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벤처 투자는 ‘로컬’에도 적용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하려면 벤처 투자의 속성부터 알아야 한다. 벤처 투자는 리스크가 커서 은행과 같은 전통 금융에서는 도저히 지원을 받을 수 없는 경우에 투자하는 걸 말한다. 왜 리스크가 크다고 할까. 첫째, 리스크를 측정하려면 뭐라도 측정할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대부분 신생 회사다 보니 업력도 없고 매출도 없다. 게다가 상당수의 창업자가 사회 경력이 없거나 경력이 있다 하더라도 불과 몇 년에 불과하다. 둘째, 아무도 해보지 않은 사업모델이거나 누가 먼저 시작했더라도 아직 검증이 됐다고 하기엔 이르다. 리스크가 큰 정도가 아니라 측정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벤처투자의 속성을 ‘고위험, 고수익(High Risk, High Return)’이라고 하고 벤처투자자들이 ‘사람을 보고 투자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실사람의 됨됨이만 보고 투자하는 건 아니다. 벤처투자자들이 반드시 보는 지표가 있다. 바로 성장성과 수익성이다. 매출 또는 기업가치가 빠르게 (거의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해야 하고 수익성도 커야 한다. 이 두 지표는 시기에 따라 비중이 다른데 시장이 너그러울 때는, 다시 말해 유동성이 풍부할 때는 당장 수익이 나지 않아도 성장성이 큰 기업을 선호하고 시장이 어려워지면 성장성보다도 수익성에 더 무게를 둔다. 그러나 벤처 투자는 둘 중 어느 하나도 포기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두 가지를 다 충족시키지 못하면 벤처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을 수 없다. 그럼 이 기준을 로컬에 적용해보자. 로컬을 비수도권에 위치한 스타트업이 아니라 로컬 아이덴티티를 사업화한 스타트업이라고 한다면, 일단 성장성부터 걸린다. 여기서 스타트업은 초기 창업기업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