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광렬 차병원그룹 회장
‘차광렬 줄기세포상’ 제이틴 패텔 박사
“줄기세포 연구더 집중하는 계기로”
“1970~80년대에 공부 잘하는 학생들은 우리나라 중공업과 IT를 세계적 수준으로 이끌었습니다. 한국의 미래 핵심 산업은 바이오가 될 것입니다. 이제는 젊은 의사들이 우리나라 발전에 기여하는 인재로 성장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광렬 차병원그룹 총괄회장이 앞으로 10년간 자신의 연봉과 배당을 모두 바이오산업 인재 육성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차병원그룹 산하 10여개 계열사 등에서 받는 연봉과 한 해 배당금은 약 20억원에 달한다. 차 회장은 “의학전문대학원 졸업자 중 연구의를 지망하는 학생에게 1억원 이상씩 투자해 미국 유학을 보낸 뒤, 바이오 전문 인재로 키울 계획”이라면서 “난치병 치료제 개발에 힘쓰는 전도 유망한 과학자들을 발굴해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병원을 ‘바이오 사관학교’로 키우겠다는 포부다. 1984년 강남차병원을 설립한 차 회장은 불임생식의학의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으로, 7차례에 걸쳐 미국생식의학회에서 최우수·우수 논문상을 받은 바 있다. 1996년에는 환태평양불임학회(Pacific Rim Society for Fertility and Sterility)를 창립, 한국·일본·대만·호주·미국 등 환태평양 국가의 불임 생식의학에도 기여했다. 1999년에는 콜롬비아 대학의 요청으로 CC불임센터를 설립해 ‘대한민국 의료 수출 1호’의 역사를 쓰기도 했다.
현재 차병원그룹은 산하에 차병원 줄기세포 연구소, 차바이오텍, 미국 할리우드장로병원, 차병원불임센터와 차움 등을 설립해 줄기세포와 불임치료 연구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후학 양성에 쏟는 애정도 남다르다. 차의과학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은 차병원 판교연구원인 차바이오콤플렉스에서 세계의 석학들과 공부하고 있다.
“차병원그룹은 줄기세포 등을 연구하고 싶어 하는 의사들에게 해외 연수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공부하는 동안 들어가는 모든 비용은 전적으로 그룹에서 지원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인재를 키우는 방식입니다. 우리나라가 바이오 강국이 되기 위해 필요한 인재 양성을 위해 앞으로도 모든 것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한편, 미국생식의학회(American Society for Reproductive Medicine·ASRM)는 차 회장의 줄기세포와 불임에 대한 연구성과 공로를 인정해 2011년 그의 이름을 딴 ‘차광렬 줄기세포상’을 제정했다. 미국생식의학회가 제정한 상 중 아시아인 개인 이름이 붙은 상은 차광렬 줄기세포상이 처음이다.
지난달 개최된 제 71차 학회에서는 호주 퀸즐랜드 대학 의학연구원 제이틴 패텔(Jatin Patel) 박사가 차광렬 줄기세포상의 영예를 안았다. 패텔 박사는 ‘태반 유래 혈관내피 전구세포와 중간엽 줄기세포를 이용한 혈관 질환의 치료 및 조직 재생’이라는 연구 과제로 학계의 주목을 받은 의과학자다. ‘혈관내피 전구세포’란 혈관 형성을 촉진하는 세포로, 혈관이 막혀서 생기는 허혈성 질환이나 암, 망막병증과 같은 질환에 관여한다. ‘중간엽 줄기세포’는 죽어버린 간세포, 혈관 내피세포, 심장 세포, 뼈 세포, 신경세포 등을 재생시킬 수 있어 장기 이식의 대안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패텔 박사는 “줄기세포 분야 세계 최고 권위의 상인 ‘차광렬 줄기세포상’을 받게 돼 영광”이라면서 “줄기세포 연구를 통해 난치병 치료의 길을 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