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 끝내고, 불평등 없애자…17가지 목표에 세계가 주목한다

국제개발협력의 과거와 현재, 미래 표면적 목표에 그쳤던 ‘MDGs’ 이후…지속가능발전목표 ‘SDGs’새로 채택불평등 해소로 근본적 빈곤 해결에 집중 모든 주체가 책임지고 참여해야 지난 15년간 이행돼온 MDGs(새천년개발목표)가 올해 종료되면서, 9월 유엔정상회의에서 ‘SDGs(지속가능개발목표)’가 채택됐다. SDGs는 국제개발협력의 새로운 ‘키(Key)’가 될 수 있을까. 조선일보 ‘더나은미래’는 지난 2일 김선 굿네이버스 국제개발본부장, 박동철 굿네이버스 몽골지부장, 백순집 굿네이버스 르완다지부장, 성하은 굿네이버스 제네바국제협력사무소 대표, 허남운 굿네이버스 탄자니아지부장(이상 ‘가나다’순) 5인을 만나 국제개발협력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물었다. ◇MDGs의 ‘단순 빈곤 감소’ 넘어…SDGs로 ‘근본적 불평등 해결’에 집중 김선 굿네이버스 국제개발본부장은 “SDGs는 표면적 목표 설정에 그친 MDGs와 다르게 빈곤의 원인에 집중했다”면서 “특히 국가 간 불평등뿐만 아니라 국가 내 불평등, 즉 소외된 여성과 어린이의 문제에 눈감고서는 진정한 의미의 개발이 불가능하다는 이해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2000년 유엔 새천년정상회의에서 채택된 MDGs는 ‘절대 빈곤 및 기아 퇴치’ ‘보편적 초등교육 실현’ 등 8개 의제를 제시했다. MDGs는 국제사회가 추구해야 할 공통의 목표를 던지고, 이들을 한 방향으로 나가게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괄목할 만한 성과도 있었다. 지난 7월 유엔이 발표한 ‘2015 MDGs 보고서’에 따르면 하루 1.25달러(약 1420원) 미만으로 살아가는 빈곤 인구는 1990년 45%에서 2015년 14%로 감소했다. 영양실조 인구도 23%에서 13%로 줄었다. 그러나 MDGs는 표면적 사회변화에 초점을 맞췄을 뿐, 불평등 해소를 통한 근본적 가난 해결에 접근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취약 계층을 충분히 수용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실제 경제 발전이 집중적으로 이뤄진 동남아시아와

세계 빈곤 퇴치 위한 유엔 포럼 현장, 韓 기업은 한 곳도 참석 안해

SDGs 모르는 한국 기업들 지난 9월 26일, 뉴욕에서 열린 ‘유엔민간부문포럼(Private Sector Forum)’ 현장. 글로벌 기업 36곳의 CEO들이 차례로 연단에 섰습니다. 전날 제70차 유엔총회에서 선언된 지속가능발전목표(이하 SDGs)를 위해 각 기업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구체적인 이행 공약을 발표하는 자리였습니다. SDGs는 2030년까지 모든 형태의 빈곤을 퇴치하기 위해 전 세계 정부·기업·시민사회 등 이해 관계자들이 합의한 17가지 핵심 목표입니다. 독일 메르켈 총리, 폴 폴만 유니레버 회장 등 전 세계 정부 및 기업 지도자 3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글로벌 기업들은 발 빠르게 참여했습니다. 마크 저커버크 페이스북 CEO는 “전 세계를 연결하는 것은 우리 세대의 가장 근본 과제 중 하나이며, 10명이 인터넷에 연결될 때마다 한 명씩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서 유엔 난민캠프에 인터넷이 연결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영국 제약회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최빈국 내 보건의료 시설을 지원하고 2020년까지 2억명에게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했고, 이탈리아 최대 전력회사인 에넬(ENEL)은 “지속가능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재생 가능한 성장에 2019년까지 88억유로를 투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 밖에도 케냐 통신회사 사파리콤(Safaricom), 일본 화학회사 스미토모 케미컬(Sumitomo Chemical), 영국 대표 보험사인 아비바(AVIVA), 레고 등 36개 글로벌 기업이 SDGs의 세부 목표에 맞는 이행 공약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한국 기업은 단 한 곳도 포럼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반기문 사무총장이 기업의 책임을 논의하고자 2008년부터 매년 진행한 유엔 민간 부문 포럼에도 한국 기업은 모습을 보인 적이 없다고 합니다. 임홍재 유엔글로벌콤팩트한국협회 사무총장은 “국제 이슈에 동참하는

편리한 독서대, 앉아서 책 읽는 방… 점자책 많이 읽고 큰 사람 될게요

하트하트재단, 시각장애아동 위한 학교 도서관 새단장 프로젝트 보조공학기·의료비 지원 한계 느껴… “아이들 역량 계발할 환경 만들어주자” 시각장애학교 대상 도서관 건립 시작… 북콘서트 등 책 즐길 방법 알리기도 “우와~ 앉아서 책 읽을 수 있는 방이네! 바닥이 엄청 폭신폭신해요.”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보조 받침대가 생겼어요. 이제는 책 읽을 때 목이랑 허리가 안 아플 것 같아요!” 손으로 벽을 짚고 한 발씩 내디딜 때마다 아이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선생님 목소리를 따라 손끝으로 공간을 구석구석 탐색하길 30여분. 호기심 가득한 아이들 얼굴이 발그레 상기됐다. 이곳은 지난 7일 서울 성북구 한빛맹학교에 새로 생긴 도서관이다. 점역(글자를 점자로 고침)과 녹음 공간으로 같이 사용하느라 좁고 답답했던 공간이 탁 트인 ‘책 놀이터’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어두컴컴하던 조명은 환해졌고, 지저분하던 갈색 책상은 널찍한 사각 책상으로, 낡은 독서확대기는 탁상용 새것으로 바뀌었다. 한빛맹학교 관계자는 “점자 책은 일반 책에 비해 두께가 두껍고 길어서 일반 서가에 점자 책을 꽂기엔 어려움이 많았는데, 이번에 점자 책 규격에 맞는 서가로 변경했다”며 “새로 갖춘 독서확대기는 아이들 눈 상태에 맞춰 글자 크기와 색깔 등을 조절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뿐 아니다. 저시력 아이들의 경우 책을 가까이서 보느라 웅크린 채 눈에 책을 붙이다시피 해야 했다. 하지만 각도 조절 보조책상이 4개나 마련돼 이런 걱정을 덜었다. 아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건 ‘좌식 공간’. 맹학교의 특성상 통학에 동행하는 엄마들이 많은데, 이들에게도 편안한 독서 공간이 생긴 것이다.

장애 예술인, 작품 발표 한마당… 활동 저변 확대

제 1회 장애 예술인 직업박람회 현장 가위를 든 손이 바삐 움직였다. 하나, 둘, 셋…. 다섯쯤 셌을까. “슥삭슥삭.” 보라색 사다리꼴 모양의 색종이를 덧대니, 호빵맨에게 망토가 생겼다. 도면도 없다. 감(感)에 의존할 뿐이다. 박스나 두꺼운 재활용 종이를 이용해 인형을 만들어내는 이는 종이 공예 아티스트인 박태현(22)씨. 박씨는 자폐성장애를 가진 장애예술인이다. 여덟살 딸아이와 함께 박씨의 작품을 본 남수진(여·36)씨는 “수준급 작품을 보고 놀랐다”면서 “나도 모르게 생겼던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깨졌다”고 했다. 지난 8일, 혜화역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린 ‘제1회 장애예술인 직업박람회’ 현장. 이 행사는 ㈔복지네트워크협의회 유어웨이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장애예술인의 예술 활동 확대를 위해 마련한 자리다. 장애예술인의 대중과의 접점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장애인문화예술 실태조사'(2012)에 따르면 장애예술인의 약 82%가 ‘창작 작품에 대한 발표 기회가 충분하지 않다’고 답했다. 이날 전시존에서는 하트체임버오케스트라(시각장애)의 악기 사용법 교습, 일러스트 작가인 강주혜(뇌병변 1급)씨의 펜드로잉 체험 등 다양한 체험이 진행됐다. 강주혜(36)씨는 “내 그림의 감성을 대중들과 공유하고 싶어 참여했다”고 의미를 밝혔다. 이날 강씨의 그림 한 점도 판매됐다. 10여년 전 교통사고로 뇌병변과 시각장애를 얻은 강씨, 그녀는 재활로 시작한 펜드로잉으로 일러스트 작가로까지 데뷔한 인물이다. 이 외에도 하트체임버오케스트라, 장애인 합창단 ‘여주와 희망’ 공연 등 다양한 장애예술인들의 활동을 선보이는 시간도 마련됐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유어웨이 나솔인 이사장은 “직업박람회를 통해 장애예술인들의 다양한 활동을 소개하면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기업과 학계, 정부와의 연계를 통해’직업인’으로서의 삶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혁신기술 무상전수 빵빵한 ‘상생’

[SPC그룹, 사회공헌 70년 스토리] ‘상미당’ 때 무연탄 가마·호빵 개발… 연료비 절감·비수기 판매난 해결 1980년대엔 반죽 급속냉동 시스템 자격증 없이도 빵집 운영 가능하게 IMF 퇴직자 먹고살 길 만들어내 2000년대 들어선 우리 농산물 활용 농가와 상생… 공유가치 창출 실천 알바생에 장학사업·취업기회까지 1945년, 황해도 옹진. ‘상미당(賞美堂)’이라는 작은 빵집이 문을 열었다. 이름하여 ‘맛있는 것을 주는 집’. 열네 살 때부터 옹진의 한 제과점 점원으로 일했던 가난한 청년이 10년간 배운 기술을 바탕으로 연 빵집이었다. 당시 옹진에는 미군이 주둔해 설탕, 버터 등을 쉽게 구할 수 있었다. ‘상미당’에서는 이 재료에 엿을 혼합해 빵과 과자를 만들어 인근 시장에 팔았다. 70년 후 이 동네빵집은 하루에 1000만개의 빵을 만들어내는 제빵전문기업 SPC그룹으로 성장한다. 삼립식품,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등의 브랜드로 유명한 SPC그룹은 전국 60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연 매출 4조원이 넘는 국내 최대 제과제빵 전문기업이다. 강산이 일곱 번 변할 세월 동안, 이 기업을 성장시킨 철학은 무엇일까. ◇기술 혁신해 무상 전수… 70년 된 장수 기업의 ‘공유’ 정신 해방 직후, 제과업계는 그야말로 전쟁터였다. 미군 주둔과 함께 제과업체는 인기를 끌었다. 태극당, 고려당, 뉴욕제과 등의 빵집도 비슷한 시기에 문을 열었다. 1948년 서울 을지로로 자리를 옮긴 ‘상미당’도 10곳이 넘는 업체와의 경쟁을 피할 수 없었다. 무언가 획기적인 방법이 필요했다. 빵의 원가 구성은 원료비, 인건비, 연료비. 결국 관건은 연료비 절감에 있었다. 당시 ‘상미당’의 사장이었던 SPC 창업주 고(故) 허창성 명예회장은 호떡을 굽는

좋아요 받는 방법, 한 수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페이스북’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비영리단체 각 단체 대표할 만한 콘셉트 설정하고 시각화·재미 요소로 공감 이끌어 낼 수 있어 올해 2분기 기준 월 활동 사용자 14억9000만명. 페이스북은 대중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비영리단체의 소중한 창구다. 2015년 상반기에 가장 ‘핫’했던 비영리단체 페이스북은 어디일까. 조선일보 ‘더나은미래’는 디지털 마케팅기업 유엑스코리아와 함께 2015년 1월부터 9월까지 상위 10대 비영리단체(NPO)의 페이스북을 비교·분석했다. 페이스북 페이지 분석 서비스 빅풋(http://bigfoot9.com)을 통해 이뤄진 이번 분석에서, ▲굿네이버스 ▲세이브더칠드런 ▲월드비전 ▲국경없는의사회 ▲해비타트 ▲유니세프 ▲기아대책 ▲헌혈(대한적십자사혈액관리본부) ▲책읽는지하철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등이 좋아요(팬) 수에서 10위 안에 들었다.(※캠페인 페이지, 미등록 단체, 기업 관련 재단은 대상에서 제외했으며 유니세프 한국위원회(4월 30일부터), 책읽는지하철(5월 21일부터), 초록우산어린이재단(6월 9일부터)은 데이터 집계 시작일이 타 단체보다 늦었다.) ◇헌혈, 캐릭터로 소통 늘려… 월드비전, 사진 콘텐츠 ‘좋아요’ 굿네이버스는 페이스북 페이지의 영향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팬 수 부문에서 압도적인 1위(23만7507명)를 차지했다. 굿네이버스의 월평균 게시물 건수는 37.89건으로, 시기에 맞는 콘텐츠를 빠르고 적절하게 생산하는 게 특징이다.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참사 1주기에 굿네이버스는 가장 빠르게 추모 콘텐츠를 게재해 반응을 끌었다. 공익에 아직 관심이 없는 페이스북 사용자가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연성 콘텐츠를 많이 올리는 것도 눈에 띈다. 굿네이버스 댓글 상위 1~5위 게시물은 낱말찾기, 한글 초성을 활용한 댓글놀이 등 흥미를 자극하면서도 기부, 봉사, 공유 등의 키워드를 암시하는 콘텐츠다. 노재옥 굿네이버스 홍보팀 과장은 “포털사이트 인기 검색어, 캘린더 이슈도 굿네이버스 활동과 접목해 콘텐츠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고

23%→33% 기업-NPO 파트너십 늘고, 문화예술·환경… 활동 영역 더 넓어졌다

기빙코리아 2015, 기업 사회공헌 10년 분석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 꾸준히 줄어 사회공헌 전담 인력·자원봉사 감소세 상장·비상장, 대기업·中企 간 격차는 줄어 국내 다국적기업, 평균 2억4000만원 기부 9억5000만원 낸 獨, 국내 다국적기업 중 1위 지난 10년간 기업의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이 꾸준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름다운재단 ‘기빙인덱스 2015’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은 2005년 0.13%에서 2014년 0.09%로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은 중견기업이 대기업을 앞지른 것으로 분석됐다. 상장기업 중 100위 이내 기업의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이 2011년 2.04%에서 2014년 1.95%로 감소한 반면, 101위 이상 기업은 2011년 1.75%에서 2014년 2.14%로 증가세를 보였기 때문. 이는 2023개 상장기업과 2만3138개 비상장기업의 기부금 항목을 분석한 결과다. 최혜지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상장기업과 100위 이내 기업의 기부금은 매출액 및 영업이익의 영향을 받지만, 비상장기업과 101위 이상 기업은 상대적으로 독립적·탄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사회공헌 참여율 ‘V자형’… 자원봉사 참여율·전담 인력 감소 한국 기업의 사회공헌 참여율은 지난 10년간 ‘V자형’ 곡선을 그렸다. 매출액 2000위 기업 중에서 유형별(상장·비상장) 400곳을 표본 추출해 사회공헌 흐름을 분석한 ‘기빙인덱스 2015’에 따르면, 2004년 90.1%였던 사회공헌 참여율은 2008년 62.6%로 급락했다가 2014년 89.3%로 회복세를 보였다. 상장, 비상장 기업 간 격차가 줄어든 점도 눈에 띄는 변화였다. 2008년 상장·비상장 기업 간 사회공헌 참여율 격차는 15.3%에서 2014년 0.4%로 크게 줄었다. 한동우 강남대 사회복지대학원 교수는 “2008년 사회공헌 참여율이 저조한 것은 2008년 세계

[박란희의 작은 이야기] 경쟁의 그늘

대학생 기자단을 멘토링할 때마다 복잡한 마음이 듭니다. 소위 ‘스카이(SKY)’라 불리는 명문대생들이 언론사 입사라는 치열한 바늘구멍 뚫기 경쟁을 하면서 고민하는데, 해줄 말이 별로 없습니다. “요즘 신문사는 예전 같지 않아. 온라인으로 매체의 주도권이 옮겨간 지 오래야.” 열망이 가득한,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앞에 두고 이렇게 말하기가 좀 그렇습니다. 편집장이 아닌, 학부모로서 이들을 보면 더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아니, 명문대에 들어가려고 초등학교 2~3학년 때부터 미친 듯이 학원 다니면서 공부하는 아이들이 목적지에 안착하기가 이렇게 힘들단 말인가. 그럼 우리 애는 공부시키지 말아야 하나. 아니야. 공부해도 이렇게 힘들다면, 공부 안 하면 더 힘들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이 절로 듭니다. ‘헬조선’이라는 말이 그냥 나오지는 않았겠지요. 이런 패배적인 생각은 경쟁에 뒤처진 일부의 불평불만에 불과하다고 하기엔, 요즘 상황이 매우 심각해 보입니다. 어떤 분은 그러더군요. “우리 사회의 온도가 무척 차가워진 것 같아요. 예전에 비하면 확실히.” 이분은 심지어 대안학교에서도 왕따와 같은 현상이 있다고 했습니다. 사람이 소속감과 안정을 느끼는 공동체가 점점 없어지는 것도 분명해 보입니다. 가정이라는 마지막 보루조차 많이 깨지고 있으니까요. 변변한 자원 하나 없던 우리나라가 이렇게 성장해온 건 분명 치열한 ‘경쟁’의 힘이 뒷받침되었을 겁니다. 무슨 제품이든 누군가 새로운 걸 만들어 히트시키기만 하면, 1등 프리미엄을 몇 달 누리기도 전에 금방 뒤쫓아온 2~3등이 오히려 더 잘나가는 현상이 비일비재하니까요. 하지만 이제 경쟁은 우리에게 그늘을 많이 주는 것 같습니다. 경쟁이라는 패러다임을 넘어서는 그 무엇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64명 엄마, 다시 일터로… 주부고객에 센스쟁이로 통해

스타벅스 ‘리턴맘 재고용 프로그램’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면접을 보러 갔는데 첫 질문이 ‘아이가 아프면 봐 줄 사람은 있느냐’였어요. 솔직하게 ‘없다’고 했더니 ‘그럼 애 다 키워놓고 오세요’라고 하더군요. 밤새워 준비해 간 이력서는 펼쳐보지도 못했죠. 집에 돌아와 펑펑 울었습니다. 이 땅에서 아이를 낳고 살아가는 동안 내가 갈 수 있는 곳은 아무 데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김정미(35)씨는 2000년 스타벅스에 입사해 점장까지 지냈지만 7년 만에 정든 직장을 떠나야 했다. 결혼 후 아이 3명을 키우며 회사 일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아이가 좀 자란 후 다시 사회생활을 시작하려 했지만 ‘경력 단절 여성’에게 보내는 세상의 시선은 차갑기만 했다. 좌절해 있던 김씨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2013년 시작된 스타벅스의 ‘리턴맘 재고용 프로그램’이다. 육아를 위해 퇴사한 스타벅스 점장·부점장 출신 여성 인력에게 재취업 기회를 제공하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김씨는 집과 가까운 스타벅스 김포장기점의 부점장으로 재입사했다. 김씨뿐만이 아니다. 첫해 18명의 바리스타를 시작으로 올해 5월까지 총 64명의 엄마가 스타벅스에서 다시 일자리를 찾았다. 리턴맘 재고용 프로그램의 가장 큰 장점은 일·가정 양립을 위해 하루 4시간만 근무하는 시간 선택 근로제도를 도입했다는 점이다. 리턴맘이 원할 경우 일반 근무로 바꿀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말뿐인 제도가 되지 않도록 본사에서 각 매장에 리턴맘들의 과도한 초과근무를 막는 가이드라인도 제시하고 있다. 리턴맘이 회사로 돌아오자 달라진 게 많다. 주부 고객이 60% 이상인 김포기장점에서 김씨는 가장 친절한 점원 중 하나로 소문이 나 있다. 유모차를

이랜드·인천공항公·신보기금의 미션은? 질문 세례

‘2015 사회공헌 프로그램 공모전’ 설명회 대학생·단체 120여명 북적북적… 기관 특성 연계 아이디어가 좋아 기업 외 개인적 프로그램도 OK, 이달 30일까지 홈페이지서 접수 “사회공헌 성과 측정을 어떻게 하시나요? 성과 측정 툴도 공모전 사업 계획서에 반영되면 좋을까요?” 지난 2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 제1대회의실에서 열린 ‘2015 사회공헌 프로그램 공모전’ 설명회 현장. 기업별 사회공헌 공모 주제가 발표되자, 질문 세례가 이어졌다. ‘2015 사회공헌 프로그램 공모전’은 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사회공헌 문화 확산을 위해 보건복지부의 후원으로 마련한 국민 참여형 공모전이다. 이랜드·인천국제공항공사·신용보증기금 등 세 기업의 미션·가치·사업 전략에 부합하는 맞춤형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공개 모집, 선정된 기획안을 시상한다. 이날 설명회에는 사회공헌에 관심이 많은 대학생 및 단체 120여명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최근 대구로 이전한 신용보증기금은 지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제안해줄 것을 요청했다. 남궁주현 신용보증기금 대리는 “대구에 있는 공공기관들과 1년에 두 번씩 협의체를 구성해 사회공헌을 함께 진행하고 있는데, 우리 기관의 특성을 잘 살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공모한다”면서 “단발성, 이벤트성 프로그램은 지양해달라”고 말했다. 이랜드는 그룹 계열사인 한강유람선 ‘이랜드크루즈’, 호텔&리조트 ‘이랜드파크’, 외식사업부 ‘자연별곡’ ‘애슐리’와 연계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발굴한다. 정기혁 이랜드복지재단 팀장은 “이랜드그룹 브랜드가 가진 인프라를 최대한 이용하면서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사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배수진 인천국제공항공사 과장은 “공항 시설만 활용하거나 인천 지역에 집중된 사업보다는 전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대표 사회공헌 프로그램 아이디어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기업 3곳 외에도 개인의 직업

[공익 뉴스 브리핑] 서울시 화장실 지도 만들기 봉사자 모집 외

서울시 화장실 지도 만들기 봉사자 모집 (사)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와 (사)커뮤니티 매핑센터가 ‘서울시 화장실 지도 만들기’ 캠페인에 함께할 서포터스를 모집한다. 한국다케다제약이 후원하는 이번 캠페인은 시민들이 직접 화장실을 찾고 관련 정보를 수집해 온라인 및 모바일 화장실 지도를 만드는 활동이다. 10월 17일(토) 광화문을 시작으로 11월까지 홍대, 삼성, 이태원에서 진행된다. 오는 14일까지 커뮤니티 매핑센터 홈페이지(http://www.cmckorea.org)에서 온라인 신청 가능하다. 문의 (02)389-7560 ‘청계천 업사이클 페스티벌 류(流)’ 청계천 복원 10주년을 맞아 폐자원을 예술품으로 재탄생시킨 문화 예술 페스티벌이 10월 9일부터 18일까지 열린다. ‘예술이 흐르는 거리, 시간이 흐르다’라는 콘셉트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예술 공유 서비스 기업 위누와 서울시, 서울시설공단이 함께 마련했다. 예술가들의 손을 거쳐 작품으로 탄생한 폐자원들이 청계광장에서 삼일교까지 가득 메울 예정이다. 시민 500여명과 예술가들이 청계천 복원 10주년을 기념해, 청계천 다리에 자신만의 메시지를 적고 직접 꾸며보는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문의 (02)782- 0514 학교 치유송 ‘교문에서’ 발표 국내 모험상담가 1호, 유니세프 아동권리 자문위원 등 따라붙는 수식이 많지만 ‘노래하는 교장’으로 제일 유명한 방승호 교장(아현산업정보학교)이 네 번째 학교 치유송을 발표했다. ‘교문에서’는 지각했다는 사실에 주눅이 들어 고개를 숙이고 들어오는 아이들에게 “괜찮아 얼른 교실에 들어가렴”이라며 학생들을 위하는 마음을 담은 노래다. 방승호 교장이 작사를, 아현산업정보학교 교사이자 기타리스트인 배우리 교사가 기타과 작곡을 담당했다. 만들어진 곡은 아현정보학교 실용음악과 학생 100여명의 목소리로 완성됐다. 방승호 교장은 “앞으로도 상담과 노래가 함께하는 일을 병행하며 즐거운 학교를 만들고 아이들에게 꿈과 위로가 되는 노래를 부르겠다”고

생명의 ‘빛’ 선물 받은 아이들

어둠 밝히는 따뜻한 움직임 개도국서 흔히 발생하는 ‘트라코마’… 안질환 중 失明 주원인으로 손꼽혀 하트하트재단, 실명예방사업으로 필리핀 등 현지 의료인 3500명 교육 주민 약 12만명에게 안과 서비스 “걷지 못하는 지금도 불편하고 힘든데 눈까지 멀어질까 봐 무서웠어요. 희망을 보는 눈을 선물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열다섯 살 사이디의 목소리에 힘이 넘쳤다. 탄자니아 남쪽 음트와라의 지와니 지역에 사는 사이디는 선천적으로 다리를 펴지 못한다. 다리를 질질 끌고, 팔로 기어서 매일 학교에 다닌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그렇게 1시간을 가야 학교에 도착한다. 어느 날, 사이디의 눈에 자꾸 눈물이 고이고 가려운 증세가 나타났다. ‘트라코마’라는 병이라고 했다. 눈꺼풀 내부 표면을 거칠게 만드는 전염성 안질환인데, 위생이 열악한 개발도상국에서 흔히 발생한다. 사이디가 살고 있는 탄자니아는 세계에서 트라코마 유병률이 높은 국가 중 하나다. 영영 시력을 잃을까 두려워하던 사이디에게 도움의 손길이 나타났다. 트라코마 치료 수술을 해준 하트하트재단이었다. 20여 분 동안 이뤄지는 간단한 수술이지만, 이 지역에서 그것은 ‘기적’과도 같은 수술이다. 사이디는 다시 꿈꿀 수 있는 ‘눈’을 갖게 됐고, 더이상 기어다니지 않도록 휠체어를 선물 받았다. 이은정 하트하트재단 탄자니아 지부장은 “트라코마는 전 세계적으로 실명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지만, 손 씻기와 간단한 수술로 치료와 예방이 가능하다”며 “사이디와 같이 실명 위험에 놓이는 아이들이 없도록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했다. ◇실명은 예방할 수 있다! 어둠을 밝히는 따뜻한 움직임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시력이 손상된 인구는 전 세계 2억8500만명에 달한다. 이 중 90%가 개발도상국에 산다. 아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