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그 후] ‘도서관’으로 케냐 아이들의 꿈을 짓다

“어떻게 놀아야 하는지도 몰랐어요. 그냥 돌을 던질 뿐이었죠.”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서 차로 8시간을 달려 도착한 마을 카바넷. 그 곳 아이들은 버스 한 대 겨우 지나갈만한 좁은 거리에서 돌을 던지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노래를 부르거나 그림을 그리는 아이는 없었습니다. 수많은 아이들의 있었지만 꿈은 ‘농부’ 또는 ‘택시기사’로 한결 같았습니다. 아이들이 만난 세상의 유일한 직업이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공부를 지속한다는 것은 늘 꿈같은 일이었습니다. 미래를 꿈꾸지 못하는 카바넷 아이들을 위해 월드투게더는 마을 도서관을 짓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2013년 8월, 드디어 ‘윙윙도서관’이 개관했습니다. 개관식에 마을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모였는지 도서관 안으로 미처 다 들어가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아이들이 공부하며 꿈을 키울 수 있는 도서관이 생겼지만 한 가지가 부족했습니다. 바로 도서관을 가득 채울 책입니다. 아이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기 위해 월드투게더는 네이버 해피빈을 통해 모금을 시작했습니다. 목표금액은 600만원. 모금함을 연지 3개월 만에 1800여명의 네티즌이 자신의 콩을 기부해주었습니다. ‘우리 집에 잠들어있는 책을 필요한 아이들에게 주고 싶어요.’ ‘더 많이 나누지 못해 미안해!’ 아이들을 향해 따뜻한 응원의 댓글도 이어졌습니다. 이렇게 해서 모인 697만원으로 윙윙도서관에는 백과사전, 동화책, 고등학교 진학시험 준비를 위한 문제집 등 300여권의 책이 구비됐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방과 후 교실에 쓰일 물감과 악기도 마련됐습니다. 지구 반대편에서 날아온 ‘콩의 기적’ 덕분에 카바넷 아이들은 더 이상 돌을 던지며 하루를 보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카바넷 아이들이 책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아세요? 얼마 전 독서왕

[기부 그 후] 생명을 살리는 ‘음악’을 전합니다

‘반짝반짝 작은 별 아름답게 비치네’ 지난해 4월 말, 서울 시립어린이병원의 ‘보호자 없는 병실’. 부모들이 키우길 포기한 중증 장애 아동들이 치료받는 이곳에서, 이날 어린이 환자 침대마다 ‘찾아가는 바이올린 연주회’가 연이어졌습니다. 간호사들이 간혹 동요 테이프를 틀어줬지만 눈앞에서 연주를 보는 건 처음인 아이들은 마냥 신기한지 뇌 병변 등으로 정확한 의사 표현은 못해도 손발을 흔들고 활짝 웃으며 좋아합니다. 평소 무거운 분위기가 감돌던 병원도 이 날 만큼은 어느 공연장 못지않은 밝고 신나는 분위기로 가득 찼습니다.   같은 달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 병동에서도 작은 음악회가 열렸습니다. ‘어메이징 그레이스(Amazing Grace·놀라운 은혜)’의 차분하고 아름다운 선율이 흐르자,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은 어느새 평생 참아온 눈물을 뚝뚝 흘리기도 합니다. ◇‘음악’ 은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치료제’   병원 밖을 나설 수 없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는 음악을 들려주는 이들은 비영리단체 ‘이노비’. 이노비에서는 클래식·뮤지컬·재즈·국악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 음악가 300여 명이 재능기부로   국내외 호스피스 병동, 암병동, 어린이 병원 등을 찾아 다니며 무료 공연을 펼칩니다. 지난 10년간 국내외에서 올린 공연 수만 800회 이상에 이릅니다. “음악은 한 번에 수많은 환자는 물론 보호자들의 마음까지 위로하며 치료 자체보다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이것이 이노비의 존재 이유이자, 목표죠.” 김유원 이노비 매니저는 병원에서 공연 중 만났던 수많은 환자들과 그 가족을 잊을 수 없다며 말을 이어갔습니다. “한 환자분은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자신을 위한 음악회가 열리는 걸 보고 많은 사람들이 본인을 응원한다는 생각이 들어 힘이

[기부 그 후] 함께 지어올린 집, 함께 지어가는 삶

“술을 먹고 몸이 따뜻해지면 잠자리에 들었어. 그렇지 않으면 너무 추웠거든” 매년 겨울, 주영재(61·가명) 할아버지에게 온기를 준 유일한 물건은 ‘술 한 병’이었습니다. 벽과 지붕이 무너진 단칸방은 바람조차 제대로 막아주지 못했습니다. 좁은 집안에 들여놓지 못해 비바람에 그대로 노출된 가전제품은 언제 화재의 원인이 될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았습니다. 할아버지에게 집은 불안하고 추운 공간이었습니다.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와 네티즌이 만든 선물, ‘기프트 하우스’ 그런 할아버지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은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였습니다. 현대 엔지니어링과 협력해 저소득층 재난위기가정에 영구적으로 집을 지원하는 ‘기프트 하우스’의 입주자로 할아버지를 선정한 것이죠. 희망브리지와 현대엔지니어링은 붕괴의 위험과 살을 에는 추위로부터 할아버지를 지켜줄 수 있는 따뜻하고 아늑한 공간을 계획했습니다. 지역사회도 힘을 모았습니다. 충북 음성군청은 기프트하우스가 세워지는 과정에 있어 복잡한 행정 처리를 도왔고, 미공건축사사무소의 손영태 건축사는 건축 인·허가와 관련된 문제에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네티즌들은 할아버지의 보금자리에 온기를 더했습니다. 네이버 해피빈에 할아버지의 ‘기프트 하우스’를 위한 모금함이 개설됐고, 작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447명의 네티즌이 자신의 콩을 기부했습니다. 많은 사람의 참여로 모금된 377만원은 할아버지의 새 이불과 세탁기, 냉장고, 밥솥이 됐습니다. 특히 해피빈을 통해 할아버지의 사정을 알게 된 동서식품 임직원들의 도움이 컸습니다. 십시일반 기부금을 출연한 인연으로, 올해에는 청주 지역사회를 위한 벽화그리기 봉사에까지 힘을 보태 주었습니다. 이제는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어요 지난해 12월, 기프트 하우스에 입주한 할아버지는, 더 이상 추위를 이기기 위해 술을 마시지 않아도 됩니다. 따뜻하고 아늑한 집이 있으니까요. 변한 것은

[기부 그 후] 다시 세워지는 집, 오래 간직되는 추억

쿵. 쿵. 쿵.. 오늘도 어김없이 정일순(가명) 할머니의 집 천장이 울립니다. 사람들이 계단을 오르내리는 소리입니다. 할머니의 보금자리는 건물 1층과 2층 계단 아래 자투리 공간, 부엌 천장은 계단과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불편한 건 소리만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계단을 다닐 때마다 천장의 콘크리트가 부서져 내릴 때도 있습니다. 수시로 떨어진 돌에 찌그러진 식기들도 눈에 띕니다. 덩어리뿐 아니라 가루도 날립니다. 숨을 쉴 때마다 목이 아프다고 합니다. 천장에는 철근 구조물이 흉물스럽게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살기에 불편한 공간이지만 할머니가 떠날 수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 집은 6년 전 세상을 먼저 떠난 할아버지와 20년이 넘게 살았던 공간입니다. 자녀들과 연락이 끊긴 뒤 서로 의지해 살았던 할아버지의 흔적이 곳곳에 묻어 있습니다. 물론 경제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할머니께서는 기초노령연금에 의지해 생활하고 계십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노인일자리를 통해 소일거리를 하셨는데, 이제는 다리가 너무 불편해졌기 때문이죠. 간간이 파지를 주워 생활비에 보태지만, 다리가 아파 그나마도 할 수 없는 날이 더 많습니다. 다행히 집주인이 가격을 크게 올리지 않아 20년 전과 비슷한 전세금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런 할머니 댁에 구로 집수리 협동조합이 찾아왔습니다. 조합원들은 우선 마구잡이로 튀어나온 철근들을 잘라냈습니다. 묵은 먼지와 페인트를 벗겨낸 후 비가 와도 걱정 없도록 방수 페인트칠도 새로 했습니다. 계단에서 더 이상 부스러기가 떨어지지 않게 마감처리도 꼼꼼히 했고요. 가루가 날려 지저분했던 부엌도 말끔히 청소했습니다. 천장을 바꾸자 흡사 ‘폐가’ 같던 집이 깨끗하게 되살아났습니다. 할머니 댁의 변화는

[기부 그 후] 승리의 행복을 지켜주세요

“숫자… 못 읽어요.” 승리(가명)가 처음 경천공간에 왔던 날, 아이는 마치 영화 ‘늑대소년’의 주인공 같았습니다. 9살이 될 때까지 정서적 문제를 가진 부모님 밑에서 제대로 된 교육과 돌봄을 받지 못한 채 방치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학교에 다닌 적이 없어 글과 숫자를 몰랐고, 낯선 사람이 말을 걸면 작은 어깨를 움츠리기만 했습니다. 영양부족으로 치아 건강과 시력에 이상이 생겼고, 어렸을 적 발병한 폐렴은 재발을 반복했습니다. 제대로 된 먹을 것, 입을 것 하나 갖춰지지 않는 환경에서 긴급 분리된 승리. 경천공간 선생님들은 승리의 회복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또래보다 늦은 초등학교 입학을 준비하고, 쇠약해진 몸과 마음을 치유하기 위한 치료과정에 돌입했습니다. 하지만 경천공간 선생님들의 힘만으로는 어려운 상황. 선생님들은 네이버 해피빈 모금을 통해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습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승리의 교육비와 의료비 마련이 주목적이었습니다. 경천공간에서 승리를 위해 정한 목표 모금액은 440만원. 해피빈을 통해 승리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많은 분들이 마음을 모아주었습니다. 특히 신한은행 임직원들은 승리의 사연을 듣고 목표액을 넘어서 추가 기부금을 보내주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모인 금액은 약 774만원. 네티즌이 모아준 십시일반의 응원과, 신한은행 임직원의 도움으로 예상 수준을 훨씬 웃도는 치료비용도 무사히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승리의 소식을 들은 약사 선생님은 직접 승리에게 필요한 영양제까지 보내주셨습니다. 모금 이후, 승리는 눈에 띄게 건강해졌습니다. 반 공기도 채 삼키지 못하던 승리는 이제 밥 세 그릇을 거뜬히 비워낼 정도로 식사량이 늘었습니다. 여덟 살 동생들 사이에서 머리 하나 불쑥

[기부 그 후] 반려동물 입양으로 찾은 새로운 행복

노란 빛깔에 까만 입이 도드라져 ‘입이 시키먼 남자’, 줄여 ‘입시남’이라는 이름을 가진 강아지 ‘시남이’. 시남이의 어미 개는 중성화 수술이 되지 않은 채 버려져 길을 떠돌다 임신했고, 결국 차가운 바닥과 축축한 벽으로 둘러싸인 유기 동물 사설 보호소에서 시남이를 낳았습니다. 감기라도 한 번 돌면 시남이처럼 작은 강아지들은 죽음에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200여 마리의 유기견들이 모여있는 보호소는 인력이 부족한 탓에 유약한 아기강아지에게 적합할 정도의 청결한 위생 상태를 유지하기 쉽지 않습니다. 다행히 시남이는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KARA)의 도움으로 홍대에 위치한 깨끗하고 소규모로 운영되는 유기견 입양 카페 ‘아름품’에 새 보금자리를 얻게 됐습니다. 낯선 이에게 경계심이 강하던 시남이는 쾌적한 환경에서 따뜻한 관심과 돌봄을 받으며 점차 안정을 찾아갔습니다. ◇입양과 구조에 보태진 4,841명의 힘 지난 6월,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KARA)에서는 시남이가 있던 곳과 같은 유기 동물 보호소들의 시설 보수와 의약품 제공 등 지원 및 유기견 입양을 독려하기 위해, ‘입양으로 강아지 공장을 멈춰주세요!’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네이버 해피빈에 모금함을 만들었습니다. 강아지 공장을 통해 한 달에 시장에 경매되는 강아지들의 숫자는 약 2만 마리. 공장에서 격리돼 무수한 강아지들을 낳아야 하는 모견들의 고통은 물론, 넘쳐나는 공급으로 소중한 생명을 언제든 돈 주고 구입할 수 있는 물건쯤으로 생각해 쉽게 사고 버리는 이들 때문에 반려동물들은 끝없는 공포를 겪습니다. 주인에게 버림받은 아픔, 언제 닥칠지 모르는 안락사의 공포까지. 이 모든 문제들의 중심에 ‘강아지 공장’이 있었고, 이를 막기 위해 카라는 시민들의 힘을

[기부 그 후] 우리의 옛집, 우리 손으로 지켜냈어요

회벽은 부서지고 갈라졌습니다. 1년 내 한옥을 덮어주던 초가지붕, 이엉은 여름철 장대비와 차가운 가을비에 썩어 더 이상 제 역할을 못해냈습니다. 도래마을 옛집이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선 매년 이엉을 새로 얹고, 비어있는 회벽을 채워 넣어야 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깨진 기와는 없는지, 서까래가 썩진 않았는지 늘 살펴야 합니다. 재단법인 내셔널트러스트 유산기금은 2006년부터 지금까지 도래마을 옛집을 지키고 있습니다. 19세기 후반의 한옥 특징이 잘 반영된 도래마을옛집은 전라남도 나주시에 있는 근대 한옥입니다. 전통 마을의 모습과 1930년대의 지역, 시대,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는 역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지요. 우리 곁의 역사와 문화를 지키기 위해 내셔널트러스트 재단에서는 기금을 모아 도래마을 옛집을 매입, 당시 모습을 그대로 복원하는 보수공사를 진행했습니다. 도래마을옛집은 시민문화유산 2호로 지정돼있습니다. 해피빈 모금도 도래마을옛집 개소와 동시에 열렸습니다. 시민의 손으로 직접 우리 한옥을 지켜간다는 취지를 살리기 위해 모금함을 열었습니다. 도래마을옛집의 수리와 보수는 해피빈 모금함에 모이는 시민의 관심으로 이뤄져 지금까지 옛날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작년의 도래마을 옛집은 갈라진 회벽에 마감을 다시 하고, 새 이엉을 얹는 작업이 필요했습니다. 해피빈의 모금함이 다시 한 번 열렸습니다. 목표 금액은 350만 원. 1년에 걸쳐 2159명의 기부로 모금된 액수는 215만 원. 목표금액이 채워지지 않았어도 당초 계획했던 수리는 모두 끝냈습니다. 한옥의 특성상 망가진 곳을 방치해둘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문화 유산을 지키는데 힘을 보태주신 시민분들. 후원금액은 물론, 댓글도 정말 큰 힘이 됩니다. 드디어 새 지붕을 올리는

[기부 그 후] ‘길 위의 슬픈 죽음’을 막아주세요

동물들이 길 위에서 차에 치여 죽는 ‘로드킬’. 끔찍한 광경에 고개가 절로 돌아가지만, 심각성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로드킬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도로 위에서 마주하는 죽음, ‘로드킬’ 짓이겨져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된 토끼, 배가 터진 채 길 한 가운데 방치된 고라니…. 차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 쯤은 도로 위 차에 치여 죽은 동물들의 죽음을 마주합니다. 처참하게 죽은 동물들의 끔찍한 광경에 고개가 절로 돌아가지만, 로드킬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얼마나 많은 동물들이 차에 치이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본격적으로 로드킬 관련 캠페인을 진행한 것은 아니예요. 환경, 생태 사업을 하다보니 자연히 현장 조사나 출장이 잦아요. 그러다보니 많은 도로들을 거쳐 지나게 되는데, 동물들이 도로 위에서 차에 치여 죽은 ‘로드킬’을 접한 일이 많았어요.  그러다보니 현장조사를 해볼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하게 됐죠.” 현재 상황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이 시급해 보였습니다. 지난해 3월, 녹색연합은 전라남도 광양시에서 발생한 두꺼비 로드킬을 모니터링했습니다.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했습니다. 매년 경칩 무렵, 두꺼비들은 산란을 위해 이동을 시작합니다. 이때 도로 위에서 수십, 수백마리의 두꺼비가 목숨을 잃고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두꺼비가 차에 치이면서 나는 소리, 도로 위에서 썩은 두꺼비 시체 악취는 지역 주민들을 괴롭혔습니다. 광양시만의 문제도 아니었습니다. 2014년 한국도로공사가 발표한 ‘야생동물 교통사고 현황자료’를 보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매년 2000여 건의 로드킬이 발생했습니다. 녹색연합에서 ‘로드킬 제로 캠페인’을 기획하게 된 이유입니다. ‘로드킬 제로 캠페인’은 수도권 도로부터 로드킬을 줄여나가자는 캠페인입니다. “‘로드킬’은 치인 동물들에게도

[기부 그 후] 소녀들의 가슴에 희망이 싹틀 수 있도록

“세상은 소녀들의 과거와 현재의 ‘상황’보다 어린 나이에 아이를 가졌다는 ‘행동’만 보고 부정적으로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더 많은 이들이 청소녀 미혼모의 현실을 알도록, 그리고 더 많은 청소녀 미혼모들이 희망을 갖고 찾아오도록 알리고 싶었습니다.” (강명옥 자오나학교 교장) 자오나학교는 청소녀 미혼모(22세 미만) 및 위기청소녀를 대상으로 주거 및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2014년 설립된 국내 최초 대안학교입니다. 청소녀 미혼모에 대한 사회의 시선 때문에 지금까지 대외적인 홍보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지난 2월, 자오나학교는 네이버 해피빈 모금을 통해 지하철 광고를 설치하며 처음으로 대중에게 학교를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광고를 통해 ‘자오나학교’를 알리고, ‘청소녀 미혼모’를 세상과 조금이라도 더 가깝게 이어주기 위해서였습니다. ◇ 광고로 맺은 용감한 청소녀 미혼모들과의 인연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학교를 알리는 것을 돕겠다며 해피빈 모금에 6244명이 약 1천 만원의 성금을 모아준 것입니다. 덕분에 자오나학교는 연신내역과 혜화역에 설치한 지하철 광고로 학교를 널리 알릴 수 있었습니다. 네티즌의 힘으로 게재한 광고는 자오나학교에 기적을 만들었습니다. 현재 임신 6개월인 상희(가명)양은 광고 속 자오나학교에서 새로운 ‘희망’을 봤다고 합니다. 그 후 그녀는 직접 부모님을 설득하고 입학 절차 등을 거쳐 학교에 왔습니다. 청소녀 미혼모가 자원해서 직접 학교를 찾아온 건 개교 후 처음이었습니다. 지하철 광고를 덕분에 학교의 존재를 몰랐던 소녀들, 그동안 청소녀 미혼모와 시설에 대해 편견을 갖던 사람들이 주위 청소녀 미혼모들의 손을 잡고 하나 둘 학교로 찾아오고 있습니다. ◇ 소녀들 마음에 꿈을 심는 ‘멘토’ 생기기도 지난겨울, 혜화역 지하철 광고를 보고

[기부 그 후] 혼자가 된 아이에게 사랑을 선물하다

부모와의 이별, 그리고 갑작스레 찾아온 병 2014년 9월, 태어나면서 태변을 삼킨 준이. 아이는 곧장 인큐베이터로 옮겨졌습니다. 그 사이 준이의 친부모는 아이를 두고 떠났고, 준이는 홀로 생사를 오가며 사투를 벌였습니다. 그런 준이를 사랑으로 품은 건 위탁 가정이었습니다. 따뜻한 위탁 어머니와 아버지의 품 속에서, 준이는 자신을 입양해 줄 새로운 부모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불행은 또다시 갑작스럽게 찾아왔습니다. 2015년 4월, 준이는 갑작스럽게 구토와 함께 소변에 피가 섞여 나왔고, 급히 응급실에 달려가 검사한 결과 작은 신장 한 쪽에서 무수히 많은 암 덩어리들이 발견됐습니다. 곧장 오른쪽 신장을 적출하는 대수술이 필요한 상황. 수 천만 원의 진료비와 수술비 그리고 입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준이와 위탁 어머니를 연결해준 동방사회복지회는 해피빈에 긴급하게 모금함을 개설했습니다. 1326명의 사랑이 일궈낸 희망 지성이면 감천일까요. 모금함 개설 보름 만에 목표액 990만 원이 넘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하루빨리 수술이 이뤄져야 했지만 준이는 감기조차 감당하지 못할 만큼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위탁 어머니와 의료진 등이 가슴을 태울 때, 1326명의 후원자들은 준이에게 무수한 응원 댓글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우리 첫째도 신생아 때 심장 수술했지만 지금 밝고 건강하게 자라고 있어. 준이도 잘 이겨내고 건강해지길!아가야, 아줌마도 항암 치료로 투병 중이야. 우리 재발없이 꼭 건강해지자. 사랑한다. 많은 이들의 격려 덕분에 준이는 10시간의 수술을 무사히 버텨냈습니다. 이후 이어진 항암치료는 어찌나 독한지 머리카락이 모두 빠지고 먹는 것은 물론 잠자는 것까지 쉽지 않았지만, 준이는 자신을 응원하는

[기부 그 후] 이웃에게 따뜻한 밥 한끼 선물하세요

나는 김이 제일 좋아요. 김만 있으면 돼요. 11살이 된 지현이(가명)는 좋은 게 많습니다. 엄마가 없는 빈집에서 혼자 밥을 차려먹어도, 반찬이 김과 김치밖에 없어도 괜찮습니다. 가죽공장에서 수공업을 하느라 손 마디마디가 휜 엄마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기 때문이죠. 식사를 한 뒤에는 힘든 엄마를 위해 설거지까지 마다하지 않습니다. “괜찮아요, 좋아요”는 지현이가 가장 자주하는 말입니다. 엄마는 딸이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고기란 걸 알고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80만원 남짓의 월급이 들어오는 날이면 일찍 철이든 딸을 위해 고기대신 햄과 소세지를 구워줍니다. 중학생인 지현이 언니와 지현이 그리고 엄마 세 가족이 사는 단란한 집에서 요리하는 소리가 나는 유일한 날입니다. 뷔페에 온 것 같아요! 이런 음식이 있는 줄도 몰랐어요. 그런 지현이의 밥상에 새로운 반찬들이 올랐습니다. ‘어려운 이웃에게 좋은 먹거리’를 전달하는 푸드스마일즈 우양에서 해피빈을 통해 기부 받은 모금액으로 균형잡힌 식단을 제공했기 때문입니다. 학교에서 급식을 먹을 수 없는 여름방학기간 동안 푸드스마일즈 우양에서 보내온 스트로폼 상자가 지현이의 식탁을 책임졌습니다. 스티로폼 상자 안에는 샐러드, 단호박 찜닭, 돼지구이 등 지현이와 같은 초등학생들도 쉽게 해먹을 수 있는 반조리 식품이 담겼습니다. 1개월에 한 번씩은 두부, 콩, 계란, 제철과일 등으로 구성된 영양꾸러미세트도 전달됐습니다. 김이 제일 좋다던 지현이의 젓가락이 쉴 새 없이 다른 반찬을 향해 움직였습니다.  어려운 이웃도 좋은 먹거리를 먹을 수 있게 하자 지현이에게 한 달 분량의 도시락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은 ‘3만원’. ‘3만원’으로 어떻게 좋은

[기부 그 후] ‘생명의 물’로 에볼라를 씻어냈습니다

에볼라 치료에서 물은 곧 ‘생명’ 입니다. 그런데 환자들 치료할 물은 커녕 마시거나 손 씻을 물도 없었어요. 우물엔 미생물이 가득하고, 물을 뜨면 거머리가 떠다녔고요. 에볼라 바이러스가 휩쓸고 간 시에라리온, 수도 프리타운은 죽은 도시였습니다. 8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에볼라에 감염됐지만, 병원에서는 환자들을 치료할 물이 부족했습니다. 환자 1인당 필요한 물은 하루 400L, 마실 물 구하기도 어려운 시에라리온에서 치료할 물을 구하는 건 꿈도 꾸기 어려웠습니다. 외부에서 깨끗한 물을 트럭에 싣어 운반했지만, 모든 환자들을 치료하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3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에볼라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살아남은 사람도 문제였습니다. 에볼라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위해 이동이 제한되자, 마실 물 구하기도 어려워졌습니다. 원래부터 물이 부족한 시에라리온에서는, 물을 구하러 먼 마을까지 이동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손 씻기’는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가장 기본이지만, 손을 씻을 깨끗한 물조차 구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이 마시는 물에 거머리가 떠다니고, 오염된 물로 피부병에 걸리는 사람들도 늘었습니다. 빠른 개입이 시급한 상황, 15년간 깨끗한 물을 위해 활동해 온 팀앤팀에서는 곧바로 지원 결정을 내렸습니다. 전문가 3명이 한 팀이 돼 시에라리온으로 떠났습니다. 긴급 모금을 위해 해피빈의 모금함도 열었습니다. 사람들의 관심이 ‘에볼라’를 씻기는 물이 됐습니다. 치료하고, 마시고, 벽돌을 만들어 집도 지을 ‘물’이 생겼습니다. 목표금액은 900만원.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6개월에 걸쳐 6000여명의 시민들로부터 923만원의 돈이 모였습니다. ‘물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금 느꼈다’, ‘에볼라 퇴치를 위해 다같이 힘을 모으자’는 등의 응원의 댓글도 연이어 달렸습니다. 사람들의 관심으로 모아진 돈이, 시에라리온에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