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 5~고 2 대상 코칭 프로그램 ‘위캔두’
1332명 참여… 내년엔 전국으로 확대
“처음 만났을 땐 ‘꿈이 없어요’ ‘죽고 싶어요’라고 말하던 학생들이 프로그램이 끝날 때쯤 되면 ‘재밌어요’ ‘더 잘하고 싶어요’라고 이야기하는 걸 보면서 확신했죠. 아이들은 더 나아질 준비가 돼 있으니, 어른들이 조금만 이끌어주면 된다는 걸요.”
박은숙(46) 강사가 10대 학생들과의 만남을 회상했다. 그는 교육 전문 기업인 바인그룹 소속 코칭 교육 전문가다. 올해 입사 21년 차인 박 강사는 “2017년 바인그룹이 시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 ‘위캔두(We Can Do)’에 참여하면서 인생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위캔두는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의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무료 코칭 교육 프로그램으로 ▲자신감을 끌어올리는 법 ▲목표를 설정하고 시간을 관리하는 방법 ▲의견을 전달하는 방법 등을 가르쳐준다. 지금까지 1332명이 위캔두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2017년 위캔두의 교육 과정을 기획하는 역할을 맡게 됐어요. 20년 넘게 청소년 교육을 하며 쌓아온 노하우를 모두 쏟아부었는데, 핵심은 딱 하나예요. ‘자기 자신을 믿도록 하자!’ 학생들이 자신을 믿고, 각자의 목표 설정을 하게 되면 가정이나 학교 안에서의 많은 문제를 해결할 힘을 갖게 됩니다.”
위캔두는 집단 코칭 프로그램이다. 7시간 동안 진행되는 ‘1일 과정’과 주말마다 3시간씩 4주간 진행되는 ‘한 달 과정’으로 나뉜다. 프로그램 메인 강사가 있고, 학생 3~5명당 한 명씩 멘토 강사를 추가로 배치해 섬세한 관리를 해준다. 박 강사는 “강사 선발 과정도 무척 까다롭다”면서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말투 사용하지 않기, 아이들의 겉모습만 보고 편견 갖지 않기 등 세세한 것까지 교육한다”고 말했다.
“다른 곳에서는 들어본 적 없는 질문을 아이들에게 던진다는 게 위캔두의 강점이에요. 공부를 왜 하는 걸까? 학교는 인생에서 어떤 의미일까? 이런 대화를 아이들과 나눕니다. 사실 이게 아이들의 마음을 여는 ‘열쇠’ 같은 거죠. 자기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뭐가 고민인지 어른들이 물어봐 줬으면 하거든요. 대화를 통해 학생들이 자기 자신과 주변 환경, 나아가 삶에 대한 흥미를 갖도록 하는 게 위캔두 프로그램의 핵심이에요.”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과 학부모의 반응도 뜨겁다. “숙제를 절대 안 하는 아이가 있었어요.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아이가 속마음을 털어놨는데, 숙제를 하기 싫은 게 아니라 공부만 강요하는 부모님에게 반항하려고 일부러 숙제를 안 한다고 하더군요. 부모님에게 이런 상황을 잘 전달했고, 이후 달라진 부모님의 태도에 아이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이럴 때 큰 보람을 느끼죠.”
바인그룹은 더 많은 아이에게 위캔두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지난 6월부터 경기 성남 중탑종합사회복지관과 MOU를 맺고 위캔두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며, 내년에는 전국 지역아동센터연합회와 협력해 프로그램을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위캔두 프로그램을 통해 강사들의 직업 만족도도 올라가고 있어요. 자신이 누군가의 삶을 바꾸는 사람이 된다는 걸 실감하게 되거든요. 학생을 돕기 위해 시작한 사회공헌 사업이지만, 우리 모두에게 ‘할 수 있다’는 걸 알려주고 있어요. 말 그대로 ‘위캔두(We can do)!’ 아닌가요?”
[박선하 더나은미래 기자 son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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