을 보탠 것. 최근 ‘동네 놀이환경 진단 도구 개발 연구’라는 제목의 결과물을 내놓은 두 연구자와 C프로그램의 김정민·신혜미 매니저를 만났다.  ◇아이들의 ‘일상’에서 답을 찾다 “최근 놀 권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자체들이 아이들의 놀이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창의어린이놀이터(서울), 기적의놀이터(순천) 등 다양한 형태의 놀이터가 전국적으로 생겨나고 있죠. 하지만 놀이터만 ‘삐까뻔쩍’하게 짓는다고 아이들의 놀이환경이 나아질까요?” 김연금 소장과 최이명 박사는 “아이들이 실제로 어떻게 놀고 있는지, 잘 못 놀고 있다면 이유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아야 아이들에게 이상적인 놀이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그게 이번 연구를 시작하게 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아이들의 ‘일상’을 따라가 보기로 했다. 주거 형태(아파트/저층주거지)와 지형(경사지/평지)이 각각 다른 서울의 동네 4곳을 고른 뒤, 바깥 놀이 시간이 가장 많은 초등 1~4학년 아이들에게 GPS를 주고 어떻게 노는지 추적해보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섭외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무작정 동네로 가서 녹색 어머니들을 붙잡고 자녀를 연구에 참여시켜 달라고 부탁했죠. 열에 아홉은 거절하시던데요(웃음).”(최이명 박사) 우여곡절 끝에 처음 목표였던 100명보다 약간 모자란 95명을 끌어모았다.

공익법센터 어필 김종철 변호사, 美 국무부 선정 ‘2018 인신매매 근절 영웅상’ 수상

지난 28일, 난민, 이주민 등의 인권 옹호 활동을 펼쳐온 비영리 공익법센터 어필(Apil)의 김종철 변호사가 미 국무부에서 선정하는 ‘2018 인신매매 근절을 위해 활동한 영웅상(TIP Hero Acting to End Modern Slavery Award)’을 수상했다. 한국인이 이 상을 수상한 것은 2014년 성매매 피해여성 지원단체인 서울시 ‘다시함께 센터’ 고명진 센터장 이후로 두번째다. 미 국무부에서는 2001년부터 매년 6월 인신매매 방지를 위한 각국 정부의 노력을 평가해 등급을 부여하는 ‘인신매매 보고서(TIP 보고서)’를 발간해 왔으며, 세계 각국 시민단체 등의 추천을 받아 인신매매 근절을 위해 활동해온 이들을 선정해 시상한다. 올해에는 김 변호사를 비롯해 각국의 총 10명이 ‘인신매매 근절 영웅상’을 수상했다. 인신매매 피해 당사자로서, 피해 생존자를 위해 ‘생존자 네트워크(Survivors’ Network)’라는 단체를 조직하고 싸워 온 카메룬의 인프란시스카 아와 음불리(Francisca Awah Mbuli) 대표, 다수의 인신매매범을 기소한 엘 살바도르의 비올레타 올리바레스(Violeta Olivares) 검사 등이 ‘2018 인신매매 근절 영웅상’에 함께 이름을 올렸다.  한편, 김종철 변호사는 2011년 공익법센터 어필을 설립했으며, 지금까지 우즈베키스탄 면화, 인도 철강 공장, 인도네시아 팜 오일 및 방글라데시 의류 산업 등 여러 국가와 산업에서의 강제 노동 및 인권 유린 상황에 대한 면밀한 현장 조사를 바탕으로 인신매매에 대한 옹호 활동을 이어왔다. 미 국부무는 김 변호사가 “성 착취, 노동착취 인신매매 피해자를 위해 형사 변호 및 옹호 활동 등을 통해 구금이나 추방을 막고, 피해자를 보호하며, 인신매매 방지법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 온 공로를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어필의 김종철 변호사는 “한국어선에서 강제노동과

[2018 러시아 월드컵 특집] 우리는 축구로 세상도 바꿉니다, 나눔에 앞장서는 전세계 축구선수들

2018 러시아 월드컵이 나라마다 뜨거운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월드컵 16강 도전에는 실패했지만 세계 최강 독일을 꺾고 마지막 자존심을 살린 한국 축구 대표팀 덕분에 국내에서도 응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매 대회마다 스포츠 정신으로 주목받는 축구선수들, 그중에서도 유독 나눔에 앞장서고 있는 선수들이 있다. 더나은미래는 ‘2018 러시아 월드컵’을 맞이해, 국내외 대표 축구선수들의 나눔 행보를 정리해봤다. /편집자 주  ‘기부 왕’. ‘축구의 신’, ‘주급 6억5000만원의 사나이’로 불리는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 레알 마드리드)의 또 하나의 별명이다. 축구선수 중 가장 많은 기부를 한 그는 미국의 비영리단체 ‘두섬싱’(DoSomething.org)에서 발표한 세계 스포츠선수 기부 랭킹에서 2015과 2016년, 2년 연속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아동의 안전과 건강에 관심이 많아, 세이브더칠드런, 유니세프, 월드비전 등의 홍보 대사로 활동하면서 세 기구에 정기적으로 기부해왔다. 2014년 선천적 뇌질환을 앓고 있는 스페인 소년에게 검사와 수술비 1억633만원 가량을 지원하고, 이듬해에는 소말리아 빈곤 아동을 위해 2600만 달러(325억 원)를 흔쾌히 내놓기도 했다. 지난해 말부터는 칠레 산티아고에 어린이병원을 2020년 내에 짓기 위해 이탈리아 사업가 알렉산드로 프로토와 함께 기금을 마련하고 있다. 호날두와 리오날 메시의 뒤를 이을 차세대 축구스타 모하메드 살라(26, 리버풀)의 선행도 눈에 띈다. 살라는 지난 시즌(2017-2018) 영국 프리미어리그 명문 구단 리버풀에서 32골로 득점왕에 오르며 주급 9만 파운드(약 1억 3726만 원)을 벌어들인 선수다. 지난 4월 영국 일간지 ‘더 선’은 “살라가 고향인 이집트 나그리그 지역에 첫 구급차를 구매하는 데 자금을 대고 도움이 필요한 수

제주에서 피어난 무장애 여행… 이젠 하나의 산업으로

장애인 전문 여행사 ‘두리함께’ 이보교 이사 인터뷰   ‘무(無)장애 여행’은 몸이 불편한 노인과 임산부, 장애인을 포함한 관광 약자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여행을 말한다. 한국에서는 낯선 개념이지만,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접근 가능한 여행(accessible travel)’, ‘배리어 프리(barrier-free) 여행’ 등으로 불리며 일찍이 발전한 분야다. 유럽에서는 ‘접근 가능한 관광 네트워크(European Network for Accessible Tourism· ENAT)’가 조직돼 기업들이 장애인 여행을 기획·운영하는 사회적기업을 지원하기도 한다. 국내에도 ‘차별 없이 모두가 행복한’ 무장애 여행을 꿈꾸는 ‘장애인 전문 여행사’가 있다. 제주도 및 국내를 기반으로 장애 유형에 맞는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무장애 관광 정보를 자문해 온 예비사회적기업 ‘두리함께’다. 지난 15일, 2015년부터 ‘무장애여행 불모지’와 같은 대한민국에서 길을 개척해온 두리함께의 창업자 이보교(52) 이사를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만났다. “무장애 여행은 목적지보다 과정이 중요한 여행이에요. 집 밖을 나서는 순간 이동 차량부터 시작해 공항에서 휠체어를 어떻게 실을지, 가는 길의 바닥면은 어떤지, 휠체어 경사로나 장애인 화장실은 있는지, 장애인 칸의 위치는 오른편일지 왼편일지 등 하나하나의 과정이 끊이지 않고 사슬처럼 이어져야 합니다. 관광사업자의 안내와 도움이 필요한 부분인데, 이런 역할을 하는 곳이 없어 ‘두리함께’를 창업했습니다.” 사실 이보교 이사의 여행사 경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녀는 지난 20년간 글로벌 제약회사의 세미나 등을 도맡아 하는 마이스 산업(MICE·국제회의나 박람회 등 이벤트) 전문 여행사를 창업해 대표로 일했다. 화이자 같은 유명 제약회사의 사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콧대 높던 시절도 있었지만, 뒤이어 문을 연 온라인

네덜란드 ‘순환경제’ 실험장 ‘블루시티’

네덜란드 로테르담을 가로지르는 마스(Maas)강변엔 또 하나의 ‘도시’가 있다. 온실을 연상시키는 3600평 규모의 유리 돔 건물에 자리 잡은 ‘블루시티(BlueCIty)’다. 이 작은 도시에선 30여 개 소셜벤처들이 세상을 바꾸기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 블루시티의 기본 원칙은 ‘누군가의 쓰레기가 다른 누군가의 자원이 되도록’ 하는 것. 자원이 100% 순환되는 경제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과연 자원 낭비율이 ‘0’인 도시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 지난 14일 사회적경제 국제포럼 참석차 방한한 랄스 크라마(Lars Crama) 블루시티 CCO(Chief Commercial Officer·최고영업책임자)를 만나 블루시티에서 어떻게 순환 경제 시스템이 구축되고 있는지를 물었다. “블루시티에 입주한 팝업 레스토랑 ‘알로하’에서 나오는 커피 찌꺼기는 버섯 재배 소셜벤처 ‘로테슈밤(RotterZwam)’의 느타리버섯 배지(培地)로 사용됩니다. 커피 찌꺼기에서 자란 느타리버섯은 다시 카페 겸 레스토랑 ‘알로하(Aloha)’의 메뉴인 채식 미트볼 재료로 쓰이게 되고요. 이런 식으로 블루시티 내에 있는 소셜벤처들은 서로 자원을 주고받으며 순환 경제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블루시티 건물은 원래 디스코테크를 비롯한 각종 편의시설을 갖춘 워터파크였다. 그러나 2010년 재정난으로 워터파크가 폐업한 후, 건물은 별다른 용도를 찾지 못한 채 방치돼 있었다. 그로부터 3년 뒤, 이 문 닫은 워터파크에 사회 혁신가들이 하나둘 모여들면서 죽어가던 공간에 조금씩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지하엔 ‘로테슈밤’이, 테라스엔 ‘알로하’가 문을 열었다. 이어 맥주 양조장 ‘베트&레이지(Vat&Lazy), 폐목재 업사이클링 공방 ‘오케하우트(Okkehout)’ 등이 둥지를 틀었다. 업종은 다르지만 모두 ‘자원을 재사용한다’는 비즈니스 모델로 움직이는 기업들이었다. ‘워터파크 전체를 소셜벤처 플랫폼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지난 2014년부터는 ‘로테슈밤’의 공동 창립자

[제3섹터 인사이트-②] 이희숙 재단법인 동천 변호사 인터뷰, “비영리단체 효율성 높이는 체질 개선 필요해”

제3섹터 인사이트 이희숙 변호사는 비영리단체, 사회적경제 조직 등 제3섹터 가까이에 있는 공익 전담 변호사다. 단체들이 현장에서 맞닥뜨리는 법률적 문제에 대해 자문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시민공익위원회, 시민사회발전법 등 비영리 분야의 현 이슈에 대해 활발하게 목소리를 내는 스피커이기도 하다. 사법연수원 37기로 대형 로펌과 포스코 사내 변호사 등을 거쳐온 이 변호사는 지난 2015년부터 법무법인 태평양이 설립한 ‘재단법인 동천(이하 동천)’에서 상임변호사를 맡고 있다. 동천은 지난 2009년 6월 설립된 이후, 난민, 이주외국인, 장애인, 탈북민, 여성·청소년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법률 지원을 해왔고, 2016년에는 ‘동천NPO법센터’를 설립해 법률 자문과 관련 법 제도 연구 등 공익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어떤 계기로 제3섹터에 관심을 가지게 됐나. 원래부터 ‘공익 변호사’에 뜻이 있었나. “법무법인 로고스에서 변호사 일을 시작해 3년 정도 일하다, 포스코의 사내 변호사로 5년 가량 있었다. 변호사를 시작할 때만 해도 ‘공익 변호사’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고, 어떤 형태일지는 몰라도 일이 곧 공익활동이면 좋겠다고 막연히 생각했다. 세부적으로는 북한이나 통일 관련 분야에 관심이 있었다. 변호사가 된 이후 북한 관련 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쳤고, 중국과 북한 접경 지역에서 탈북민과도 가까이 만난 적이 있다. 줄곧 계속 ‘비영리 분야로 와야겠다’고 생각해오던 차에 지난 2015년, 동천에 공익 전담 변호사로 왔다. 동천에서는 현재 비영리와 사회적경제 분야와 함께 북한 관련 분야도 맡고 있다. 공익 분야가 워낙 넓다보니 한 사람이 두 개 이상의 분야를 맡고 있다.” -제3섹터의 가까이에서 법률적 자문을 지원하는 당사자로서, 관심 있게 지켜보는 이슈가 있다면? “비영리 종사자의 ‘최저임금’ 이슈다. 비영리

자칭 프로불편러의 ‘장애인 접근성’ 개선 운동기

“전 프로불편러예요.” 지난달 8일, 서울 성수동 한 카페에서 만난 김혜일(38·시각장애3급)씨는 스스로를 ‘프로불편러(매사에 불편함을 그대로 드러내어 주위 사람의 공감을 얻으려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라 지칭했다.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이곳저곳에 ‘장애인 접근성’ 문제를 제기하기 때문이란다. 인터뷰가 있던 이날에도, 김혜일(38)씨는 기자를 만나자마자 ‘점자 신용카드’를 꺼내보였다.  “카드 위에 새겨진 점자를 통해 결제 정보를 입력하는 거예요. 그런데 이런 카드를 만들어 주는 금융사는 많지 않죠. 비장애인은 원하는 카드를 마음껏 쓸 수 있는 반면, 장애인은 한 두개의 카드만 평생 쓰는 셈이예요.” 시각장애인이자 웹접근성 전문가인 김씨는 지난 4월 국내 최초로 국내 11개 은행 및 카드사를 대상으로 ‘점자 신용카드’ 발급 실태를 조사해 공개했다. 그 결과 11개 기업 중 8곳이 점자 신용카드를 발급했으나, 대부분 발급 카드 종류는 한정적이었다. ☞웹접근성이란? 장애인, 고령자 등이 웹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 김씨는 지난 2010년부터 10여년 동안 국내 대기업부터 공공기관에까지 접근성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생기면 목소리를 낸 인물이다. 설득부터 내용증명, 인권위 질의, 민사 소송 등 법적 조치까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그가 시청각 장애인을 위한 웹사이트 제작을 거부한 피자헛에게 끈질기게 요구해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웹사이트가 개설됐고, 홈페이지에서 본인인증을 할 때 필요한 ‘캡차(CAPTCHA)’의 그림문자를 읽어주는 음성지원을 모바일 버전에서도 가능하게 해달라 인권위에 진정을 넣은 것도 김씨다. 덕분에 현재 대부분의 본인 인증 모바일 페이지에서도 그림문자가 음성지원 되고 있다.  ◇“취미로 시작한 홈페이지 제작 덕분에 장애인 웹

개도국 현지인에 ‘디자인 사고’ 입히자 자신도 모르던 ‘혁신’ 발휘 돼

라잔 파텔 덴트 에듀케이션 공동 창립자 “난 불확실성이나 리스크를 싫어했다. 앙트러프러너(기업가)라는 단어도 몰랐고, 내가 그런 사람이라 생각해 본 적도 없다. 그런데 스탠퍼드에서의 교육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내가 받은 교육을 기회가 적은 이들과도 나누고 싶었다.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힘을 길러주고 싶었다.” 라잔 파텔<사진> 덴트 에듀케이션(Dent Education) 공동 창립자의 말이다. 덴트 에듀케이션은 지난해 미국 볼티모어에서 시작된 비영리 단체다. 현지 흑인 청소년과 교사를 대상으로 ‘디자인 사고 방법론’에 기반한 문제 해결을 가르치는 게 핵심 프로그램이다. 조선일보에서 주최한 제9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발표를 위해 방한한 그를 지난 16일 인터뷰했다. ‘기업가와는 거리가 멀었다’는 그는 사실 세계적으로 성공한 혁신 사례로 꼽히는 사회적기업 ‘임브레이스(Embrace)’의 공동 창업자다. 임브레이스는 불안정한 전력시스템 탓에 인큐베이터를 쓸 수 없는 개발도상국 미숙아를 위해 침낭 모양의 신생아용 보온장치를 개발한 기업이다. 지금까지 임브레이스 덕분에 20여개 개발도상국에서 25만명이 넘는 신생아 목숨을 구했다. 임브레이스의 공동창업가이자 디자인 및 엔지니어링 팀을 이끌던 그가 디자인 사고에 기반한 ‘교육 비영리단체’를 시작한 이유는 무엇일까. “인도에 있는 임브레이스에서 일할 때, 현지인을 채용해 함께 일했다. 그런데 시험 위주의 교육을 받다 보니 정답 찾기에만 능하고 문제 해결력이 떨어지더라. 창의적으로 아이디어를 주고받기 위해서 팀원들을 대상으로 스탠퍼드에서 받았던 ‘디자인 사고’ 트레이닝을 했는데 사람들이 변하는 게 보였다. 임브레이스를 통해 현지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지만 나는 결국 외지인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는 현지인인 팀원들이어야 한다고 봤다. ‘디자인 사고’라는 툴만 익히면 그 전엔 스스로도 몰랐을

비열한 자본주의 막 내리고 건강한 자본주의 싹틔울 때

특집 인터뷰_사회 혁신의 대가 제프 멀건 네스타 CEO “사회가 어떤 시점에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떤 변화’를 상상할 수 있는가는 그 사회의 역량에 달렸다. 어떤 혁신을 발견해내는지, 자원을 연결하는지, 사회가 딛고 있는 가치를 고찰하는지에 따라 사회는 새로운 방향으로 도약하기도 하고, 머물기도 하고, 후퇴하기도 한다.” ‘사회 혁신가의 혁신가’, 제프 멀건<사진> 네스타(NESTA) CEO의 말이다. 네스타는 세계적인 사회 혁신 싱크탱크. 2011년부터 네스타를 이끌어 온 그는 ‘사회의 변화’를 키워드로 공공과 민간의 경계를 넘나들었다. 일상의 민주주의, 연구와 실천이 결합된 싱크탱크 ‘데모스(Demos)’를 설립했고, 영국 총리실에서 일하기도 했으며, 이후엔 영 파운데이션(Young Foundation) 대표를 맡아 사회적 기업과 비영리 조직, 정부 정책의 사회 혁신을 주도했다. 네스타에선 전 세계의 사회 혁신을 연결하고, 생태계를 짚어 왔다. ‘새로운 사회는 어떻게 가능할까. 변화는 어디에서 올까.’ 더나은미래는 창간 8주년을 맞아 제프 멀건 네스타 CEO를 스카이프로 인터뷰했다. 최근 한국엔 그의 저서 ‘메뚜기와 꿀벌: 약탈과 창조, 자본주의의 두 얼굴’이 번역됐다. 그에게 새로운 자본주의를 말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변화는 어디에서 가능할지 물었다. ◇메뚜기와 꿀벌… 건강한 자본주의를 상상하다 ―’사회 혁신’의 선두에서 ‘자본주의’에 대한 책을 냈던 이유가 무엇인가. “2008년 금융 위기가 터진 뒤 원인에 대한 여러 진단이 나왔다. 기업인의 탐욕을 지적하는 이들도, 과도하게 복잡해진 금융 시스템을 문제 삼은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진단에 비해 여러 나라의 대응은 실망스러웠다. 위기의 근본 원인은 건들지 않고, 기존 방식을 답습했다. 국가재정을 들여 금융 위기의 핵심에

[제3섹터 인사이트-①] 최호윤 삼화회계법인 회계사 인터뷰, “비영리단체들의 정보 소통이 ‘후원자’ 중심으로 변화해야”

제3섹터 인사이트 최호윤 회계사는 비영리단체 회계에 관해서는 손꼽히는 전문가다. 회계사로 일하면서도 현장에서 수많은 NGO들을 만났고, 회계 처리에 어려움을 겪는 단체들을 돕기 위해 2005년 비영리단체 종합관리(회계) 솔루션 ‘나눔셈’을 개발했다. 나눔셈은 일반기업의 ERP(전사적자원관리)와 같은 개념으로, 후원 관리부터 관리 회계까지 가능한 종합 프로그램이다. 1년 사용료만 수억원대인 ERP에 비해, 10만원 내외에 불과한 사용료로 단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최 회계사는 이후에도 현장에서 비영리단체의 회계·세무를 돕는 전문가로 제3섹터와 함께해왔다. ‘후원자가 후원자로 대접받는 사회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그가 바라보는 꿈이다. 교회재정건강성운동 실행위원장, 한국NPO공동회의 전문위원으로도 활동해온 그는 올해 3월부터는 한국공인회계사회와 한국NPO공동회의가 발족한 ‘비영리 공익법인 투명성 제고위원회’에서 국세청 공시양식 개선방안과 올해 개정된 공익법인 회계기준 등에 대해 일선에서 활발하게 목소리를 내고 있다.  ─어떤 계기로 제3섹터, 그중에서도 비영리단체의 회계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됐나. “고려대 법대 82학번인데, 한창 학내 시위가 심할 때라 사회 참여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주위를 둘러보면서 ‘기존 시스템 속에 들어가는 것이 과연 사회를 바꿀 수 있을까’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됐다. 돈 문제를 두고 싸운 십자군전쟁이나, 운동권 진영 내 이해관계를 둘러싼 주도권, 기득권 싸움을 보면서 결국 ‘정치 중심’이 아니라 ‘시민사회 중심’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한때 사법고시를 준비하기도 했지만, 적성에 맞으면서도 시민단체에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회계사로 전향했다. 89년 회계사 합격 후, 여러 비영리단체에서 통·번역 등 봉사를 하면서 단체들 회계 처리의 한계를 발견했다. 당시 기부자와 비영리단체 간에는 정보 소통의 간극이

제약업계 CSR 핵심은 R&D… 장기적 투자로 ‘신약 개발’에 도전

한미약품 CSR 총괄 임종호 전무 인터뷰 국내에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는 기업은 약 80곳(2016, 지경원). 상장사의 약 3%에 불과하다. 반면 글로벌에서는 비재무적 정보를 담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은 선택이 아닌 의무로 자리 잡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올해부터 500인 이상 기업의 CSR 정보 공개 의무화를 적용했으며, 중국은 약 2500개 기업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최근 제약업계에서는 최초로 한미약품이 CSR 보고서를 발간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한미약품의 CSR을 총괄하고 있는 임종호 전무를 만나, 변화의 목소리를 들었다. ―국내 제약업체 중 최초로 발간하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다. 어떤 의미를 담았나. “가장 깊게 고민했던 것은 ‘제약기업의 CSR은 무엇이며, 한미약품만의 색깔을 어떻게 담을 것인가’였다. 창립할 때부터 좋은 약을 만들어 인류 건강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였다. 다른 산업에 비해 제약회사는 CSV(공유가치창출)를 하는 데 유리한 입장이다. 다만, 지금까지 국내 제약회사들은 다국적 회사 약을 카피해 판매하는 것이 주된 일이었다. 전 세계 제약·바이오 시장 규모가 2200조원인데, 대한민국 시장은 2% 수준에 그친다. 결국 R&D에 투자해 자체적으로 신약도 개발하면, 다국적 제약회사의 견제 효과도 볼 수 있다. 제약회사 CSR의 핵심은 R&D라고 생각한다. 이번 보고서의 핵심은 R&D의 사회적 가치와 중요성을 정량적 데이터를 통해 도출하는 작업이었다. R&D를 통한 고용 창출 효과, 약제비 절감을 통한 국민건강보험 재정 건전화 기여 효과, 자체 제품 개발 및 고부가가치 창출, 지식재산권 등을 통한 국가경쟁력 기여 효과, 제약 인프라 확대, 선구적 R&D 투자 등을 통한 국내 제약산업 견인 효과 등을 담았다.” ―한미약품의 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