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이 지나도, 여전히 세상은 여성에게 불평등하다”

[글로벌 이슈] 유엔여성기구, 여성 인권 보고서 발표 “소녀들에게 세상은 여전히 위험하고 불평등하다.” 유엔여성기구가 지난 4일(현지 시각)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플랜인터내셔널 등과 함께 ‘소녀들을 위한 새로운 시대: 25년간의 성과를 평가하며’라는 공동 보고서를 발표했다. 25년 전보다 여성의 기초학력은 높아졌지만,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폭력 문제는 거의 개선되지 않았다는 게 보고서의 주요 골자다.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펴낸 이번 보고서는 학업·건강·안전 등 다양한 권리에 대한 전 세계 여성 인권 현황을 담고 있다. 1995년을 연구의 시작점으로 잡은 이유는 그해 유엔(UN)이 중국 북경에서 여성 대회를 열고 “여성은 남성과 사회의 보호 대상이 아니며 남성과 동등한 동반자로 대우받아야 한다”는 ‘성 주류화 전략’을 공식적으로 선언했기 때문이다. 세 기관은 보고서를 만들기 위해 각 기관이 보유한 자료를 내놓고 공동으로 분석했다. 눈에 띄는 성과가 나타난 분야는 여성의 ‘기초학력’이었다. 초등학교를 중간에 그만두는 여성의 수가 1988년에는 세계적으로 6500만명에 달했지만, 2018년에는 3200만명으로 줄었다. 15~24세 문맹 여성 수도 1988년 1억명에서 2018년 5600만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반면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폭력은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니세프가 2019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97개국 15~19세 여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10명 중 4명이 “내가 사는 나라에서는 남편이 아내를 때리는 게 사회적·법적으로 용인되고 있다”고 답했다. 성폭력 피해도 심각한 수준이다. 유니세프는 전 세계 15~19세 여성 청소년 20명 중 1명이 강간 피해를 입고 있다고 추산했다. 인구수로 따지면 1300만명에 달한다. 피해를 당한 여성 청소년이

70년대까진 도움 없인 못 사는 나라… 88올림픽 이후 도움 주는 나라로

6·25전쟁 후 국제 NGO에서 아동구호 손길, 60~70년대엔 지역·가정 개선사업으로 전환, 90년대, 원조 ‘홀로서기’… 토종 NGO 생겨나… ‘탯줄도 잘리지 않은 아기들이 밤새 항구에 버려져 있어요.’ 6·25전쟁이 치열하던 1950년대 초반. ‘세이브더칠드런’ 한국사무소 직원이었던 박미자씨가 세계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며 쓴 글이다. 전쟁 기간 중 남쪽 사망자만 50만명을 넘었고, 행방불명된 사람을 합하면 그 숫자는 80만명을 넘어선다. 주택 61만채가 폐허가 됐고, 760만명의 이산가족이 생겼다(한국전쟁피해통계집). 해방 직후 어렵게 지켜온 산업 기반시설은 모두 붕괴돼 재건이 불가능해 보였다. 공업시설의 43%, 발전시설의 41%, 철도 312km가 파괴됐다. 모두가 힘들었던 시기. 하지만 가장 힘든 이는 돈 없고 힘없는 사람들이었다. 특히 아동의 피해가 컸다. 전쟁 중에 부모를 잃고 가족과 헤어진 아이만 10만명에 달했다. 남북한 전체 인구가 3000만명 남짓했던 시절이다. 이런 처참한 현실 속에서 어린아이들을 돌보고 재건의 씨앗을 마련한 이들이 바로 국제 구호단체들이다. 이들은 열정적으로 한국의 상황을 해외에 알리고 적절한 지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국의 거리에서 만난 거지 소년이 들고 있던 깡통과 한국에서 찍은 영상을 시애틀의 교회에서 보여주며 한국 돕기를 제안했던 에버렛 스완슨 목사 같은 이도 있었고, 부산 용주동에 방 2개짜리 사무실을 구하기 전까지 길거리에서 잠을 잤던 로버트 세이지씨 같은 이도 있었다. 구호사업의 초기인 1950~60년대에는 아동 구호사업이 구호 NGO의 대표적인 사업이었다. ‘세이브더칠드런’ 영국·미국 지부는 매년 3500명의 한국 아동들을 후원했고, ‘플랜’의 후원자들은 한국의 아동들에게 쌀·밀가루와 서양 의복 등을 보내왔다. 당시 문서에는 “아이들이 처음에 서양식 옷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