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뛰어넘은 60명 아이들, 세상을 향해 기적을 노래하다

하트 투 하트 콘서트 발달장애 청소년 ‘하트하트 오케스트라’ 9번째 정기 연주회 예술의전당서 개최 서울애화학교 수화합창단 등 협연 이뤄 “무대 거듭될 때마다 아이들 사회성 커져 오케스트라 활동, 장애 치료 효과 실감”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당신이 나를 일으켜 세워주었습니다)~.’ 노랫말에 맞춰 무대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하트하트 오케스트라 60명, 어린이합창단(아가페·염광지역아동센터) 80명, 수화합창단(서울애화학교) 18명, 성악가(보컬 앙상블 ‘로티니’) 4명이 만들어낸 울림은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 2500여명의 마음도 움직였다. 연주가 끝난 지 한참이 지나도록 관객 전원의 기립 박수가 이어졌다. 감동과 사랑의 연주를 지켜본 사람들은 한동안 객석을 떠나지 못했다. 이날 공연을 관람한 황진숙(47·경기도 부천)씨는 “나도 누군가의 엄마로서, 힘든 상황을 이겨낸 아이들을 보면서 저들의 어머니가 떠올라 많이 울었다”면서 “오늘 느낀 감동이 이들을 더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는 세상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소리를 합쳐 벽을 허물다’… 하트 투 하트(Heart to Heart) 콘서트 지난 7일 오후, 서울 양재동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하트하트재단과 예술의전당이 공동 주최한 공연’장애 인식 개선을 위한 하트 투 하트 콘서트’가 열렸다. 2006년 하트하트재단이 창단한 국내 최초 발달장애 청소년 심포니 오케스트라 ‘하트하트 오케스트라’의 9번째 정기 연주회다. 지난 2007년부터 임직원들의 성금을 모아 하트하트 오케스트라를 후원하고 있는 삼성SDI의 김현숙 총무그룹 과장은 “8년여 동안 성장한 발달장애 단원들을 볼 때마다 임직원들 모두 보람과 의미를 크게 느낀다”며 “이번 공연을 통해 장애인들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널리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동건

[박란희의 작은 이야기]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 찾습니다

‘수송보국(輸送報國·수송업을 통해 나라에 보답한다).’ 대한항공 창업주인 고(故) 조중훈 회장이 가졌던 신념입니다. 칼럼을 쓰려고 책상에 앉아 있는데, 문득 딸에게 읽어보라고 선물한 ‘대한민국을 바꾼 경제거인 시리즈'(FKI미디어) 책이 눈에 띄었습니다. 지금은 재벌이 된 대한민국의 대표 기업 창업주들 이야기를 엮은 청소년 도서입니다. 9권(조중훈처럼)을 열어보니, 1945년 11월 인천시 해안동에서 트럭 한 대를 가진 청년이 ‘한진상사’라는 간판을 내걸고 장사를 시작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8남매의 둘째로 태어난 후 가세가 기울어, 열일곱 나이에 혈혈단신 일본으로 건너가 선박 기술을 배운 식민지 청년이 바로 조중훈이었습니다. 모든 사람이 당장 필요한 물품을 들여오는 무역업에만 신경 쓸 때, 그는 물자를 원하는 곳까지 가져다줄 ‘수송’에 눈을 돌렸습니다. 책의 감수를 맡은 유재천 전 서강대 사회과학대학장은 “(당시 경영이 어려워 아무도 인수를 원치 않던) 대한항공공사, 대한선주, 인하공대 등을 인수한 조중훈 회장님은 기업의 이윤에 앞서 나라의 부름에 응하는 선공후사(先公後私)를 보여준 기업인”이라며 “가정 형편 때문에 중학교를 중퇴한 뼈아픈 경험에 대한 회한으로 직원들의 자녀가 학비 때문에 공부를 못하는 일이 없도록 세심하게 배려했고, 사재를 쏟아부어 인하대와 항공대를 있게 했다”고 적었습니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으로 사내 대학까지 만들어 대학 교육을 받지 못한 직원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었다고 합니다. 조중훈 회장이 살아 있었다면,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을 지켜보면서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요. 나눔이나 배려, 사회에 대한 기여 등과 같은 ‘가치 있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은 아무나 하지 못합니다. 자신이 직접 어려움을 겪어보았기에

입상만 하면 끝? 아이디어부터 현장까지… 직접 문제 해결에 앞장서다

기업 사회공헌 공모전, 그 후 공모전이 정말 사회문제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더나은미래는 기업 사회공헌 공모전 기획 기사(7월 22일자 D1면)에 언급된 주요 기업들의 공모전 히스토리를 후속 취재해봤다. 편집자 주 지난달 28일, 삼성전자의 사회 혁신 공모전 ‘투모로우 솔루션(Tomorrow Solutions)’ 시상식이 열렸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이한 이 공모전은 교육, 건강·의료, 환경, 지역사회 4개 주제별로 전 국민 대상 사회공헌 아이디어를 응모하는 행사다. 1500건이 넘는 응모작 중 대상(아이디어 부문)을 수상한 팀은 사회공헌 동아리인 ‘인액터스’ 서울대지부 ‘손길’팀. 장유정(22·서울대 경제학부 2년)씨는 “시각장애인 대상 봉사활동을 하다가 시각장애인분들이 버스 위치를 모르거나, 카드단말기 위치를 못 찾아 버스 탑승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문제에 주목했다”고 했다. 흔히 티머니카드를 대면 “환승입니다”라는 음성멘트가 나오듯이, 시각장애인이 버스정류장의 광고판에 카드를 대면 요금이 결제되는 동시에 “몇 번 버스가 몇 분 후에 도착할 예정입니다”라는 음성이 나온다. 시각장애인이 주요 이동 경로가 사전 등록된 근거리 무선통신(NFC·Near Field Communication)교통카드를 찍으면 이 정보가 서울시 교통정보센터로 자동 전달, 버스 운전기사가 다음 정류장에 시각장애인이 기다리고 있다는 정보를 알 수 있도록 했다. 이들은 버스정류장 모형을 실제로 만들어, 이 같은 솔루션을 시연했다. 삼성전자의 ‘투모로우 솔루션’은 창의적 문제 해결 프로세스(문제 정의-상황 관찰-방향 설정-솔루션 구상-테스트)에 의거해, 단계별로 공모전을 진행한다. 손길팀의 서승환(24·경제학부 3년)씨는 “먼저 장애인 단체, 버스 운전사 등 수혜자 및 관계자를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한 후 가드레일 설치, 전광판 안내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도출해냈고, 멘토링을 받으면서 NFC 기술 등

나눔엽서로 만든 성탄트리 아이들에 사랑을 전하세요

제9회 희망트리 캠페인 “지구촌 아이들을 위해 손을 내밀어 주세요!” 개그맨 유민상씨의 목소리에 사람들이 발길을 멈춘다. 어른 키 두 배만 한 대형 크리스마스트리 앞은 금세 인산인해를 이뤘다. 나들이를 나온 듯 보이는 학생들부터 꼬마 손을 꼭 잡은 엄마들까지 가지각색이다. 이들은 소망을 담은 카드가 대형 트리에 대롱대롱 달리자, 트리 점등식이 이뤄졌다. 5명이 모여 한마음으로 버튼을 눌러야 켜지는 조명. 여러 사람의 손길이 이어질 때 나눔이 완성된다는 의미다. 지난 2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 어드벤처 내 메인무대 앞에서 이뤄진 굿네이버스의 연말 나눔행사 ‘희망트리’ 캠페인 현장이다. 올해로 9년째를 맞는 이 행사는 연말을 맞아 많은 사람이 쉽고 재밌는 방식으로 나눔에 동참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시민들은 국내외 아동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기부에도 참여한다. 기부한 시민들은 ‘희망트리 카드’를 선물로 받는다. 캠페인 현장에서 만난 김연균(남·25·부천시 소사본동)씨는 “다른 사람들이 쓴 카드 메시지를 둘러보며 마음이 따뜻해졌다”며 “누군가를 돕는 게 어렵기만 한 일은 아니란 걸 깨달았다”고 했다. 최희주(여·29·서울시 개포동)씨는 “적은 금액이지만 기부를 하고 응원 메시지를 적어보니, 그동안 소외된 아이들을 잊고 살았던 것이 미안해지더라”고 했다. ‘희망트리’ 캠페인은 롯데월드, 롯데시네마(월드타운·평촌·김포점),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등에서 오는 12월 말까지 이어진다. 박병기 굿네이버스 나눔사업 운영본부장은 “올해 약 2만5000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를 통해 지구촌 빈곤 아동들을 돌아볼 수 있는 따뜻한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허브 농가 주민 웃음 짓게 한 가난한 산간마을 사회적기업

굿네이버스, 네팔에 사회적기업 세우다 코이카와 함께 에이치플랜트 설립 지역에 숨겨진 자원, 소득원으로 발굴 마을 창고 짓고 유통체계 개선 노력도 LG생활건강과 허브 사업 협력 결실 지난 1일, ㈜LG생활건강이 특별한 제품을 선보였다. ‘비욘드 히말라야 세럼인오일<사진>’이라는 화장품이다. 멀리 네팔의 꺼날리(Kar nali)지역, 무구·훔라 마을에서 채취한 네 종류의 허브(herb·약초)가 주원료다. 꺼날리 지역은 해발 7000m까지 치솟은 산악지대로, 신발 하나를 사기 위해 왕복 8일을 걸어야 하는 곳이다. 5가구 중 한 곳만 전기가 들어올 정도로 가난해 네팔의 75개 행정구역 중에서도 최빈곤층으로 분류된다. 그나마 쓸 만한 땅을 찾아 한 가정 먹을 정도의 경작을 하는 게 소득원의 전부인 이 마을이 어떻게 국내 대기업과 거래했을까. 이 어울리지 않는 조합의 연결고리는 바로 지난해 5월 설립된 굿네이버스 네팔 사회적기업인 ‘에이치 플랜트(H plant)’다. ◇민·관·기업이 함께 만든 지렛대, 가난한 산간마을을 일으키다 ‘이 지역은 도대체 무엇으로 먹고살 수 있을까.’ 2010년 꺼날리 지역에서 지역개발 사업을 시작했던 이수형 굿네이버스 네팔 지부 사무장의 고민이었다. 계곡 사이에서 위태로이 사는 주민들은 음식은 물론 옷가지까지 자급자족으로 해결하며 살고 있었다. 훔라 마을에 사는 카라나 에이디(30·Karana Aidi)씨는 “할 수 있는 게 없어 조그만 텃밭에서 감자·밀·보리 등을 키우며 다섯 식구가 살았는데, 험난한 지형 탓에 수확도 들쑥날쑥했다”고 했다. 그러던 와중 ‘지역자원을 개발해 커뮤니티를 먹이자’는 철학에서 찾아낸 것이 바로 ‘허브’였다. 주민들이 산속에서 약초를 캐와 차로 끓여 먹기도 하고, 조금 남으면 내다 팔기도 하는 걸 접하곤 내친김에 허브

[공익 신간 브리핑] 가난한 사람들이 어떻게 자본주의를 구하는가 외

가난한 사람들이 어떻게 자본주의를 구하는가 존 호프 브라이언트 지음, 박종근 옮김, 중앙books, 1만40000원 자선과 정부 지원만이 빈곤을 해결하는 방법일까. 미국의 기업가이자 사회운동가인 존 호프 브라이언트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금융교육’과 ‘기업가 정신’을 통해 스스로 소비와 자본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집을 잃은 노숙자 한 명에게 100만달러를 주면 어떻게 될까. 노숙자는 6개월 안에 파산하고 다시 노숙자로 돌아가지 않을까. 고기를 주는 것이 아니라, 고기잡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저자의 메시지에 불평등한 사회 구조를 바꿀 대안을 찾을 수 있다. 협동조합 비즈니스 전략 장종익 지음, 동하출판사, 2만원 2012년 12월 1일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된 이후 1년 6개월 만에 4000개가 넘는 협동조합이 만들어졌다. 설립된 모든 협동조합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기에 창업만큼 경영이 중요하다. 이 책은 사업자협동조합, 소비자협동조합, 노동자협동조합의 개념과 협동조합 유형별 비즈니스 모델, 성공 사례를 연계해 설명하고 있다. 협동조합에 관한 종합 입문 및 경영원론서다.

단기 성과보다 기업가가 만드는 사회변화에 주목해야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실태 창업률에 급급… 내실 다지는 기간 적어 제대로 된 역할 하려면 2~3년 기간 필요 최근 4년(2011~2014년)간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참여한 1363개 참여팀 중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은 팀은 8개팀으로 0.6%에 불과했다.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된 팀도 123개로 10%에도 못 미쳤다. 육성사업은 지난 4년간 총 33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으며, 올해 사회적기업진흥원 사업비의 41.6%를 차지하는 핵심사업이다(국회 환경노동위 민현주 새누리당 의원실). 육성사업의 한계와 대안은 무엇일까. “분명한 사실은 대부분의 청년은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을 생각이 없다는 겁니다. 우리 회사는 ‘어떤 일을 하고 있습니다’가 중요하지, 우리 회사는 ‘사회적기업입니다’는 말은 전혀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저희가 얼마 전에 페이스북에 ‘예비사회적기업이 됐어요’라고 글을 올렸더니, ‘그동안은 아니었어요?’란 댓글이 많았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사회적기업이란 타이틀 자체가 없어져야 해요. 모든 기업이 사회적기업의 역할을 해야 하니깐요.” (1기 창업팀, 교육 관련 소셜벤처 ‘모티브하우스’ 서동효 대표) 몇몇 기업가는 고용노동부 사회적기업 인증에 집착하는 구조 자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2기 창업팀인 ‘한국갭이어’ 안시준 대표도 “먼저 기존의 ‘사회적기업=착한 기업’이라는 단순한 정의의 틀을 깨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면서 “우리는 ‘갭이어’란 검색어가 얼마나 대중에게 노출됐는지 파악하고, 이를 우리 회사가 창출해내고 있는 사회적 임팩트로 산출하고 있다”고 했다. (‘갭이어’는 학업을 잠시 중단하고 봉사·인턴십·여행 등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설정하는 시간을 말한다.) 취약계층을 고용해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는 J회사는 2010년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지만, 일자리 지원 사업이 끝난 후, 직원은 10명에서 2명으로 줄어들어 여전히 생존이 위태하다. 청년 사회적기업가들은 인증 및 지원 사업의 폐해를 눈으로

연말 선물, 나누면 두 배 되는 공익 상품 어때요

연말 맞이 공익 상품 추천 연말연초를 맞아 고마운 분들에게 줄 선물을 고민하는 이들이 있다면, 공익 상품은 어떨까. 지난달 ‘아름다운가게’와 ‘TNS코리아’가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27.4%가 올해 사회적기업 및 공정무역 제품 등 공익 상품을 구매했다고 답했다. 이는 작년(23.6%)보다 3.8%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공익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는 TV홈쇼핑에도 영향을 미쳤다. GS샵은 지난 9월, 아름다운가게,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과 함께 장애인들이 생산한 제주산 건조 청정나물세트를 선보였고, 10월엔 네팔 공정무역커피 생산자가 국내 최초로 현대홈쇼핑에 출연해 ‘아름다운커피’를 판매했는데 1시간 만에 623세트(2600만원 상당)가 팔렸다. 아름다운가게 김형우 그린사업국장, 공익 쇼핑몰 ‘이로운몰’을 운영하는 ㈜쿠키 씨앤씨 안민재 대표, 공정무역 기업 ㈜페어트레이드코리아 이미영 대표, 더나은미래 기자들이 추천한 연말맞이 공익상품을 소개한다. ◇아름다운가게 김형우 국장 추천, 바이맘의 ‘룸텐트’와 로뎀직업재활센터의 ‘친환경 향초’ 바이맘은 겨울철 에너지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한 상품인 ‘룸텐트(난방텐트)’를 만드는 소셜벤처다. 전기장판만으로 텐트 속을 7~10℃ 더 따뜻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가로 2m, 세로 1.5m의 1~2인용부터 가로·세로 2.1m의 3~4인용까지 다양한 사이즈로 제작된다. 현재 바이맘은 지난해 겨울, 폭설로 피해를 당한 강릉 주민들을 돕기 위한 ‘착한 구매’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소비자가 룸텐트 클래식(11만1900원)을 구매하면, 바이맘이 강릉YWCA를 통해 강릉 지역 독거노인에게 룸텐트를 기부하는 방식이다. (상품 구매 : www.bymom.org) 연말 파티에 친환경 향초를 사용해보는 것은 어떨까. 현재 30명의 지적장애인을 고용하고 있는 사회적기업 ‘로뎀직업재활센터’는 인체에 유해한 파라핀 왁스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천연 콩 왁스(soy

다이어트 했을 뿐인데… 어려운 이웃 돕게 돼서 보람차네

생명보험재단 ‘건강나눔도심걷기’ 팀별 미션·경쟁 통해 체중 감량해… 상위팀 상금은 복지 소외계층 기부 지난달 11일 서울시 서초구 양재노인종합복지관에 어르신 겨울나기를 위한 기부금 825만원이 전달됐다. 이는 소위 ‘땀내 나는 돈’이다. 지난 6월부터 100일 동안 직장인 20팀이 살 빼기 경쟁을 펼쳤는데, 최고점을 받아 수상한 LG전자의 ‘헬스킹’ 팀이 상금의 절반을 쾌척한 것. 지난달 27일, 어린이 겨울 운동용품 구입을 위해 서울시지역아동센터협의회에 기부된 365만원, 이튿날 국제구호단체 기아대책을 후원한 76만원 역시 같은 성격이다. 모두 직장인 건강증진 사업 ‘건강나눔도심걷기’ 상금으로부터 나왔다. ‘헬스킹’ 팀의 이호진 과장(LG전자·CTO연구지원실)은 “고도비만으로부터 고생하던 몸을 바꿔보겠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뛰었는데, 그 열정이 주변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더 뜻깊다”고 말했다. ◇백해무익(百害無益)의 몹쓸 병, 세계는 지금 ‘비만’과의 전쟁 중 전 세계 비만 추정 인구는 약 21억 명. 3명 중 한 명이 ‘과체중’인 셈이다. 강재헌 인제대 서울백병원 비만센터 교수는 “비만은 당뇨병, 고혈압, 심장병, 혈관계 질환 등 다양한 병의 근원”이라며 “이로 인해 환자 본인과 가족이 노동력을 잃고, 경제적 부담은 쌓이면서 갖가지 사회적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20일, 글로벌 컨설팅회사 맥킨지는 “비만으로 인해 전 세계가 지출해야 하는 비용이 연간 2조달러(약 2221조원)”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이는 전쟁의 여파와 맞먹는 수준이다. 미국은 한 해 평균 비만 관련 의료비로만 약 20조원을 쏟아 붓는다. 우리나라에선 10여 년 전부터 각 자치구 보건소 등에서 건강증진 사업을 펼치며 비만 예방에 힘써 왔지만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김창보 서울시 복지건강실

“아프면 병원 가는 것처럼 부모 마음도 치료받아야”

부산 부모교육센터 ‘공감과성장’ 부산 동래구 온천동 한 주택가 골목. 빼곡히 들어선 다세대주택 사이로 널찍한 마당이 눈에 들어왔다. 미끄럼틀과 시소가 있는 놀이터, 나무와 연못으로 둘러싸인 잔디마당 옆 빨간 지붕. 그곳 카페에는 삼삼오오 엄마들이 모여앉아 있었다. 카페와 연결된 4층짜리 공간 곳곳에는 영화관·상담실·놀이실 등이 있었다. 언뜻 보면 평범한 동네 카페 같은 이곳은 부모 교육, 아동 상담 및 프로그램 등을 전담하는 부모 교육 전문기업 ‘공감과성장’. 이 공간을 만든 양아영(36) 센터장과 김경미(41) 실장은 모두 부산종합사회복지관과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사회복지사들이다. “현장에서 마음이 아픈 아이들을 만나보면, 그 뒤에는 결국 마음이 더 아픈 부모들이 있었어요. 아이 100명 만나는 것보다, 부모 한두 명이 변화하는 게 가족과 아동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훨씬 크더라고요. 그런데 현장의 부모교육은 대부분 ‘진학’이나 ‘양육 스킬’에 초점이 맞춰져 있더라고요. 부모 마음을 위로해주고 부모와 가족의 성장을 돕는 교육을 제대로 해보고 싶었어요. 뜻에 공감하는 분들을 만나 무작정 시작하게 됐습니다.”(양아영 센터장) ‘아프면 동네 병원을 찾듯, 가족이 어려움을 겪을 때, 쉽게 찾는 공간을 만들면 어떨까.’ 머리로만 그리던 ‘부모와 아이를 위한 복합공간’이 후원자를 만나 구체화됐다. 부산의 중소기업 경성산업 신윤은 대표가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겠노라’ 선뜻 나섰기 때문이다. “부모의 성장을 돕는 ‘자람부모학교’ ‘부모교육이나 부부상담 프로그램, ‘사춘기성장 프로그램’이나, 초·중생을 위한 ‘아이 성장 프로그램’ 등 가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어요. 꼭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언제든 편하게 와서 차도 마시고 즐겁게 놀면서, 엄마와 아빠, 아이 모두가

좋은 부모 되는 방법, 어디서 배울 수 있을까요? [

[더나은미래·이지웰가족복지재단 공동기획] ‘대한민국 부모 교육이 부족하다’ 기술처럼 배우는 심리상담·대화법 등 불안감 커지는 부작용 낳을 수도 “美 패밀리석세스센터같이 방문 쉽고 가족 회복 도와주는 공간 많아져야”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아이에 대한 ‘솔루션’ 찾기에 급급했어요. 그런데 좋아지는 건 잠깐뿐이고 보면 볼수록 마음이 답답하더라고요. 현실에선 아이가 책처럼 크는 것도 아니니까요. 제가 점점 부족하고 못난 부모같이 느껴졌어요.” 여섯 살 아들을 둔 신지혜(35·부천시 원미구)씨는 “EBS나 SBS 다큐멘터리, 교양 프로그램 등 아동 양육이나 부모 교육에 관한 프로그램이라면 빼놓지 않고 챙겨봤다”고 했다. 책장 한 면엔 아이 교육에 관련한 책으로 가득 채워졌다. 아이를 낳기 전, 교육 콘텐츠 관련 회사에서 일했던 까닭에 아이 교육에 유달리 관심이 많기도 했지만, 처음 하는 엄마 역할을 잘 해내고 싶은 욕심도 컸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스스로 “부족하고 못난 부모가 된 느낌이었다”고 했다. 김정숙(40)씨 역시 무수한 부모 교육을 찾아다녔다. 그러나 늘 답답했다. 서울 신도림 ‘디큐브 아카데미’에서 교육 강좌 전반을 관리하는 일을 하는 워킹맘 김씨는 “회사에서 일할 때면 하는 대로 마음이 미안하고, 집에서 아이와 시간을 보낼 때에도 죄책감에 시달렸다”고 했다. “창의적으로 키우려면 이렇게 해야 하고, 이렇게 해야 좋은 학교에 갈 수 있고…. 주말에 짬이라도 나면 어디 책에서 보고 밑줄 쳐놨던 것처럼, 숲이 있는 도서관 같은 데 아이를 데려가기도 했는 데, 정작 아이는 시큰둥해했어요. 그럼 또 ‘아니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데’ 싶기도 하고, 또 ‘일하는 내가 죄인이지’ 싶고 그래서

가장 낮은 이들과 함께한… 빨간 냄비 100억의 기적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에서 나눔까지 작년 모금액 97억… 해마다 증가해 위기가정 사업·청소년 복지 등에 후원 세월호 등 긴급구호 지원에도 쓰여 구세군 복지시설서 성장한 은행 지점장 취업 멘토·일대일 결연해 적극 후원 “모두가 외면할 때, 저를 받아준 곳은 한 곳뿐이었습니다.” 신선희(31)씨가 5년 전 겨울을 떠올리며 말했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갑작스레 임신을 한 그녀에겐 갈 곳도, 의지할 곳도 없었다. 부모로부터 쫓겨난 후 미혼모 시설을 찾아 돌아다녔지만, 만삭인 그녀를 받아주는 곳은 없었다. 다짜고짜 입양을 권유하거나, ‘너무 늦게 왔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신씨가 마지막 희망을 걸고 전화를 한 곳은 구세군 미혼모 시설인 ‘두리홈’. “예정일이 임박했는데 갈 곳이 없다고 하자, 두리홈에선 아무것도 묻지 않고 ‘빨리 여기로 오세요’라고 말했어요. 머뭇거리며 두리홈 입구를 서성거리는데, ‘찾아오기 힘들지 않았느냐’며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눈물이 왈칵 났습니다.” 아들을 낳아 기르는 동안 신씨는 사회의 편견과 싸워야 했다. 중국에서 의학을 공부해 전문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데도, 면접을 볼 때마다 ‘미혼모 꼬리표’를 붙이며 불합격 통보를 했다. 어렵사리 병원에 취업했지만, 아픈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어 금방 그만둬야 했다.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어렵게 생계를 유지하던 그녀를 받아준 곳 역시 두리홈이었다. 딱한 사정을 접한 두리홈에서 신씨를 후원자개발팀 인턴으로 채용한 것. “넉넉한 형편이 아닌데도 물품을 후원하고 기부하는 분들을 보면서, 앞으로 더 많이 나누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여섯 살배기 아들도 구세군 자선냄비가 보이면 그냥 지나치질 못해요. ‘종이돈’ 달라고 하면서 꼬박꼬박 기부합니다. 저와 제 아들이 이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