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있는 기업, 존경받는 리더] ③ “일자리 창출·나눔 실천하려면 기업부터 잘 돌아가야죠”

[책임 있는 기업, 존경받는 리더] <3> 최신원 SKC 회장 10년 동안 20억원 기부… 이웃 돕던 가족들 보며 어릴 적부터 나눔 배웠죠 사업장서 바비큐 파티 때 모금함 마련해 놓고 직원들 격려·소통하면서 기부 공감대 만들었어요 “사진만 찍는 봉사? 받는 사람들 얼굴 보면 대충대충 할 수 없어요” SKC 최신원(61) 회장을 만난 3일, 신문에는 ‘경제 민주화 법안 대거 통과’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1000억원 기부’ 소식이 나란히 실렸다. 민감한 질문 대신 “차 한잔 마시자”던 최 회장은 두 가지 소식을 묻자,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정몽구 회장이 사회적으로 기부한 건 높이 평가해줘야 해. 약속을 지켰고…. 잘한 것에 대해 손뼉을 쳐야지. (가나의 빵 공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있으니까 주는 거 아냐. 없으면 이렇게 나눠줄 수 있겠어? 기업이 잘 돌아가야 일자리도 만들어져. 일자리 창출이 바로 나눔이야. 여유를 가져야 해. 해외에선 다 우리나라 기업의 성공 비결 배우러 오는데….” 최 회장은 “인터뷰 서두르지 말고 이거나 먹고 하자”며 보라색 비비빅 아이스크림을 꺼내왔다. 밖은 30도가 넘는 무더위였다. 함께 비비빅을 먹으니, 우습기도 하고 마음이 편해졌다. 인터뷰는 자연스레 ‘나눔’ 이야기로 시작됐다.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 등과 달리, 우리나라 대기업 오너들은 기업 돈으로 기부하지 개인 차원의 기부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 단골로 지적된다. 10년 동안 20억원가까운 돈을, 매년 1억원이 넘는 개인 돈을 기부한 이유는 뭔가.   “경기도 수원 화성이 내 고향인데, 어릴 적 할아버지는 300가마를

파퐁씨, 울지 말아요… 언니들이 있잖아요

[적십자 봉사원 동행 르포] 필리핀 이주여성 손잡아 준 희망풍차 사업 5년 전 만나 週에 2~3회 말동무 돼주고 도움 건네 희망풍차 사업 선정으로 집안 전체 리모델링하고 파퐁씨는 요양원 취직과 적십자사 회원 활동 나서 인적이 없는 2차선 도로를 달리다 보니, 오른쪽에 축사 2~3곳이 보이기 시작했다. 흙길은 중간중간 구멍이 파였고, 돌멩이가 차량 바닥에 닿을 듯 말 듯했다. 박현숙 대한적십자사(이하 적십자) 철원지구협의회장은 “3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을 다녀오면 승용차 바닥이 심하게 망가졌다”고 했다. 5분 남짓 갔을까. 파란 지붕과 하얀 외벽이 눈에 띄는 양옥집을 발견했다. 지은 지 얼마 안 돼 보였다. 강원도 철원군 갈말읍 신철원리, 집 입구에 ‘하모니’라는 팻말이 적힌 이집은 넬리디 파퐁(45)씨와 남편, 두 아들의 보금자리다. 파퐁씨는 16년 전 필리핀에서 시집온 결혼 이주 여성이다. “선생님 오셨어요?” 파퐁씨는 박씨를 보자마자 반갑게 말을 건넸다. 급히 부엌으로 간 파퐁씨는 주전자에 보리차와 몇 시간 전에 찐 단호박을 내왔다. 동행한 채명옥 적십자 철원봉사회장이 “아직 덜 익었는데, 그래도 맛있다”고 했다. 박현숙씨는 “전자레인지를 돌리면 좀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거야”라고 자세히 일러줬다. 1996년부터 적십자 봉사원으로 활동한 박씨는 5년 전 파퐁씨를 처음 만났다. 다문화가정 실태조사를 위해서였다. 16년 전 국제결혼한 파퐁씨의 삶은 처참했다. 원래 이 집은 축사 창고를 임시로 개조해 만든 곳이었다. 창문도 없는 어두컴컴한 18평 내외의 공간에서 매월 대지 임대료 20만원을 내고 살았다. 생활 편의시설이라곤 임시로 설치한 녹슨 기름보일러, 1950년대를 연상시키는 재래식

“본드에 중독돼 방황하던 아이들 이젠 무대 오르는 게 더 좋다네요”

음악으로 위기 청소년 보듬은 명성진 목사 위기 청소년 공동체 ‘세상을품은아이들’ 6년 전, 부천 예수마을교회 명성진(44) 목사는 거리에서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한다. 트럭 밑에서 두 아이가 잠을 자고 있었다. “차 떠나면 어떡할 거야?”, “죽을 거야?” 한 명을 설득해 교회로 데리고 왔다. 밥을 먹이고, 몸을 씻기고, 옷을 입혔다. 며칠이 지난 후 아이와 함께 학교에 갔다. “아버지세요? 오면 뭐해. 또 나갈 건데.” 체육 교사의 말에 명 목사는 화가 났고, 실망했다. “괜찮아. 너희 그릇이 특별해서 학교가 담질 못하는 거야.” 그렇게 진무(18·가명)는 예배당 한편에서 보금자리를 찾았다. “또 가출하더라도 잠은 여기서 자.” 위기 청소년 공동체인 ‘세상을품은아이들’의 시작이었다. “애들이 진무를 독립군이라고 불러요. 워낙 가출을 자주 해서 생긴 별명이에요. 진무 친구들이 줄줄이 들어왔습니다. 하도 지갑을 털어가서 장발장이란 별명을 가진 애도 오고…. 부천 지역의 잘나가는 ‘양아치’ 30여명이 다 모였습니다.” 처음엔 고민이었다. 지난 2005년, 명 목사가 만든 ‘세상을품은아이들’ 공동체는 위기 청소년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모범생 청소년들이 대상이었다. ‘여행을 통해 세상을 품은 미래 지도자들을 길러내겠다’는 생각에 몽골·캄보디아 등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이 주된 활동이었다. 진무를 비롯한 비행 청소년들이 한둘씩 공동체로 몰려들자 기존 청소년들의 발걸음은 뚝 끊겼다. 전혀 의도치 않은 변화였다. 밥 먹듯 가출 일삼고 본드 흡입하던 청소년들 명 목사가 음악 가르쳐주자 달라지기 시작해 2008년 가을부터 ‘세상을품은아이들’은 위기 청소년들의 보금자리로 완전히 전환됐다. 교회의 소예배실을 주거공간으로 개조했다. 처음엔 교인을 비롯한 자원봉사자 10여명이 공부·음악·미술·스포츠 각

[더나은미래·위즈돔 공동 캠페인] 청년, 기업 사회공헌을 만나다 ②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사회공헌의 방향성이 보여요”

[더나은미래·위즈돔 공동 캠페인] 청년, 기업 사회공헌을 만나다 ② 김민석 LG전자 CSR팀장 개도국 식량 해결 위한 ‘LG희망가족’ 프로그램 물 부족한 멕시코에서 드럼세탁기 캠페인 열고 빈곤층에 물탱크 만들어 깨끗한 식수 제공해 기업 CSR 담당자와 청년들 한자리에 모여 꿈 구체화할 계기 마련해 지난 19일 저녁 서울 성수동의 카페 그랜드마고에서 ‘청년, 기업 사회공헌 만나다’의 두 번째 행사가 열렸다. 대학생, 비영리단체 종사자,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 등 20여명의 다양한 청년이 모였다. LG전자의 CSR을 담당하고 있는 김민석 팀장은 사회공헌 활동의 방향성에 대해 두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자립 의지가 있는 사람을 돕는다’는 것. 그는 “저개발국의 도로·배수로 건설 등 마을 환경 개선 사업에 부모를 참여시켜 일자리도 제공하고 대가로 식량을 주면서 빈곤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업은 2011년부터 방글라데시와 캄보디아 극빈층 7000가구를 대상으로 유엔 세계식량계획(WFP)과 함께 진행하고 있는 ‘LG희망가족’ 프로그램이다. 둘째 방향은 ‘기술·인적자원·물류 등 기업의 핵심 역량을 활용해 사회공헌을 한다’는 것이다. 멕시코는 산불과 불법 벌목으로 심각한 물 부족을 겪고 있다. 2011년 10월부터 환경 NGO인 ‘폰도파라라파즈(Fondo para la Paz·평화를 위한 재단)’와 함께 ‘드럼세탁기를 이용하면 물을 절약한다’는 캠페인을 열었다. 김민석 팀장은 “제품 구매 시 대당 30달러씩 적립해 멕시코 빈곤층 4400명에게 물탱크를 만들어 깨끗한 식수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시각장애인을 위한 ‘책 읽어주는 폰’ 개발, 홍보 인프라가 부족한 UNEP(유엔환경계획) 등 국제기구에 뉴욕 타임스스퀘어의 광고판을 무상으로 대여해주는 등의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김민석 팀장은

[다라 오루크 美 UC 버클리대 교수]”윤리적 소비하는 3~5%에 기업은 움직이기 시작하죠”

소비자에 제품 원료 구입부터 생산 과정 환경에 미치는 영향까지 분석해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모바일 앱 ‘굿가이드’ 제작 “소비자가 착한 소비해야 윤리적 생산 늘어 어느 기업이 윤리적인지 정보 공유도 필요” 2008년 시작된 미국의 ‘굿가이드(www.good guide.com)’는 소비자에게 제품의 모든 생애주기(life cycle) 정보를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이자 모바일앱이다. 원료 구입 과정부터 제품의 생산 과정, 환경과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까지 분석한다. 현재 5000여 기업의 19만개가 넘는 제품이 소개돼 있다. 이 앱을 이용해 제품의 바코드를 찍으면 환경·건강·사회 총 3분야의 점수가 뜨고 왜 그런 점수를 받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 회사의 공동 창업자는 다라 오루크(Dara O’Rourke·사진) UC 버클리(Berkeley)대 환경정책경영대학 교수로 국제 생산망 내의 노동·환경 문제를 20년 이상 연구해온 인물이다. 월드뱅크와 유엔개발프로그램(UNDP),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서 자문위원으로 일하기도 했다. ‘윤리적 소비’의 글로벌 트렌드를 듣기 위해 지난 20일 다라 오루크 교수와 전화 인터뷰했다. ―굿가이드를 만들게 된 계기는 뭔가. “한번은 딸이 바르는 선크림을 무심코 보다가 아이에게 해로운 성분이 있음을 발견했다. 이후 샴푸나 장난감 등 딸아이가 쓰는 모든 제품의 재료를 찾아보니 해로운 성분이 많았다. 나중에는 모든 집 안 제품으로 연구를 확장했다. 일반 소비자에게도 이런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현재 100만명이 굿가이드앱을 쓰고, 200만~300만명 정도가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한다.” ―현재 소비자의 윤리적 소비 인식은 어떠한가. “현재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 중 하나는 ‘하이브리드 카’다. 지난 5년 동안 지속 가능하고 윤리적인 소비를

“공정무역 잘 되려면, 소비자가 사고 싶은 제품부터 만들어야”

신충섭 아름다운가게 그린사업국 국장 공익 상품 월매출 3년 만에 약 15배 늘어 제품 유통 마진 줄이고 디자인 개선 도와줬더니 홈쇼핑 2차 방송할 만큼 소비자 반응 좋아져 “2002년 공정무역을 처음 시작할 당시 동남아 8개국 수공예품을 판매하려고 했는데, 수억원의 적자만 봤어요. 당시엔 무조건 ‘저개발국 생산자를 위해 사달라’는 접근 위주였거든요. 공정무역 제품도 결국 소비자의 수요에 맞게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배웠습니다.” 신충섭(42·사진) 아름다운가게 그린사업국 국장의 말이다. 그는 “작년 아름다운가게, 아이쿱, 두레생협, 카페 티모르 등 규모가 큰 곳들의 매출을 합치면 연 100억원 가까이 된다”며 “지난 10년간 우리의 공정무역 규모가 굉장히 성장했다”고 말했다. ―최근 윤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현장의 변화가 있나. “공정무역 사업을 10년 넘게 해오다보니 사회적기업, 공정무역, 친환경 공동체 등이 우수한 품질의 상품을 만들어도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2010년부터 전국의 아름다운가게 매장과 온라인을 통해 우수한 공익 상품을 발굴해 판매하고 있다. 최근 메이저 유통사들도 움직이고 있다. GS샵 등 대형 홈쇼핑에서 사회적기업 제품을 꾸준히 방송하고, 신세계나 현대백화점에서도 사회적기업 제품 기획전을 열었다. 이것이 지속되면 일반 시민이 사회적기업의 제품을 접할 기회가 많아질 것이다.” ―공정무역이나 공익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은 어떤가. “현재 아름다운가게에는 50여개 단체의 400여개 공익 상품이 입점해 있다. 2010년 시작 당시에는 월매출이 1000만원 정도였는데, 올해는 월 1억5000만원 정도로 늘었다. 올해 공익 상품 매출이 13억원가량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렇게 성장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아름다운가게에는

그의 자전거가 1㎞ 달릴 때마다, 1000원씩 희망이 쌓였다

나눔 위해 미국 횡단한 양금용 前 전경련 국제경영원 팀장 가난한 청소년 700명… 일류 요리사로 키워낸 베트남 사회적기업 ‘코토’ 한국지부 설립 응원 위해 6000㎞ 달리고 기부하는 ‘세요리따’ 캠페인 벌여 횡단기 담은 책도 출간해 수익금 전액 기부하기로 13년차 직장인이 사표를 쓰고 돌연 미국으로 떠났다. LA에서 뉴욕까지 자전거 한 대로 6000㎞를 횡단했다. 1㎞당 1000원씩 적립, 기부하는 ‘세요리따(세계를 요리로 따뜻하게)’ 캠페인을 벌였다. 일류 요리사를 꿈꾸는 가난한 청소년들을 돕기 위해서다. 지난 4월 15일부터 60일 동안 자전거로 미국 대륙을 횡단한 양금용(37·사진) 전(前) 전경련 국제경영원 팀장의 이야기다. “오는 10월, 한국에 ‘코토 인 서울(KOTO in Seoul, 이하 S코토)’이 세워진다는 소식〈2013년 3월 12일자 더나은미래 E2면〉을 들었어요. 코토(KOTO)는 13년 동안 베트남의 가난한 청소년 700명을 일류 요리사로 성장시킨 직업교육 전문 사회적기업이에요. 코토 한국 지부 설립을 알리고 응원하고 싶었어요.” 양 팀장은 2004년부터 약 10년간 전경련 국제경영원 CEO포럼팀에서 일했다. 국내 기업 CEO들을 대상으로 교육, 세미나, 학술대회, 네트워크 모임 등 지식 공유 플랫폼을 직접 기획하고 운영했다. S코토를 설립하는 ‘요식업계 미다스의 손’ 오진권 (주)이야기가있는외식공간 대표도 CEO포럼을 통해 만났다. ‘S코토의 수익금 전액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오 대표의 비전에 공감한 양 팀장이 ‘세요리따’ 캠페인을 기획한 것. CEO포럼에서 양 팀장과 인연을 이어온 CEO들도 마음을 모았다. 송경애 SM C&C(에스엠 컬처앤콘텐츠) 사장, 김창호 코오롱 대표, 김경준 딜로이트컨설팅 대표, 오진권 이야기가있는외식공간 대표, 이판정 넷피아 대표 등 CEO 5명은 현금 기부는 물론 항공권,

[책임있는 기업, 존경받는 리더] ② “사회공헌으로 소비자 믿음 얻으면, 경영도 든든해지죠”

책임 있는 기업, 존경받는 리더 <2> 최규복 유한킴벌리 대표 내년 30주년 맞는 캠페인… ‘우리강산 푸르게푸르게’ 사회적으로 관심 모으자 직원들도 자부심 느껴 경영 힘들 때도 계속했죠 이젠 열심히 가꾼 숲을 문화공간으로 만들려고요 실버상품 산업 확대 위한 ‘액티브 시니어’ 캠페인 반나절만 근무할 수 있는 육아 단축근무시간제 등 사회 책임 경영으로 저출산 고령화도 풀어야죠 “사회 없이 기업이 존재할 수 있는가. 사회를 외면하고 기업만 성장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유한킴벌리 본사에서 만난 최규복(57)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유한킴벌리는 각종 조사에서 ‘존경받는 기업’ ‘사회공헌 잘하는 기업’으로 손꼽히는 CSR(기업의 사회적책임) 대표주자다.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기업, 유한킴벌리가 이 가치를 지켜내는 비결은 무엇일까. 흥미진진한 답을 기대했으나, 최 대표는 모범답안을 내놓았다. ―유한킴벌리는 화장지·기저귀·생리대 등 주요 생활위생용품 사업에서 선두를 달리는 등 매출 실적도 좋고, ‘착한 기업’이라는 이미지도 좋다. 사회공헌은 기업 경영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가. “‘사회공헌을 많이 하면 경영 실적이 좋아지는가’라고 묻는다면, 이 둘은 별개의 차원이다. 우리 회사가 경영 실적이 좋은 것은 경쟁사보다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공급하기 때문이다. 사회책임 경영과 경영 실적이 직접적인 상관관계는 없다. 다만, 사회공헌을 하다 보면 사회나 소비자가 좋은 점수를 주다 보니까 비즈니스에 도움을 받는다. ‘유한킴벌리는 신뢰 있는 기업이구나’라는 외부의 시선이 있으면, 직원들도 거기에 맞춰 제품과 서비스를 좋게 만들고 착한 활동을 한다. 사회책임 경영을 추구하면, 외부와 내부가 선순환 구조를 이룬다. 회사 내부

“탈북 아동의 선배이자 보호자로 세상과 소통할 준비 도와야죠”

탈북 청소년 돕는 탈북자 최동현·순영옥 부부 적응 못 하고 겉도는 탈북 아동들 한국 생활 돕기 위해 학교 설립하고 사회복지사 등 자격증 5개 취득 운영비 부족해 1억 넘게 대출했지만 주변 기업·이웃에서 꾸준히 도움 줘 기타, 아코디언, 북…. 아이들은 각자 마음에 드는 악기를 손에 쥐었다. “저도 내일부턴 기타 배울래요.” 이화선(가명·12)양이 기타줄을 만지작거리며 눈을 반짝였다. 아코디언을 어깨에 멘 남학생들은 팔을 움직이며 소리를 내보았다. 연주하러 들어온 15명의 아이로 8평 남짓한 방이 꽉 찼다. “우리 학생들은 원하는 악기를 하나씩 배울 수 있습니다.” 최동현(55) 겨레얼 대안학교 대표가 얼굴 가득 미소를 지었다. “아이들이 한국에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뿌듯해요.” 순영옥(52) 겨레얼 지역아동센터 원장이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중국을 넘어, 바다를 건너, 산을 타고 한국 땅에 발을 디딘 아이들이다. 최동현, 순영옥씨 부부는 2011년 지역아동센터와 대안학교를 세우고, 탈북 아동 청소년들의 자립을 돕고 있다. “아이들만큼은 우리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으면 했어요.” 2002년 북한 신의주에서 배를 타고 월남(越南)한 이 부부는 아이들의 탈북 선배이자, 선생님이자, 보호자다. ◇목숨 건 48시간의 항해…탈북 부부가 한국 땅에 뿌린 나눔의 씨앗 2002년 8월 15일 새벽 4시. 북한 선천군 홍건도에서 대가족 21명이 배에 올랐다. 7세 아이부터 71세 노인까지 구성도 다양했다. 고기잡이 배로 위장한 20t급 목선은 바람을 타고 꼬박 하루를 항해했다. 서해 공해에 다다르자, 멀쩡하던 배가 휘청이기 시작했다. 컴컴한 배 밑바닥에 숨어 있던 아이들이 울음을 터뜨렸다. “배 안으로

“이번 서명 운동으로 많은 청소년 공감 얻어… 국제 개발 협력 늘리는 데 도움될 것”

백일현 국무조정실 개발협력정책관 “많은 청소년과 네티즌들이 지구촌 일원으로서, 개도국 지원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것은 앞으로 국제 개발 협력을 확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세계아동노동 반대의 날'(6월 12일)을 앞둔 지난 4일, 세종특별시 한솔초등학교에서 ‘아동노동 착취 반대 서명 캠페인’ 전달식에 참석한 백일현<사진> 국무조정실 개발협력정책관의 말이다. ―개발도상국의 보편적 초등교육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ODA(공적개발원조) 기금 확대가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2015년까지 ODA 기금을 GNI(국민총소득) 대비 0.25%까지 확대키로 했는데,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1945년부터 99년까지 우리나라는 약 128억불을 원조받았다. 고속성장의 배경에는 국제사회의 원조가 큰 힘이 되었다. ODA 예산은 최근 7년 동안 연평균 21%가량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에는 전 세계적인 ODA 규모는 줄었지만 우리나라는 17% 증가해 올해 최초로 ODA 총 규모가 2조원을 돌파했다. ODA 확대는 현 정부의 국정 과제 중 하나로 포함돼 있을 만큼 중요한 정책 목표 중 하나다. 복지 공약 재원, 경기 침체 등으로 쉽지는 않지만 지속적인 노력을 할 예정이다.”(2007년 GNI 대비 ODA 예산은 0.07%에서 2012년 0.14%까지 늘었다) ―지난 2월, ‘더나은미래’는 분절화된 한국형 ODA 정책의 문제점을 짚어보는 기획기사를 취재보도했다. 올해도 26개 부처에서 각각 ODA를 시행하는 등 분절화 문제는 쉽사리 해결되기 어려워 보인다. “분절화는 여러 기관이 나눠서 ODA를 해서 문제라기보다는 관계 기관 간에 정보를 공유하고 사업을 연계하는 노력이 부족한 게 문제다. 우리나라는 1987년 대외경제협력기금이 생겨서 유상원조를 먼저 시작했고, 1991년 한국국제협력단(이하 코이카)이 생기면서 무상원조를

[더나은미래·굿네이버스 공동 캠페인 우리 아이들을 지켜주세요] ⑥ 아동노동 착취 반대 서명 캠페인

아동노동 착취 반대 서명 캠페인 전달식 8만명이 쓴 메시지 “더 이상 학교 못 가는 어린이 없게 해주세요” 돌깨는 소년 비샬 동영상 학교서 아이들 보여주자 서명에 7만4906명 참여 온라인에도 6353명 모여 “나만 행복해서 미안해요” 매달 5000원씩 용돈 모아 비샬에게 기부하는 학생도 “탁탁탁탁.” 화면 속 소년은 자기 키만 한 망치를 두 손에 들고, 온 힘을 다해 바위를 내리치고 있었다. 네팔의 산골 소년 비샬(10)이다. 아픈 엄마와 두 동생을 대신해 비샬은 ‘돌 깨는 일’을 하며 생계를 책임진다. 망치로 내리친 돌의 파편이 비샬의 눈에 들어가자, 화면을 바라보던 아이들도 눈을 찡그렸다. 영상이 끝나자, 12명이 차례차례 연단 위로 올라갔다. 일렬로 어깨를 맞대고 선 아이들이 양손에 파일을 펼쳐들었다. 그리곤 각자 준비해온 소감문을 야무진 목소리로 낭독하기 시작했다. “비샬처럼 아이들이 학교에 못 가고 노동을 착취당하는 것을 반대합니다!”, “전 세계 고통받는 친구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꿈을 키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6월 4일, 세종시 한솔초등학교 강당에서 진행된 ‘아동노동 착취 반대 서명 캠페인 전달식’ 현장. 낭독을 마친 아이들은 품에 안아든 상자 12개를 백일현 국무조정실 개발협력정책관에게 전달했다. 상자 속에는 아동노동 착취를 반대하는 시민들의 서명 용지가 가득 담겨있었다. ◇8만명이 참여한 아동노동 반대 서명 캠페인 현재 전 세계 76개국 아동 2억1500만명이 일터로 내몰리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의 4배에 이른다. 이 중 매년 2만2000명이 노동 착취로 사망하고 있다. 아동노동은 빈곤과 직결되어 가난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개선되기 어렵다.

“이윤만 추구하니까 사고가 나는 것… 사람이 최우선인 경제관념 필요해”

[인터뷰] 피아시 카림 방글라데시 브락대학 교수의류공장 잇따른 산업재해는 정치·경제적인 문제가 원인생계 도맡던 이들 다쳤으니 국가 경제도 타격받게 돼 의류봉제공장의 열악한 노동 조건과 관련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공장의 붕괴나 화재 등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방글라데시·파키스탄·캄보디아·베트남·중국 등지에 있는 의류·신발공장에서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방글라데시 브락(Brac)대학 경제사회학자인 피아시 카림(Piash Karim·사진) 교수를 만나 의류 공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의 실태와 사고 원인에 대해 들어봤다. ―라나플라자 사고를 비롯한 의류 공장에서 연이어 산업재해가 발생하는 이유는 뭔가. “개발도상국의 산업재해는 그 안에 깔린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가 표면으로 드러난 것이다. 우선 노동자들이 어떤 환경에서 일하는지 생각하지 않고 최대한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천민자본주의 사고다. 둘째로, 점차 심화하고 있는 불평등한 사회구조다.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의 간극이 점차 확대되다 보니 소외당하는 사람이 목소리를 내고 권리를 요구할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들었다. 끝으로 정치의 부패다. 방글라데시의 경우 국회의원의 35%가 의류 공장을 직·간접적으로 소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제도적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가 어렵다.” ―실제 의류 공장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실태와 이번 사고가 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궁금하다. “아침 7시 30분쯤 샤바르처럼 의류봉제 공장이 밀집해있는 지역에 가보라. 1000명이 넘는 여성 노동자가 공장으로 걸어가는 걸 볼 수 있다. 8시부터 일을 시작하면 보통 밤 9~10시까지 일한다. 초과근무를 규제하는 노동법이 있지만 지키는 사람이 없다. 왜냐하면 최저임금인 월 3000다카(한화로 약 4만원)만 받아서는 생활을 하기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번 사고 피해자의 대부분은 여성이었다. 이들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