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금)

“탄소다배출 업종 많은 亞… 금융시스템에 환경적 요소 통합해야”

UNEP FI, 아시아·태평양 원탁회의
‘지속가능성 공시’ 국가 간 기준 동일해야
저개발국에도 기후위기 대응 자금 필요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금융 시스템을 전환해야 합니다. 이상기후나 생물다양성 등 다양한 환경적 요소를 금융 시스템에 통합해야 합니다. 자연에 대한 투자는 리스크 예방이 아니라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크리스티나 안겔로바 세계자연기금 아시아지속가능금융 책임자)

유엔환경계획 금융이니셔티브(UNEP FI)가 주최하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원탁회의가 24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막을 올렸다. 금융기관, 정책기관,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400여 명이 참석한 이번 행사에서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금융의 역할, ESG 투자, 기후기술과 데이터의 중요성 등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24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유엔환경계획 금융이니셔티브(UNEP FI) 아시아 태평양 지역 원탁회의에서 에릭 어셔 UNEP FI 사무총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최지은 기자
24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유엔환경계획 금융이니셔티브(UNEP FI) 아시아 태평양 지역 원탁회의에서 에릭 어셔 UNEP FI 사무총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최지은 기자

24일 본회의에는 에릭 어셔 UNEP FI 사무총장과 헨리 곤잘레스 녹색기후기금(GCF) 부국장,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김상협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 녹색성장 공동위원회장 등이 참석했다. 에릭 어셔 사무총장은 환영사에서 “탄소중립은 금융기관과 산업계, 정책입안자가 손잡고 협력할 때 달성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속가능한 금융은 미래세대를 위한 지구를 보장할 뿐 아니라 아태 지역의 잠재력을 여는 열쇠를 쥐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지속가능한 미래로의 전환 자금 조달’ 세션에서 조정훈 신한금융지주 ESG부문장은 “아시아에는 산업구조 특성상 탄소배출이 높은 업종이 많다”면서 “관련된 환경, 사회 이슈에 대응하는 것이 아태지역의 주요 과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회사는 (문제 해결에) 도전하면서 변화를 이끌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다”며 “금융회사가 연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헨리 곤잘레스 GCF 부국장은 “저개발 국가에도 기회가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용등급이 낮은 국가는 자본시장을 이용할 수 없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자금도 조달할 수 없다”면서 “GCF는 파리협약 목표를 다 같이 달성하기 위해 이런 국가들에 필요한 자금과 역량 개발을 지원한다”고 말했다. 또 “공공자본만으로는 (정의로운 전환이) 가능하지 않다”면서 민간 대형자본 투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속가능성 공시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에릭 어셔 사무총장은 “많은 나라에서 공시가 의무화되고 있다”면서 “글로벌 협력을 위해서는 국가 간 공시의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게루 아리주미 국제증권관리위원회기구(IOSCO) 이사회 부의장은 “글로벌 기준치를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에서 개발 중”이라며 “이때 ISSB 기준이 글로벌 프레임워크로 작용하면서, 각 지역의 이니셔티브와 ‘상호운용성’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공시를 이행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IOSCO에서는 2024년까지 공시 채택 가이던스를 개발하고, 공시가 이행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24일 UNEP FI 아시아 태평양 지역 원탁회의에 참석한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24일 UNEP FI 아시아 태평양 지역 원탁회의에 참석한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지속가능한 금융을 위한 정부의 역할에 대한 토론도 진행됐다. 지투 조쉬 인도 재무부 경제 고문은 인도 정부가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안을 소개했다. 그는 “기후액션에 민간 금융 투자가 시의적절하게 이뤄지도록 한다”면서 “다자개발펀드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자금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다자개발은행의 역할을 고려해 아젠다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적절한 지식과 스킬을 갖춘 전문가가 부족하면 지속가능경영을 강화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인도 정부가 G20 의장국을 맡는 동안 기술지원 액션플랜을 만들어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에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평석 한국은행 금융안정실장은 ”실물경제와 지속가능한 금융을 연계하기 위해 정부는 정보 공개 인프라를 강화하고, 인센티브를 도입해야 한다”며 “이는 재정적 지원이나 법규로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소기업은 기후관련 리스크를 측정할 역량이 부족하고, 녹색금융 접근에도 제한이 있다”며 “정부가 나서서 중소기업을 지원해 기후위기 관련 퍼포먼스를 측정하고, 정보 공개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찰라 아베이신게 글로벌 녹색성장연구소 아시아 책임자는 “정책과 법안 사이에 미스매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각국에서 클린에너지에 대한 정책이 나오고 있는데, 에너지법은 1990년대 이후로 개정 안 되는 경우도 많다”며 “법 규제가 실제 상황에 맞게 업데이트 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지은 기자 bloomy@chosun.com

관련 기사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전체 댓글

제261호 2024.3.19.

저출생은 '우리 아이가 행복하지 않다'는 마지막 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