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금)

美 ‘아시안 혐오범죄’ 코로나 이후 약 4000건… 한국계 피해자 14.8%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일대에서 발생한 연쇄 총격사건 현장 중 한 곳인 애크워스 지역의 골드 스파 외곽에 17일(현지 시각)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꽃과 포스터가 놓여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애틀랜타에서 16일(현지 시각) 발생한 연쇄 총격 사건으로 한인 4명을 포함한 8명이 숨진 가운데 코로나19 이후 아시아계를 겨냥한 혐오범죄가 약 4000건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피해자 가운데 한국계는 14.8%를 차지했다.

비영리인권단체 ‘아시아·태평양계에 대한 증오를 멈추라’(Stop AAPI Hate)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월19일부터 지난 2월28일까지 단체에 접수된 미국 내 아시아계 대상 혐오범죄는 3795건에 이른다. 피해자는 중국계가 42.2%로 가장 많았고 한국계(14.8%), 베트남계(8.5%), 필리핀계(7.9%)가 그 뒤를 이었다. 피해자 성별로 따지면 여성이 남성보다 2.3배 더 많았다.

범죄 유형별로는 언어폭력 68.1%, 따돌림 20.5%, 물리적 폭력 11.1% 등으로 조사됐다. 사건 발생 장소로는 사업장이 35.4%로 가장 많았다. 이어 길거리(25.3%), 온라인(10.8%), 공원(9.8%), 대중교통(9.2%) 순이었다. 접수된 사건의 45%인 1691건이 아시아계 인구가 많은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했고, 뉴욕에서도 전체 사건의 14%인 517건이 보고됐다. 단체는 “접수된 혐오사건의 수는 실제로 발생한 사건의 일부에 불과하지만 이러한 결과만으로도 아시아계 주민이 얼마나 차별에 취약한지를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사건 이튿날인 17일 한국계 미국 연방 하원의원들은 이번 애틀랜타 총격 사건을 혐오범죄로 다룰 것을 촉구했다. 현재 사건을 수사 중인 애틀랜타 경찰은 용의자가 ‘성 중독’에 빠졌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혐오범죄인지 판단하기 이르다고 밝힌 바 있다. 매릴린 스트리클런드 하원의원은 이날 의회 발언을 통해 “비극적인 총격 사건으로 사망한 8명 가운데 6명은 아시아 여성”이라며 “총기 폭력이고 여성에 대한 폭력”이라고 했다. 미셸 박 스틸 하원의원은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혐오범죄는 중단돼야 하며, 희생자들과 그 가족, 아시아·태평양계 공동체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태연 더나은미래 인턴기자 kit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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