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레거시 텐(Legacy 10)’ 제도를 한국에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여야 국회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자선단체협의회, 웰다잉문화운동, (재)동천, 한국세무사회, 한국비영리학회, 아름다운재단 등이 공동 주관한 ‘유산기부 활성화를 위한 한국의 레거시 텐 제도 도입 정책 제안 토론회’가 지난 28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10간담회실에서 개최됐다.
이번 토론회는 유산기부 활성화에 관한 여러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됐다.
김희정 사무총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는 개회식과 오프닝 동영상 상영을 시작으로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원혜영 웰다잉문화운동 공동대표의 인사말이 이어졌다.
◇“이중혜택 아닌 격차 축소”…쟁점 소화한 수정안 발표
발제를 맡은 박훈 서울시립대학교 세무학과 교수는 발의된 개정안(상속세 산출세액의 10% 공제)을 기본 구조로 유지하면서, 국회 검토보고서 등에서 제기된 쟁점들을 보완한 수정안을 제시했다.
박 교수의 수정안에는 ▲공제대상 공익법인 요건의 법률 직접 규정(조세법률주의 충족) ▲주식 기부 시 의결권 행사 금지 및 위반 시 추징 ▲외부감사 및 결산공시 이행 연동 ▲3년 주기 성과평가를 통한 법안 재검토 명시 등의 구체적인 안전장치가 포함됐다.
박 교수는 일각에서 제기된 ‘이중혜택’ 지적에 대해 “생전 기부나 상속 후 기부는 소득세 세액공제 혜택이 있는 반면, 유언에 의한 기부(유증)만 세액공제 혜택이 빠져 있다”며 “개정안은 특혜를 주는 것이 아니라 생전 기부와의 불균형 및 격차를 줄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자감세 및 세수감소 우려에 대해서는 “국회예산정책처 추계 기준 연평균 세수 감소액은 467억 원으로 전체 국세수입의 0.01% 수준에 불과하다”며 “세액공제를 받더라도 기부로 인해 상속인이 실제로 받는 몫은 줄어들기 때문에, 세제 혜택은 감세가 아닌 기부에 따른 가족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해 주는 지렛대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의 목소리…“가족 상속에서 사회적 상속으로”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현장 전문가 및 시민사회 단체들의 제언이 이어졌다.
황영기 한국자선단체협의회 이사장은 “유산기부는 재산 상속의 형태를 ‘가족 상속’에서 ‘사회적 상속’으로 바꾸는 일”이라며 “과세가액 불산입만으로는 유증을 끌어내기 어렵다는 것이 확인된 만큼 산출세액 공제라는 새로운 유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이사장은 “영국의 레거시 텐을 차용해, 상속재산의 10%를 초과해 공익법인에 출연하면 상속세 산출세액의 10%를 공제하는 개정안이 올해 3월 여야 공동으로 발의된 것은 사회적 합의의 의의를 가진다”면서 “유산기부는 가족 상속을 사회적 상속으로 넓히는 일이기 때문에 정부와 민간이 사회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진아 아름다운재단 사무총장은 “국가데이터처 조사에 따르면 일반적인 유산기부 의향은 계속 하락하고 있지만, 제도적 인센티브가 제시될 때 기부 의향은 대폭 상승한다”며 “이번 법안은 기부 장벽을 낮추고 민간 자산이 사회적 자본으로 전환되도록 돕는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지훈 더나은미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