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행동 카라가 경북 울진 산불 피해 현장에서 생태 복원을 위한 구호활동에 나섰다.
카라는 호월리 일대에서 모종 심기, 씨앗 뿌리기 등의 활동을 24일 진행했다. 지역 주민의 제안으로 시작한 이번 활동에는 자원봉사자, 피해 지역 주민, 활동가 등 30여 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총 산수유 30그루, 방풍·산천도라지 모종 380본, 씀바귀·더덕 등 채소 씨앗 50만립을 심었다. 산림 피해 지역에 서식하는 야생동물을 위해 도토리·땅콩·수수 등의 먹이 100kg가량을 호월리 일대 곳곳에 뿌리기도 했다. 봉사자들과 함께 참여한 반려견 4마리도 씨앗이 든 가방을 메고 숲을 누볐다. 산불이 지나간 자리에 씨앗을 뿌리고 땅도 다지는 활동이다.
고현선 카라 활동가는 “산불로 인해 산에서 살던 모든 생명이 피해를 입었다”며 “삶의 터전을 잃은 야생동물들이 이번 활동을 통해 작게나마 도움과 위로를 받길 바란다”고 했다.
지난 4일 경북 울진에서 발생한 산불은 약 213시간 만에 진화됐다. 행정안전부가 추산한 산림 피해 면적은 총 2만4940ha에 이른다. 이는 서울시 면적(6만520ha)의 41.2%에 달한다.
카라는 피해 지역의 동물구호활동을 5일부터 시작했다. 울진군 동물보호센터에 입소한 동물들의 대피처를 마련해 피해 동물을 구조하고 치료했다. 10일에는 27마리의 개를 구조했다. 카라 관계자는 “구조된 개들은 6개월 이하 강아지 22마리와 안락사 일정이 임박한 대형견 5마리”라며 “시 보호소는 항상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유실동물 보호와 반환, 피해 동물 치료 등의 구호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카라가 동물보호센터 입소동물의 집단 구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울진 시민 대피소를 방문해 다치거나 동행하지 못한 동물들의 현황을 파악하고 구조를 진행하기도 했다. 또 면사무소를 통해 화상 피해를 입은 동물 사례를 접수하고 병원 진료를 연계했다.
카라는 “재난 발생 시 동물 구호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는데다 대피소에 반려동물이 입소할 수 없어 동물 피해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효과적인 동물 구호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에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피해 지역에서 구호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 희망의 씨앗이 곳곳에서 움틀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수연 더나은미래 기자 yeo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