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나미책꽂이
[더나미 책꽂이] ‘언니, 나랑 결혼할래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사회적가치경영의 실천 전략’ 외

언니, 나랑 결혼할래요? 레즈비언인 저자가 그의 아내와 공식적인 동반자가 되어가는 과정을 기록한 ‘결혼 분투기’다. 연상의 연인과 결혼하기로 마음을 먹은 그는 ‘결혼이라는 야망’을 실현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가족과 동료, 친구에게 500번에 걸친 커밍아웃부터 난관이었다. 무지함과 무례함, 따뜻함과 담담함에 걸친 다양한 반응은 그를 ‘커밍아웃 전문가’로 만들었다. 차별적 시선을 넘고 부모님의 인정까지 받아내고 미국 혼인신고까지 마친 이들은 단 한 곳, 한국 구청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책 곳곳엔 절망 대신 용기와 유머가 스며들어 있다. “30년 후엔 되겠지!” 나답게 살고 싶은 모두를 위한 응원가와 같은 책. 김규진 지음, 위즈덤하우스, 1만3800원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사회적가치경영의 실천 전략 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 기업 등이 현장에 바로 접목할 수 있는 ‘사회적가치 실천 지침서’다. 지난 2018년 발간된 ‘기업의 미래를 여는 사회가치경영’의 후속작이다. 사회적경제 분야 전문가인 여섯 명의 저자들이 공통적으로 짚어내는 사회적가치 창출의 핵심은 ‘네트워크’다. 이들은 사회적가치 창출을 협동과 연대를 통해서 가능하다고 조언한다. 책에는 사회적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해 이해관계자의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협력 사례를 담았다. 지금 당장 사회적가치 창출에 뛰어들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필독서다. 김재구 외 5명 지음, 클라우드나인, 1만8000원   아프리카인, 신실한 기독교인, 채식주의자, 맨유 열혈 팬, 그리고 난민 옥스퍼드대학 난민연구센터 부교수인 저자가 401일간 아프리카 가나의 부루두람 난민캠프에서 체류하며 쓴 에세이. 책 표지를 가득채우고 있는 긴 제목은 난민으로서 한 개인이 가진 다양한 정체성을 드러낸다. 저자는 논문 작업을 마치고 “난민을 ‘있는 그대로’

[더나미 책꽂이] ‘나는 자폐 아들을 둔 뇌과학자입니다’ ‘월경’ 외

나는 자폐 아들을 둔 뇌과학자입니다 뇌과학자와 자폐증을 앓는 아들의 특별한 성장기다.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학교 교수이자 세계적인 뇌과학자인 헨리 마크람은 자폐증을 앓는 아들 카이를 이해하기 위해 뇌와 자폐의 상관관계를 연구한다. 평생 뇌를 연구해왔지만, 아들의 머릿속은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에 아버지는 끝없이 절망했다. 그러나 멈추지 않는 연구 끝에 자폐는 무감각하고 지능이 낮은 게 아니라 상대적으로 외부 자극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증상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이른바 ‘강렬한 세계’ 이론이다. 저자는 연구와 사랑으로 아들을 이해하려 노력한 아버지의 노력을 세밀하게 기록했다. 로렌츠 바그너 지음, 김태옥 옮김, 김영사, 1만3800원   월경 사회가 닦아놓은 ‘안전한 길’이 아니라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가는 여성 청년들이 있다. 청년 농업인 박푸른들, 정의당 대변인 강민진, 뉴미디어 ‘닷페이스’ 설립자 조소담, 여기공협동조합을 운영하는 민재희 등 농업·정치·교육·언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2030 여성 청년 10명이 자신들의 분투기를 솔직하게 기록했다. 이들은 책을 쓴 이유에 대해 “빛나는 성취를 기록하기 위해 이 글을 쓰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우리가 세상이 만든 ‘빛나는 성취’라는 허상이 어떻게 우리를 가두고 억압했는지를 예민하게 알아차린 사람들이기 때문”이라고 소개한다. 세상의 기준과 ‘나다움’이 부딪힐 때 자신을 세상에 맞추기보다 계속해서 ‘담을 넘는(월경·越經)’ 선택을 한 이들의 이야기다. 박푸른들, 리조 외 8명 지음, 교육공동체벗, 1만7000원   가난한 사람들의 선언 “가난에서 벗어나려면 자선을 거부하라.” 공정무역의 창시자로 불리는 네덜란드 출신 신부인 프란치스코 보에르스마의 말이다. 그는 부자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을 기부하는 방식 대신, 수익을 독점하는 소수의

[더나미 책꽂이] ‘신을 기다리고 있어’ ‘우리가 도시를 바꿀 수 있을까’ 외

신을 기다리고 있어 이 책은 “스물여섯, 나는 아침에 홈리스가 되었다”는 주인공의 독백으로 시작한다. 부모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누구보다 성실하고 검소하게 살았지만 결국 비정규직 파견 사원 신세를 벗어나지 못한 주인공은 갑작스런 해고로 한순간에 홈리스가 된다. 소설은 ‘빈곤은 돈이 없는 게 아니라 의지할 사람이 없는 것’이라는 주인공의 말처럼 한 청년이 극빈곤층으로 추락하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작가는 실제 극심한 가난을 경험했고 이를 글로 녹여냈다. 청년 빈곤과 이를 대하는 사회의 싸늘한 시선을 드러내는 ‘논픽션에 가까운 픽션’이다. 하타노 도모미 지음, 김영주 옮김, 문학동네, 1만3800원   우리가 도시를 바꿀 수 있을까 공원, 벽화, 지하철 엘리베이터… 지금은 누구나 당연하게 느끼는 도시의 풍경을 만들어낸 시민의 숨은 노력을 한 권에 모았다. 저자에 따르면,‘시민들이 만든 도시 풍경’의 대표 사례는 광화문 한복판에 있는 서울광장이다. 지난 2004년 서울광장이 만들어진 데는 2002년 월드컵의 광장 중심 응원 문화가 큰 역할을 했다고 알려졌지만, 그보다 한참 전인 1996년부터 서울 한복판에 광장을 만들기 위해 서울시 조례를 바꾸자는 운동을 해온 시민들이 있었다. 이 밖에도 지체장애인들의 오랜 노력으로 도로의 턱이 사라지고 저상버스가 운영되기 시작한 사연 등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온 시민들의 노력이 잘 정리돼 있다. 최성용 지음, 동아시아, 1만6000원   계란껍질 두개골 원칙 ‘계란껍질 두개골 원칙’은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일어난 모든 결과에 책임을 진다”는 뜻의 영미의 법리다. 가해자는 상대방의 머리를 한 대 쳤을 뿐인데, 피해자가 계란 껍질처럼 얇은 두개골을 가진 사람이라 그 일로

[더나미 책꽂이] ‘꿈을 담은 교문’ ‘이제부터 아주 위험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외

꿈을 담은 교문 서울 삼양초등학교 교문은 특별하다. 연필모양으로 생긴 교문은 학생들이 직접 설계·디자인했다. 가파른 언덕 위에 있는 삼양초는 교문이 너무 좁아서 체험학습이나 수학여행을 위한 차량이 드나들기 어려웠다. 학생들이 매번 무거운 짐을 들고 교문과 학교 사이를 오가야 해 힘이 들고 위험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학교는 지난 2016년부터 새로운 교문 만들기 작업에 들어갔다. 학생 참여형 교육에 관심이 많던 배성호 교사가 학생들과 머리를 맞대고 ‘내가 원하는 교문’ 디자인 공모전과 워크숍을 열어 디자인을 완성했다. 갑작스런 사정으로 예산이 끊겨 프로젝트가 좌초될 위기에 처하자 학생들이 나서 서울시 교육감에게 편지를 보내 예산을 받아냈고 2018년 교문이 완성됐다. “학생들이 자기 공간을 바꾸는 데 주체적으로 나서는 활동이 바로 ‘민주시민 교육’이다.” 저자인 배성호 교사는 교문이 만들어진 3년간의 역사를 이렇게 정리했다. 배성호 지음, 철수와영희, 1만3000원   별난 기업으로 지역을 살린 아르들렌 사람들 프랑스의 아르들렌 협동조합은 ‘사회적경제를 활용한 지역 재생의 교본’으로 불린다. 1982년, 쇠락해가던 프랑스 남동부 아르들렌 지역에 협동조합이 생기면서 공장·상점·박물관이 생겨나고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물론 이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1972년 “지역을 살리겠다”는 꿈을 갖고 찾아온 세 명의 젊은이들이 협동조합을 만드는 데 걸린 시간만 10년. 이후 양모(羊毛·wool) 소재 상품 제작 기술을 발전시키면서 사업 모델을 탄탄히 했다. 사람과 노동을 소중히 여기고 누구나 평등하게 참여하는 조직 운영 규칙도 만들었다. 아르들렌 협동조합을 세운 3명 중 한 명인 저자가 1972년부터 약 50년간의 역사를 더듬으며 ‘협동의 공동체’를 만들기까지의 고군분투를

[더나미 책꽂이] ‘나의 비거니즘 만화’ ‘여성 연구자, 선을 넘다’ 외

나의 비거니즘 만화  일러스트레이터인 작가가 그림 에세이로 기록한 비거니즘 일상 일기. 우연히 보게 된 다큐멘터리를 통해 공장식 축산이 동물들에게 엄청난 고통을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된 작가는 비건으로 살기로 결심했다. 비거니즘을 ‘모든 종류의 동물 착취에 반대하는 삶의 방식’으로 정의하는 작가의 비건 지향적인 일상이 35개의 에피소드 안에 녹아들어 있다. 채식의 단계에 대한 기본 정의부터 일상 속에서 비건이 마주하는 오해나 편견 등 어려움과 생활 속 팁까지 담았다. 작가는 “비건은 완전한 채식주의가 아니라 다른 생명의 고통을 생각하며 일상 속의 불완전한 실천을 지속하는 사람” 이라며 ‘삶의 지향으로의 비거니즘’에 더 많은 사람이 동참할 것을 호소한다. 보선 지음, 푸른숲, 1만6500원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꺼내지 않았던 이야기들 장애인의 성적 욕구를 해결해주는 자원봉사자는 불법일까? 지체장애인을 돕는 활동 보조사는 장애인끼리의 성관계에 어디까지 개입해야 할까? 지적 장애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어디까지 인정해야 할까? 대만인 기자 천자오루가 지금까지 금기시돼온 장애인의 성적 욕망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들을 엮어냈다. 이 책에는 지적장애인에 대한 성교육을 주장하는 교사, 성 자원봉사자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고 말하는 여성 장애인 등 다양한 사례가 등장하지만, 저자는 어떤 관점이 옳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다양한 욕망을 가진 장애인들의 얼굴을 선명히 묘사하면서 장애인을 당연히 ‘무성의 존재’처럼 치부해 온 우리 사회의 “빈약하고 창백한 상상력”(본문 발췌)을 지적할 뿐이다. 천자오루 지음, 강영희 옮김, 사계절, 1만7000원   여성 연구자, 선을 넘다 다른 나라에 오랜 기간

[더나미 책꽂이] ‘에코사이드’ ‘세습 중산층 사회’ 외

에코사이드 다국적기업 몬산토는 제초제와 고엽제를 개발해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고 환경을 황폐화시켰다. 프랑스는 물론 미국, 스리랑카, 아르헨티나 등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에 광범위한 피해를 입혔다. 2016년 세계 각국 시민들이 이 사실을 폭로하며 몬산토를 ‘다국적 살인 기업’으로 명명해 네덜란드 헤이그의 국제법정에 가해자로 세웠는데, 이 책에는 자본과 권력으로 진실을 은폐하려는 몬산토를 법정에 세우기까지 시민들의 노력이 세밀하게 기록돼 있다. 프랑스 독립 다큐멘터리 감독인 저자가 직설적이고 위트 있는 문체로 몬산토 관계자들의 위선을 꼬집으며 시민들의 ‘대 몬산토 투쟁기’를 현장감있게 풀어냈다. 마리 모니크 로뱅 지음, 목수정 옮김, 시대의창, 1만9800원   세습중산층 사회 90년대생은 왜 ‘공정함’에 집착할까? 20대 청년들은 왜 자녀 특혜 시비가 불거진 ‘조국 사태‘에 가장 거세게 분노했던 걸까? 지난 몇 년간 우리 사회를 뒤흔든 화두를 ‘세습 중산층’이라는 새로운 프레임으로 풀어낸 책이다. 저자는 60년대생 부모들이 자녀 세대(90년대생)에게 중산층의 지위를 세습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지금의 20대는 대기업과 정규직으로 대표되는 ‘내부자’와 중소기업과 비정규직에 해당하는 ‘외부자’로 나뉘는데, 부모의 경제력이나 사회적 지위에 따라 내부자와 외부자라는 ‘자리’가 세습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자리, 결혼, 주택 문제 등 20대가 겪고 있는 불평등의 본질을 데이터와 통계로 추적한다. 조귀동 지음, 생각의 힘, 1만7000원   협동조합 클로즈업 협동조합은 공동의 목적을 가진 조합원이 출자금을 내 함께 설립한 사업체를 가리킨다. 조합원 모두가 1표를 갖는 의사결정 방식이나 지역사회 기여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자본주의가 만든 불평등이나 환경오염과 같은 사회를 해결할 대안으로 주목받아 왔다. 그러면서도 ‘윤리성과 사업성’이라는 두

[더나미 책꽂이] ‘누구도 멈출 수 없다’ ‘사람을 옹호하라’ 외

누구도 멈출 수 없다 “빈곤 문제를 해결하려면 먼저 그 나라 여성의 권리를 증진하라.” 세계적인 자선단체인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의 공동설립자인 멜린다 게이츠는 아프리카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성의 삶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1997년 마이크로소프트 설립자인 남편 빌 게이츠와 함께 재단을 설립한 후 20년 넘게 진행해온 개발도상국 여성 권익 보호 활동과 빈곤 퇴치 활동이 한 권의 책에 정리돼 있다. 피임, 여아 교육, 직장 내 성평등 등 7가지 주제를 통해 여성 권리 증진과 공동체 발전의 연결고리를 꼼꼼하게 짚어준다. 멜린다 게이츠 지음, 강혜정 옮김, 부키, 1만8000원     무지개는 더 많은 빛깔을 원한다 “동성애하면 에이즈 걸리는 거 아니에요?” 한국 사회에 만연한 성소수자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책이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 김승섭 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교수, 자캐오 대한성공회 신부 등이 필진으로 참여해 성소수자들에게 우리 사회가 가하는 차별을 하나하나 풀어낸다. 촘촘히 모인 논리는 ‘근거 없는 차별과 혐오를 멈추라’는 묵직한 외침으로 이어진다. 내년 1월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는 한국성소수자연구회가 쏘아 올린 첫 신호탄이다. 한국성소수자연구회 지음, 창비, 1만8000원     1.5도, 생존을 위한 멈춤 100점 만점에 28.53점. 지난 1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제25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발표된 한국의 기후변화대응지수(CCPI)다. 우리나라는 61개국 중 58위의 성적을 기록하며 대응이 ‘매우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텀블러나 에코백 사용 등 개인적 실천도 중요하지만, 산업 구조와 정책을 바꾸는 게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 책은 전 세계가

[더나미 책꽂이] ‘서툴지만 혼자 살아보겠습니다’ ‘낯선 이웃’ 외

장애학의 도전 40년 넘게 ‘장애’를 사유해온 김도현 노들장애인야학 교사·노들장애학궁리소 연구활동가가 지난 10년 동안 축적한 ‘장애학’ 연구 성과를 한 권의 책으로 정리했다. 저자는 장애가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개념이라 지적하며, “장애인은 차별받음으로써 장애인이 된다”고 주장한다. 신체적 손상이 ‘장애’로 인식되는 건 우생학에 뿌리를 둔 사회적 위계 때문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장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장애인도 더 단결하고 스스로 권리 의식을 높여야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비장애인이 바뀌고 비장애인 중심의 사회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김도현 지음, 오월의봄, 2만2000원     서툴지만 혼자 살아보겠습니다 쉬운 단어와 간결한 문장으로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소셜벤처 ‘소소한소통’이 펴낸 발달장애인 자립생활 안내서다. ▲먹기 ▲입기·빨래하기 ▲씻기 ▲정리하기 ▲청소하기 ▲안전하게 살기 ▲재미있게 지내기 등 7개 챕터로 구성돼 있다. 시설을 나와 자기만의 삶을 꾸려가고 있는 네 명의 발달장애인이 경험에서 우러난 깨알 같은 조언을 전한다. 소소한 소통 지음, 소소한소통, 1만7000원       낯선 이웃 난민을 주제로 한 기획 기사로 ‘국제엠네스티 언론상’을 받은 ‘한겨레21’ 기자가 난민을 둘러싼 한국 사회의 오해와 차별, 혐오를 조명했다. 난민이 국내 일자리를 빼앗고 범죄율을 높인다는 근거없는 믿음을 조목조목 반박한다.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고향땅을 떠나 한국에 정착한 난민들의 이야기도 실었다. 이재호 지음, 이데아, 1만7000원       퀴어는 당신 옆에서 일하고 있다 성소수자에게 남녀 구분 체계가 지배적인 일터는 지옥이다. 먹고살기 위해선 성 정체성을 숨기는 ‘패싱(passing)’이 불가피하다. 단기 일자리를 전전하는 삶을 피하려면, 가상의 이성 애인과의

[더나미 책꽂이] ‘우린 일회용이 아니니까’ ‘왜 하필 교도관이야?’ 외

인디고 서원에서 공생의 책읽기 부산 수영구 남천동에 자리 잡은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서점 ‘인디고 서원’이 펴내는 ‘인디고 서원에서 책읽기’ 시리즈의 세 번째 책. 주제는 ‘공생(共生)’이다.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사계절 자연 수업’ ‘10대와 통하는 동물 권리 이야기’, 타인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우정 지속의 법칙’ ‘선량한 차별주의자’, 주체적 삶의 태도에 대해 이야기하는 ‘참된 삶’ ‘나다운 게 아름다운 거야’ 등 공생에 관한 책 40권을 꼽았다. 인디고 서원, 궁리, 1만3000원       우린 일회용이 아니니까 환경운동가 고금숙이 혼자서 또는 여럿이 함께 실천한 ‘플라스틱 없는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애용하는 동네 전통시장에서 비닐봉지를 퇴출하고자 상인들을 끈질기게 설득해 ‘알맹@망원시장’ 캠페인을 벌이고, 온라인 커뮤니티 ‘쓰레기덕질’을 만들어 ‘쓰레기덕후’들과 함께 길에 버려진 프랜차이즈 카페의 플라스틱 컵을 모아 매장에 되돌려주는 ‘플라스틱 컵 어택’에 나선다. 저자는 플라스틱 반대 운동이 “그저 쓰레기를 줄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삶의 속도를 늦춰 보통의 일상과 다른 사람의 안녕과 지구의 건강을 챙기는 여정”이라고 말한다. 슬로비, 1만6000원     공원 사수 대작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 집과 사무실을 둔 건축가 황두진이 ‘통의동 주민’으로서 사라질 위기에 처한 동네 공원 ‘통의동 마을마당’을 ‘공원을 사랑하는 시민 모임’ 사람들과 함께 지켜낸 과정을 기록했다. 소유자가 민간에 넘어가 버린 마을마당을 되찾기 위해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넣고, 구청과 지역 국회의원실을 찾아가고, 기자 간담회를 열어 상황을 공론화하는 등 2년 반을 싸웠다. “공원의 가치는 당장의 실용보다는 손에 잡히지 않는

[더나미 책꽂이] ‘내 두 번째 이름, 두부’ ‘기후위기와 자본주의’ 외

내 두 번째 이름, 두부 미국에서 신문방송학을 공부하던 시절,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한쪽 눈을 잃은 강아지 ‘두부’를 만나 전혀 다른 길을 걷게 된 곽재은 바잇미 대표의 이야기. 오직 두부에게 좋은 것을 먹이고 싶은 마음으로 동물영양학을 독학하다가 아예 반려동물 수제 간식 회사를 창업했다. 현재 두부는 바잇미의 ‘최고경영견(犬)’으로 활약하고 있다. 시드앤피드, 1만5000원       내 아들은 조현병입니다 미국의 유명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조현병을 앓는 두 아들의 이야기를 ‘아버지’의 목소리로 들려준다. 책을 집필하기까지 조현병에 대한 사회의 편견, 가족의 사생활이 드러나는 것에 대한 우려 등으로 오랫동안 망설였지만 조현병을 비롯한 정신질환과 싸우는 모든 이와 그들의 가족을 대변하겠다는 분노 섞인 의지로 펜을 들었다. 저자는 말한다. “여러분이 이 책을 ‘즐기지’ 않기를 바란다. 여러분이 이 책으로 인해 상처 입기를 바란다. 이 책을 쓰면서 내가 상처 입었던 것처럼. 상처 입어 행동하기를, 개입하기를 바란다.” 론 파워스 지음, 정지인 옮김, 심심, 2만4000원     기후위기와 자본주의 이 책의 공격 대상은 자본과 권력을 쥔 기업가와 정치인이다. 영국의 환경단체 ‘기후변화 저지 운동(Campaign Against Climate Change)’의 사무국장을 지낸 저자는 권력자들이 시민 개개인에게 친환경 제품을 쓰고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는 등 생활 방식을 바꾸라고 요구하면서 책임을 미룬다고 비판한다. 이런 전략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닐뿐더러 가난해서 친환경 제품을 쓸 수 없는 사람, 생계를 위해 이산화탄소를 내뿜는 트럭을 몰아야 하는 사람을 좌절시키기 때문이다. 저자는 미국 정부와 기업들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하기 위해 쏟아부었던 자본과

[더나미 책꽂이] ‘불평등의 세대’ ‘왜 고기를 안 먹기로 한 거야?’ 외

불평등의 세대 “21세기 한국 사회의 불평등, 어디서 어떻게 생성됐는가?”라는 질문의 답을 구하는 책. 저자인 이철승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가 지난 3월 발표한 논문 ‘세대, 계급, 위계: 386세대의 집권과 불평등의 확대’의 확장판이다. 산업화세대, 386세대 등 ‘세대’란 축이 한국 사회의 불평등한 위계 구조를 만들었다는 게 저자의 논지다. 이철승 지음, 문학과지성사, 1만7000원.       아시아태평양전쟁에 동원된 조선의 아이들 제2차 세계대전 시기 일본과 연합국 사이에 벌어진 아시아태평양전쟁의 국내 민간 피해자 중 ‘아이들’에 주목한 책.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에서 까맣게 그을리고 군수 공장에서 쇳가루를 뒤집어쓰며 소년과 소녀는 유년기를 보냈다. 죽거나 미쳐야 벗어날 수 있었던 강제노동 현장의 이야기를 치밀한 사료(史料) 조사로 복원해냈다. 정혜경 지음, 섬앤섬, 2만원.       젠트리피케이션 쫌 아는 10대 학교 끝나고 습관처럼 들르던 떡볶이집이 갑자기 사라지더니 그 자리에 대형 프랜차이즈 분식집이 생겼다. 동네 할아버지가 운영하던 구멍가게도 마찬가지. 24시간 편의점으로 바뀌더니 낯선 아르바이트생이 계산대를 지킨다. 우리 동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10대의 눈높이에 맞춰 젠트리피케이션을 설명한다. ‘사회 쫌 아는 10대’ 시리즈 다섯 번째 책. 장성익 지음, 신병근 그림, 풀빛, 1만3000원.       왜 고기를 안 먹기로 한 거야? 동물에서 얻은 것은 먹지도, 입지도, 쓰지도 않는 비건(vegan)인 저자가 몸으로 느끼고 깨달은 ‘비거니즘(veganism)’에 대해 이야기한다. 주중에는 채식을 하지만 주말엔 고기를 먹는 부모님을 보며 겪은 심리적 갈등, 비건임을 밝힌 순간 쏟아지는 주변의 편견 어린 시선과

[더나미 책꽂이] ‘아들이 사람을 죽였습니다’ ‘아이들 파는 나라’ 외

땜장이 의사의 국경 없는 도전 지난해 조기 퇴직하고 국제 의료 구호단체 ‘국경없는의사회’ 활동가로 뛰고 있는 김용민 前 충북대 의대 정형외과 교수가 의사의 ’존재 이유’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의대생 시절 한센병 환자촌인 소록도에서 공중보건의로 일하며 의사로서의 소명에 눈떴다.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앞둔 예비 의사들과 선서를 잊어가는 동료 의사들에게 저자는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의사가 되자’고 말한다. 오르골, 1만5000원         아들이 사람을 죽였습니다 하루아침에 범죄자의 어머니, 형제가 된 ‘가해자 가족’들. 이들을 지원하는 일본 비영리단체 ‘월드오픈하트‘의 아베 교코 이사장이 그동안 만났던 이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엮었다. 죄책감에 자살을 시도하기도 하고, 이웃들의 수군거림에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는 이들을 저자는 ‘가장 연약하고 고독한’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국내에서 수감자가족 지원활동을 하는 비영리단체 ‘세움’의 이경림 상임이사가 우리말로 옮겼다. 이너북스, 1만5000원      아이들 파는 나라 ‘한국은 어떻게 세계 최대 아동 수출국이 되었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책. 아동인권 전문기자, 국제인권단체 사무처장, 생후 6개월에 미국으로 국제입양된 작가 등 세 사람이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어떤 아이들이 해외로 입양되는지, 국제입양은 어떻게 ‘산업’이 됐는지를 치밀하게 파헤친다. 부제는 ‘한국의 국제입양 실태에 관한 보고서’. 전홍기혜 외 지음, 오월의봄, 1만2800원        인종 토크 미국 사회에서 ‘흑인’이자 ‘여성’으로써 끊임없이 차별의 대상이었던 저자가 인종 문제를 다루는 올바른 방법을 친절하게 소개한다. 마이크로어그레션, 교차성, 문화 도용 등 인종 문제를 논할 때 등장하는 개념들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책을 읽고 나면 피부색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