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멜린다게이츠재단이 전 세계 소아마비를 완전히 종식하기 위해 12억 달러(약 1조7000억원)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재단은 16일(현지 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보건정상회의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기금은 ‘세계 소아마비 퇴치 운동(GPEI)’을 지원하는 데 투입될 예정이다. GPEI는 소아마비 근절을 위해 각국 정부와 민간 기구가 합작해 운영하는 기구다. 게이츠재단 외에 국제로터리클럽, 세계보건기구(WHO),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번에 투입되는 기금은 2026년까지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 소아마비가 마지막으로 남은 국가에서 바이러스를 퇴치하고,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 발생을 막는 데 사용된다. 각국 정부의 대응 정책과 차세대 소아마비 백신 출시를 지원한다.
재단은 GPEI에 지금까지 약 50억 달러(약 7조원)를 기부했다. 재단에 따르면 GPEI는 전 세계 소아마비 환자를 99% 이상 줄이는 데 기여했으며, 1988년 이후 약 2000만 건의 소아마비 발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줬다. 하지만 최근 파키스탄 등 국가에서는 정치적 불안과 홍수 같은 자연재해가 발생해 정기적인 예방 접종이 중단되면서 소아마비 근절이 지연됐다. 미국, 영국 등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제거됐던 국가에서 다시 변이 바이러스가 보고되기도 했다. 빌 게이츠 빌&멜린다게이츠재단 공동 이사장은 16일 발표한 성명에서 “소아마비 박멸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여전히 위협적”이라며 “전 세계가 협력하면 이 질병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크 수즈만 빌&멜린다게이츠재단 최고경영자는 “소아마비 근절의 마지막 단계가 가장 어려운 법이지만, 우리 재단은 소아마비가 없는 미래를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며 “끝이 멀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의료 인프라를 강화해 미래의 전염병에 대응할 준비를 확실히 함으로써 장기적인 회복력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지은 더나은미래 기자 blo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