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지정기부금 단체는 총 3919곳(2017년 12월 29일 기준, 기획재정부 고시). 해당 단체들은 ‘공익성’을 인정받아 공익 사업에 대한 세제 혜택을 받고 있다. 이중 소관부처가 기획재정부인 기부금 단체는 67곳으로, 1.7%에 해당된다.
기획재정부 산하에선 KB금융공익재단이 기부금 100억원으로 가장 규모가 컸다. KB금융그룹에서 2011년 200억원 규모로 설립한 KB금융공익재단의 총자산은 767억9000만원 상당으로, 경제 금융 교육 사업, 장학 사업, 취업 학교 운영 등에 26억원을 지출했다. 이어 사회적협동조합 신협사회공헌재단(30억357만), 아시아발전재단(20억600만), 엄홍길휴먼재단(19억2378만) 등 1년 기부금 규모가 10억이 넘는 곳이 총 4곳에 그쳤다.
신협사회공헌재단은 금융소외계층에게 ‘자활’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2015년 설립된 사회적협동조합이다. 2016년에는 총 70명의 취약계층에게 저신용자 자활금융 프로그램을 제공했으며, 취약계층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음악 교육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아시아발전재단은 아시아 국가의 교류·협력사업과 고려인 자녀를 위한 돌봄 및 장학 사업 등을 펼치는 기부금 단체로, 한민족청년캠프와 방송통신대에 입학하는 다문화 학생 대상 장학 지원 등에 약 6000만원 을 지출했다. 엄홍길휴먼재단은 네팔 휴먼스쿨 건립 등에 약 11억을 지출하며, 해외사업비 지출이 73%에 달했다.
국가경영전략연구원(6억9779만), 한국가이드스타(4억7183만), 국가미래연구원(4억4485만) 등 5~7위에 해당되는 기부금 단체들은 ‘연구 사업’에 특화된 성격을 보였다. 국가경영전략연구원은 건전재정포럼 등 국가재정 분야별 연구 사업을 진행하며, 한국가이드스타는 공익법인의 회계정보와 사업내용을 비교·검색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분석자료를 제공하는 기부금 단체다.
국가미래연구원은 ‘서강학파’ 출신의 보수 경제학자로 알려진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의 부의장이 설립한 싱크탱크다. 국가미래연구원의 기부금 지출 명세서를 확인하면 기부금 4억원 중 일반관리비와 홈페이지 운영비 명목으로 약 3억5000만원을 지출했으며, 관리운영비 비율이 약 87%에 달한다. 조사연구비 및 학술행사 비용으로는 약 7000만원 지출에 그쳤다.
세계미래포럼은 상위 10곳 기부금 단체 중 정부보조금을 받은 유일한 곳이다. 특히 기부금(1억2512만)의 4배 수준인 5억 가량을 정부보조금으로 받았으나, 국세청 공익법인 결산서류 공시 자료에서는 구체적인 사용 항목을 확인할 수 없었다. 월별 기부금 지출 명세서를 확인하면, 지급목적에 ‘목적사업 및 운영비’ 항목으로 일괄 공시했다. 또한 기획재정부 산하 지정기부금 상위 10곳은 모두 직원 수가 10명 이하로 소규모 단체인 특성을 보였다. 1위인 케이비금융공익재단(2명), 사회적협동조합 신협사회공헌재단(3명) 등 상위 2개 단체의 직원 수가 매우 적었다.
기부 단체의 투명성은 어떨까. 총 4곳이 한국가이드스타가 제공하는 기부 전 투명성 체크리스트 항목에서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특히 국가경영전략연구원은 기부금 총수입과 월별 기부금 수입 합계가 불일치했으며, 일반관리비(인건비, 임대료, 통신비 등)로 0원을 사용했다고 보고했다. 또한 기부금 주요 사용 및 수입 내역을 국세청에 공시하지 않았으며, 법인의 이사회도 5인 이하로 구성돼있는 등 13개 체크리스트 중 5개 항목에서 문제가 드러났다. 신협사회공헌재단(인건비 항목 0원 공시), 국가미래연구원(이사회 5인 이하 구성), 새벽편지(기부관련 항목 간 금액 불일치) 등 각 항목에서 주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