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ESG기준원(KCGS)의 2023 국내 기업 ESG 평가 결과가 공개됐다. 분석에 따르면 ESG 선도 기업과 나머지 기업 간의 격차는 예년보다 더 커진 것으로 확인됐다.
KCGS는 “ESG 경영을 선제적으로 실천한 기업은 전년 대비 등급이 상향 됐으나, ESG 경영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은 예년과 큰 차이가 없어 상·하위권 기업의 격차가 확대됐다”고 최근 밝혔다.
KCGS는 국내 상장사 987사를 대상으로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각 영역을 평가했다. 비상장 금융회사 62사에 대해서는 지배구조에만 등급을 매겼다. 등급은 우수한 순으로 S(탁월), A+(매우 우수), A(우수), B+(양호), B(보통), C(취약), D(매우 취약) 등 7개로 구분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상위 등급 비율은 증가했다. B+(양호) 이상을 획득한 기업은 332곳(42%)으로, 전년 245곳(32%) 보다 10%p 늘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종합 S등급을 받은 기업은 없었다. A+을 받은 기업은 HD현대건설기계, KB금융, 네이버, POSCO홀딩스, SK, 삼성물산, 신한지주 등 총 19곳이다. A등급은 185곳, B+은 166곳이었다. 반면 지난해에 B등급 이하로 평가된 기업 679곳의 85%는 올해도 B등급에 머물러, ESG 관행 개선이 미미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환경 영역에서는 전반적으로 등급이 개선됐다. B+ 이상은 지난해 194곳에서 올해 326곳으로 증가했다. D등급 기업은 174곳으로, 전년(335곳)에 비해 45.3% 감소했다. KCGS는 “기후공시와 환경경영에 대한 정보공개가 늘면서 상위권 기업 비율이 증가했고, 기존의 미공시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환경 경영 정보를 공시하면서 하위권 기업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사회 영역에서는 최상위권 기업 수가 증가했다. A+ 등급은 지난해 76곳에서 올해 157곳으로 늘었다. KCGS는 사회책임경영 관행이 일정 수준 이상 확립된 기업의 경우 대응 수준도 향상돼 상위권 기업이 최상위권으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전년도 하위기업이나 신규 편입 기업은 사회책임경영 수준이 확보되지 않아 최상위권과 하위권 간의 편차가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배구조 영역은 전반적인 평균이 상승했다. A등급 이상은 지난해 85곳에서 올해 118곳으로 증가했다. C등급 이하는 지난해 366곳, 올해 352곳으로 거의 차이가 없었다. KCGS는 “실질적인 지배구조 개선 없이는 등급 상승이 어려울 것”이라고 제언했다. 금융권 지배구조는 예년 수준을 유지했다.
최지은 기자 blo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