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나미 책꽂이] ‘밤이 제아무리 길어도’ ‘인권도 차별이 되나요?’ 외

밤이 제아무리 길어도 서아프리카에서 여성 할례 중단과 조혼 철폐 운동을 주도한 인권 운동가 몰리 멜칭과 그녀가 세운 단체 ‘토스탄(Tostan)’의 이야기. 교환 학생 프로그램으로 아프리카 땅을 밟은 평범한 미국인 대학생이었던 멜칭은 아프리카 여성의 인권을 위해 수백년 동안 이어져 온 ‘전통’을 깨부수는 지난한 싸움에 뛰어든다. 그녀의 노력 덕분에 지난 20여 년 동안 8000개 넘는 아프리카 마을에서 여성 할례와 조혼이 중단됐다. 밤이 아무리 길어도, 아침은 오는 법이다. 에이미 몰로이 지음, 조경실 옮김, 엘컴퍼니, 1만8000원     인권도 차별이 되나요? 범죄자의 인권과 피해자의 인권이 부딪힐 때, 남성의 인권과 여성의 인권이 대립할 때, 노동자의 인권과 경영자의 인권이 충돌할 때, 우리는 어느 한 쪽을 택하고 다른 쪽을 외면한다. 모두의 인권은 보장받아야 마땅하지만, 어떤 인권은 ‘차별’당하는 것이 현실.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인 저자가 ‘나’의 인권과 ‘너’의 인권이 웃으며 싸우는 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구정우 지음, 북스톤, 1만5000원       공기 파는 사회에 반대한다 미세먼지가 정말 1급 발암물질일까? 마스크가 미세먼지를 막아줄까? 미세먼지는 모두 ‘메이드 인 차이나’일까? 미세먼지 전문가인 저자가 과학적 데이터와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미세먼지를 둘러싼 세간의 인식들을 꼼꼼히 ‘팩트 체크’한다. 저자는 한국사회가 기업, 정부, 학계, 언론이 만들어낸 ‘미세먼지 프레임’에 갇혀 문제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장재연 지음, 동아시아, 1만6000원       여기는 작은 도서관입니다 33㎡, 장서 100권, 열람석 6석. 작은도서관이 갖춰야 할 최소한의 조건이다. 주민센터,

“퀴어는 비정상? 그 차별과 경계를 뛰어넘다”… ‘2019 제19회 한국퀴어영화제’ 개최

  다음 달 5일부터 9일까지 서울 대한극장에서 ‘2019 제19회 한국퀴어영화제(KQFF)’가 열린다. KQFF는 성소수자의 삶을 조명한 영화 작품들을 통해 성소수자의 인권과 문화에 대한 대중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지난 2001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다. 올해 KQFF는 ‘퀴어넘다’를 공식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퀴어’를 정상이 아닌 ‘비정상’, 사회 안에서 ‘밖’으로 밀어내는 경계들을 뛰어넘자는 의미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개막작 ‘위 디 애니멀스(We the Animals)’를 시작으로 닷새 동안 25개국의 73개 작품이 상영된다. 특별전도 여럿 마련됐다. ‘커런트 이슈(Current Issue)’ 세션에서는 에이즈, 스포츠 세계의 성소수자들, 성 정체성과 종교적 믿음 사이의 갈등 등 퀴어를 둘러싼 뿌리 깊은 사회적 이슈들을 다룬 작품 9편이 소개된다. 또 여성 국악인들이 ‘여성국악동호회’를 결성한 데서 출발한 창극 장르 ‘여성국극’, 게이와 트렌스젠더들이 패션지 ‘보그(Vogue)’ 속 모델들의 부자연스러운 자세를 따라 하면서 만들어진 춤 ‘보깅 댄스(Voguing dance)’를 주제로 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세션도 준비됐다. 이밖에 영화감독과 배우가 참여하는 ‘관객과의 대화(GV)’, 영화 속 퀴어 이슈에 관해 전문가와 함께 토론을 벌이는 토크쇼 프로그램도 열린다. 자세한 내용은 KQFF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승희 더나은미래 기자 heehan@chosun.com] –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소셜 비즈니스 생태계서 밀려난 ‘비영리 조직’… “우리 ‘영리’해도 될까?”

사회적경제 출발점, 주류였던 ‘비영리 조직’ 5년 만에 대세 뒤집혀… 10년 차 4분의 1 이하 인증 규모 35배 늘었는데, 비영리는 뒤처져 재능 기부 방식으로 사회 취약 계층 사람들 사진을 찍어주는 ‘바라봄사진관’은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비즈니스 분야에서 20년 넘게 경력을 쌓은 나종민 바라봄사진관 대표는 ‘영리하게 비영리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사업을 시작했다. 나 대표는 영리한 비영리 활동을 위해 ‘투 트랙(two track)’ 전략을 짰다. ▲사회적기업, 비영리 단체들을 주요 고객으로 삼아 단체 사진이나 행사 사진을 촬영하는 영리 사업과 ▲장애인, 저소득 노인들의 사진을 무료로 촬영하는 비영리 사업을 병행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대다수 비영리 조직은 선뜻 비즈니스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비영리가 영리 활동을 해도 될까’ ‘역량도 없는데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나종민 대표는 “재정 상황이 열악한 풀뿌리 비영리 단체들은 직접 돈을 벌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지만, 막상 비즈니스에 나서겠다는 곳은 드물다”고 했다.   사회적기업 생태계 내 비영리 조직, 2007년 47%에서 2017년 23%로 줄어 비영리 조직이 비즈니스를 하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국내 초창기 ‘소셜 비즈니스’ 생태계를 주도했던 건 비영리 조직이었다. 정부가 사회적기업 육성에 시동을 건 2007년, 비영리 조직은 ‘인증 사회적기업’의 절반 가까운 수를 차지하며 사회적경제의 주류로 자리 잡았다. 조영복 부산대 경영학과 교수는 “사회적기업 자체가 비영리 조직을 주축으로 한 정부의 일자리 복지사업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IMF 이후 심각해진 취약 계층의

한국모금가협회, ‘유산기부심화과정’ 참가자 모집

한국모금가협회는 다음 달 5일부터 26일까지 총 4회에 걸쳐 ‘유산기부 심화 과정’ 강좌를 진행한다. 유산기부는 기부자가 사후 자신의 재산 전부 또는 일부를 비영리단체 등에 기부하기로 약속하는 것을 말한다. 유산 기부가 활성화된 미국, 유럽 등과 달리, 국내에서는 최근 들어 조금씩 확산하는 추세다. 유산기부는 일반적인 기부방식보다 진행 절차가 복잡하고 따져야 할 요건이 많아 경험 많은 모금가들에게도 ‘도전’ 분야다. 증여와 상속에 관한 법률 지식, 회계·세무 작업 역량 등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관련 제도와 법에 해박하고 체계적으로 유산 기부 프로그램을 설계·운영할 수 있는 유산기부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게 한국모금가협회의 설명이다. 이번 강좌에서는 ▲유산기부의 정의와 국내외 현황 ▲성년후견인 제도와 상속 ▲공익신탁 활용법 ▲부동산 기부의 특징과 절차 ▲상속과 증여 관련 법적 요건과 주의사항 ▲유산 기부 시스템 설계 ▲유산기부 상담 기법 ▲유산기부 홍보 전략 등을 다룬다. 강사로는 황신애 한국모금가협회 상임이사, 이현곤 새올법률사무소 변호사, 배정식 하나은행 신탁부 리빙트러스트센터장, 박정배 고려대학교 공과대학행정실 차장(모금, 홍보), 이민구 고려대학교 대외협력처 수석펀드레이저 등이 나선다. 참가 대상은 모금 경력 5년 이상의 모금가이며, 참가비는 200만원이다. 한국모금가협회 회원은 2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모금가협회 홈페이지(www.kafp.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승희 더나은미래 기자 heehan@chosun.com] –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영화로 ‘에코 스피릿’ 충전하세요…’제16회 서울환경영화제’ 추천작 6선

  오는 23일부터 29일까지 일주일간 ‘제16회 서울환경영화제(www.seff.kr)’가 서울 종로구 서울극장에서 열린다. 서울환경영화제는 영화를 통해 인간과 생태계의 공생 관계, 대안적 미래의 모습을 고민하기 위해 기획된 행사다. 지난 2004년 첫선을 보인 이후 지구 곳곳에서 발생하는 환경 문제를 다룬 각국의 영화 작품을 국내 관객들에게 소개해왔다. 이번 제16회 서울환경영화제의 주제는 ‘에코 스피릿(Eco Spirit)’이다.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 일상에서 무엇을 입고, 사용하고, 먹을 것인지 물음을 던지는 작품 59편이 상영된다. 플라스틱 쓰레기, 미세먼지, 먹을거리 안전 등 현재 인류가 직면한 환경 이슈를 집중 조명한 기획 섹션들도 준비돼 있다. 이 밖에 올해 주제인 ‘에코 스피릿’에 맞춰 영화제 카탈로그, 현수막 등을 최소화하고 친환경 소재나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제작했다. 환경재단은 영화제 기간 서울극장 1층에서는 텀블러를 빌려주는 ‘쓰레기 줄이는 카페’도 운영할 예정이다. 묵직한 다큐멘터리에서부터 발랄한 애니메이션까지 다양한 주제와 장르의 영화들 가운데 어떤 작품을 선택해야 할까. 맹수진 서울환경영화제 프로그래머가 꼽은 추천작 6편을 소개한다.   ◇환경 이슈에 별 관심 없다면… ‘알바트로스’ & ‘달콤한 플라스틱 제국’ 알바트로스 ㅣ 감독: 크리스 조던 ㅣ 제작 국가·연도: 미국, 2018 ㅣ 장르: 다큐멘터리 ㅣ러닝타임:  97분 미국의 환경사진작가 크리스 조던은 4년 동안 북태평양 미드웨이섬을 수차례 오가며 플라스틱 쓰레기를 삼키고 죽어가는 앨버트로스들의 비극적인 삶을 영상으로 증언한다. 인류가 바다에 내다버린 플라스틱 쓰레기가 외딴 섬의 생명체들에게 얼마나 위협적인지를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달콤한 플라스틱 제국 ㅣ 상드린 리고 ㅣ 프랑스, 2018 ㅣ 다큐멘터리 ㅣ

트와이스 다현이 멨던 ‘착한가방’이 궁금하다면? 서울국제핸드메이드페어2019 개최

지난 2017년 8월, 걸그룹 트와이스의 멤버 다현의 ‘공항패션’이 베트남에서 주목받았다. 다현이 어깨에 메고 있던 ‘리넨 백’이라는 가방 때문이다. 리넨 백은 베트남 사회적기업 ‘떠헤(Tohe)’의 대표상품으로 이른바 ‘착한 가방’으로 알려졌다. 떠헤는 베트남의 취약계층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패턴, 일러스트레이션으로 활용해 패션 잡화를 만드는 기업이다. 장애가 있거나 가정형편이 어려워 예술교육을 받기 어려운 아이들에게 무상으로 미술 교육을 제공한다. 떠헤가 운영하는 미술 교실에서 아이들은 그림을 그리고, 이 그림은 가방, 지갑, 티셔츠 등의 모티프로 재탄생한다. 판매 수익은 다시 아이들의 무상 미술 교육 지원에 사용되고, 일부는 아이들에게 저작권료로 지급하고 있다. 서울에서 직접 떠헤의 제품을 구경할 기회가 마련됐다. 오늘(16일)부터 19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알림관에서 열리는 ‘서울국제핸드메이드페어2019’에는 떠헤를 비롯해 함께일하는재단의 초청을 받은 동남아시아·아프리카 지역의 사회적기업 12곳이 참여한다. 이번 페어에서는 ▲한국인 박중열씨가 물을 구하러 다니느라 학교에 가지 못하는 우간다 아이들을 돕기 위해 세운 ‘제리백(Jerrybag)’ ▲옥수수 껍질로 네팔 전통 인형을 만드는 ‘트립티(Tripti)’ ▲인도네시아 특산농산물을 유기재배·가공해 마멀레이드, 땅콩버터 등을 생산하고 수익으로 미래 농업세대 양성 학교를 운영하는 ‘자바라(Javara Academy)’ ▲필리핀 마리키나의 제화공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공정무역 신발을 제작하는 ‘리스퀴 디자인(Risque Designs ans Accessories Inc.)’ ▲라오스 반 상하이 마을의 장애인들에게 전통 공예기술을 교육하고 일자리를 찾아주는 ‘반 푸엔(Ban Puean Handicraft)’ 등 전통과 문화적 개성을 살린 기업들의 제품과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함께일하는재단 관계자는 “수공예 비즈니스는 설비와 기술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에서 시도하기 용이한 산업”이라며 “지역 특산물을 재료로 활용해 전통을 보존하고

일흔 살 제주 흙집의 대변신 “난방도 안 돼 힘들었는데… 잘도 고맙수다”

광동제약 ‘희망&나눔 집수리 봉사활동’ 지난 19일 제주시 애월읍 신엄리의 작은 바닷가 마을. 나지막한 현무암 돌담이 흙길을 따라 이어져 있고, 돌담 안쪽으로는 귤나무 몇 그루와 경사가 완만한 지붕을 얹은 단층집들이 서 있었다. 시멘트로 마감한 다른 집들과 달리 제주 전통 방식대로 현무암을 얼기설기 쌓아올려 벽을 세운 낡은 집 한 채가 눈에 띄었다. 전향(92) 할머니가 며느리, 초등학생 손녀 셋과 함께 사는 집이다. 며느리는 부두에 일하러 가고 손녀들은 학교에 가고 없는 평일 오전. 할머니 집 앞마당이 사람들로 북적였다. 할머니의 낡은 집을 고쳐주러 온 광동제약 직원과 집수리 봉사 단체 ‘희망의러브하우스’ 소속 봉사자 40여 명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6~7명씩 팀을 짜서 도배, 목공, 전기 설비, 타일 시공, 도색 등으로 일을 나눈 뒤 망치와 톱, 전동 드릴을 들고 집 안 여기저기로 흩어졌다. 무너질 듯 위태로운 70년 된 흙집… 안전하고 따뜻한 집으로 흙과 나무로 엉성하게 지은 집은 가족이 살기에 불편함이 컸다. 바닥을 뚫고 지네가 올라와 무는 일이 허다했고, 장마가 들면 곳곳으로 빗물이 스몄다. 복지 단체나 기업에서 집을 고쳐주겠다고 몇 번 찾아오기도 했지만, 집 상태를 살펴보고는 난색을 보이며 돌아갔다. 집안의 유일한 남자였던 외아들마저 4년 전 집을 나가 연락이 끊기면서 집 관리는 더 어려워졌다. 전 할머니는 “나는 밭일로 바쁘고, 며느리는 베트남에서 와서 집에 문제가 생겨도 어디에 연락해야 할지 잘 모르니 그냥 이대로 버텨왔다”고 했다. “이 집에서 할머니께서 70년 넘게 사셨다니

장애인 동생 돌보는 ‘착한 누나’로만 살지 않을래요

장애인의 형제들이 만든 자조 모임 ‘나는’ ‘나는'(nanun.org)은 정신장애인을 형제로 둔 20~30대 청년들의 자조 모임이다. 장애인의 비장애 형제로서 함께 고민하고 의지할 모임이 필요했던 두 청년이 2016년 ‘나는’을 탄생시켰다. ‘나는’의 모임에서는 장애인 형제에 대해, 부모에 대해, 세상의 시선에 대해 대화하거나 에세이를 쓰며 치유 시간을 갖는다. 지난 21일, 운영진 박혜연·이은아·설지영·송서원씨 네 사람을 만나 ‘나는’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직접 모임을 만들 생각은 없었어요. 제가 참여할 수 있는 비장애 형제 자조 모임이 어딘가 하나쯤 있을 줄 알았죠.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없는 거예요. 친구인 지영씨와 의논한 끝에 ‘없으면 우리가 만들자’고 결론을 내렸어요. 지인들을 통해 모임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모았고, 혜연, 서원씨를 만나게 됐죠.”(이은아) 이렇게 한자리에 모인 네 사람은 가까운 친구나 부모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고민과 감정을 생전 처음 털어놓으며 그동안 눈치 채지 못했던 마음의 생채기들을 발견하게 됐다. “모임에 참여하기 전까지 스스로 ‘나는 장애인 형제를 둔 비장애인이라는 정체성을 잘 소화하고 있다’고 굳게 믿었어요. 그런데 내 안에 나도 모르는 어떤 답답함이 쌓여 있었다는 걸 깨닫고 굉장히 당황했죠. 펑펑 울었어요.”(박혜연) 눈물 뒤에 찾아온 건 따뜻한 위안. 부모가 장애인 형제를 더 먼저 챙길 때 느끼는 서운함, 나만큼은 부모에게 짐이 돼서는 안 된다는 압박감, 나를 힘들게 하는 장애인 형제에 대한 미움과 같은 복잡한 감정을 나와 비슷한 상황에 놓인 다른 사람들도 느낀다는 데서 오는 온기였다. “나만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들에 깊이 공감하는 사람들을 만나 강한

[더나미 책꽂이] ‘근대장애인사’, ‘비영리단체의 윤리’ 외

근대 장애인사: 장애인 소외와 배제의 기원을 찾아서 조선시대에 장애인은 단지 몸이 불편한 사람일 뿐, 비장애인들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생활을 누렸다. 양반계급의 장애인 중에는 정1품 벼슬에 올랐던 이도 있다. 장애인이 ‘불구자’’비정상’으로 낙인 찍혀 멸시받게 된 것은 오히려 근대에 접어들면서부터다. 역사 속 장애인의 삶을 오랫동안 연구해온 저자가 신문, 잡지, 문학작품, 일기, 외국인 견문록 등 역사적 기록에서 개화기·일제강점기 장애인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정창권 지음, 사우, 20000원       비영리단체의 윤리: 투명성을 넘어 신뢰로 향하는 비영리 실무 가이드(나눔북스 14) 비영리 분야에서 30년 넘게 활동해온 저자가 비영리단체의 윤리란 무엇이며, 바람직한 비영리 조직 문화를 위해 지켜야 할 원칙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비영리 활동가들이 모금 활동, 보조금 관리, 조직 운영 등 일상 업무에서 윤리적 딜레마에 빠졌을 때 어떤 선택을 해야 할 것인지 사례를 통해 구체적으로 안내한다. 게리 M. 그로브먼 지음, 구미화 옮김, 아름다운재단, 19000원       한국의 사회보험, 그 험난한 역정(코리안 미러클5) 국내 경제 전문가들로 구성된 ‘육성으로 듣는 경제기적 편찬위원회’가 펴낸 ‘코리안 미러클’의 다섯 번째 시리즈로, 한국 사회보험의 70년 역사를 돌아본다. 전후 경제 발전에 초점을 맞춘 ‘선(先) 성장 후(後) 복지’ 정책 아래 상대적으로 힘을 받지 못한 사회보험 제도가 한국 사회에 뿌리내리기까지의 과정을 김종대 전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김종인 전 보건사회부 장관, 진 념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등 경제 원로들의 증언을 토대로 정리했다. 육성으로듣는경제기적편찬위원회 지음,

日 요리연구가 에다모토 나호미, “하루 세끼 건강한 음식 먹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바꿀 수 있어요”

노숙자들의 자립을 돕는 잡지 ‘빅이슈’ 일본판에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인생 레시피’란 코너가 연재된다. 빅이슈 독자들이 고민거리를 편집부에 보내면 빅이슈를 판매하는 노숙인들이 상담사로 나서 다사다난했던 인생 경험에서 끌어올린 조언을 건넨다. 노숙자들의 조언마다 독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줄 따뜻한 레시피가 곁들여진다. 요리연구가 에다모토 나호미(64)가 개발한 레시피들이다. 방 정리가 너무 어렵다는 25세 직장인 독자에게는 ‘토마토주스로 풍미를 돋우는 15분 초간단 카레’ 레시피를, 치매에 걸린 노모를 돌보느라 심신이 지쳐버린 30대 여성에게는 ‘불에 올려놓고 뭉근히 끓이기만 하면 되는 닭고기 감자 수프’ 레시피를 제안하는 식이다. 에다모토는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는 간단한 레시피를 고른다”며 “요리를 직업으로 삼은 사람으로서 부엌 문턱을 낮추는 것 또한 저의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건강한 음식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그를 지난 10일 여수에서 중국 상하이로 향하는 ‘피스&그린보트’ 여객선 위에서 만났다. 피스&그린보트는 환경재단과 일본의 비영리단체 피스보트가 공동 운영하는 한–일 교류를 위한 크루즈 프로그램이다. 에다모토는 이번 피스&그린보트에서 먹거리 안전 문제에 대해 강의했다.   ◇ 요리로 더 따뜻한 세상 만들어가는 요리연구가 에다모토는 젊은 시절 작은 극단의 배우로 일했다. 극단 식구들에게 요리를 해주면서 자연스럽게 요리를 업으로 삼게 됐다. 그의 30여년 요리 인생은 ‘요리와 음식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의 여정이다. 빅이슈재팬과의 인연도 ‘노숙자 자립을 돕는 빅이슈를 위해 나도 무언가 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됐다. “빅이슈가 창간된 지 얼마 안 되었을 무렵 빅이슈로부터 ‘슬로우푸드’ 특집 기사 취재 요청을 받았어요.

올해의 ‘아시아 필란트로피스트’는 누구? …2019 APA 시상식 개최

지난 24일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 은행회관에서 ‘2019 아시아 필란트로피 어워드(Asia Philanthropy Awards,이하 APA)’가 열렸다. APA상은 아시아 지역에서 기부와 봉사, 나눔을 실천해온  필란트로피스트(philanthropist)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지난 2015년 시작돼 올해로 5회를 맞이했다. APA는 정부나 기업 후원 없이 국내 주요 NGO와 대학, 병원, 법무법인, 언론사 등에 소속된 비영리 전문가 100인이 자발적으로 기금을 출연해 꾸려지고 있다. 시상 부문은 ▲탁월한 모금 성과와 투철한 윤리의식, 협동 정신 등을 발휘한 모금가에게 주어지는 ‘올해의 펀드레이저 상(The Best Fundraiser of the Year)’ ▲비영리단체 또는 사회적기업 중 필란트로피 활동의 새로운 기준과 문화를 개척한 기관에 수여되는 ‘올해의 NPO 상(The Best NPO of the Year)’ ▲또래 청소년뿐만 아니라 주변 어른들에게 필란트로피스트로서의 모범을 보인 청소년(만 23세 이하) 개인 또는 단체를 선정하는 ‘올해의 청소년 필란트로피스트 상(Youth Philanthropist of the Year)’ ▲오랫동안 필란트로피 활동에 헌신해온 사람에게 시상하는 ‘공적상 (Lifetime Achievement Award)’ ▲필란트로피스트로서의 우수한 성과와 열정을 보인 사람에게 주어지는 ‘올해의 필란트로피스트 상(The Philanthropist of the Year)’ 등 다섯 가지다. 이날 시상식에는 올해 APA 수상자로는 ▲대학 기부 문화 활성화에 이바지한 대학 모금 전문가 안종길 한양대학교 대회협력팀장(올해의 펀드레이저상) ▲어린이, 청소년, 여성의 교육권과 건강권을 옹호하는 데 헌신한 베트남의 VSF(Vietnamese Stature Foundation, 올해의 NPO상) ▲아프리카 마을을 돕기 위해 자선 음악회를 개최하는 등 음악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고등학생 조현비 양(올해의 청소년 필란트로피스트 상) ▲인도의 빈곤, 부의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규모 비영리단체

“플라스틱 쓰레기 시대, 소비자뿐만 아니라 정부·기업도 함께 노력해야”

‘제13회 피스&그린보트’ 특별 선상대담 ‘플라스틱 시대와 우리의 자세’  지난 10일 ‘피스&그린보트’ 여객선에서 ‘플라스틱 시대와 우리의 자세’를 주제로 대담이 열렸다. 피스&그린보트는 환경재단과 일본의 비영리단체 피스보트가 2005년부터 공동 운영하고 있는 한일 문화 교류 크루즈 여행 프로그램이다. 올해로 13회째를 맞은 피스&그린보트는 지난 9일부터 16일까지 7박 8일에 걸쳐 중국 상하이, 일본 나가사키, 한국 제주도 차례로 방문했고, 여정 동안 세계적 이슈로 떠오른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에 관한 대담, 강연, 영화 상영회, 플라스틱 프리 체험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됐다. 이번 대담은 출항 이튿날 오전 선내 첫 공식 프로그램으로 마련됐다. 연사로 나선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플라스틱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이야기했다. 김영춘 의원은 “매년 바다로 흘러드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1200만톤에 이른다”며 “우리나라에서도 연간 6만7000톤의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는 어민들이 바다에 버리는 어업 폐기물과 강과 하천을 따라 바다로 흘러드는 쓰레기, 해변에 버려진 쓰레기 등이 합쳐지면서 상당한 규모를 이루게 된다. 김 의원은 “플라스틱 쓰레기는 해양 생태계뿐만 아니라 해상 안전 또한 위협한다”면서 “하루 한 번꼴로 배의 스크루에 폐그물이나 밧줄이 감겨 배가 멈추는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미세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김 의원은 “바다로 떠내려온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햇빛을 받고 파도에 휩쓸리는 과정에서 잘게 부서져 최소 지름 1마이크로미터(㎛, 1㎛는 100만분의 1m)의 미세 플라스틱이 된다”며 “이 미세 플라스틱 조각이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