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E&S가 글로벌 기업과 협력해 수소사업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국내 수소 생태계 구축을 이끌면서 글로벌 탄소중립에도 기여한다는 목표다.
SK E&S는 2일(현지 시각)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제너럴일렉트릭(GE), 에어리퀴드, 충남도, 한국중부발전과 충남 보령에 추진 중인 국내 최대 규모 블루수소 사업 성공을 위한 글로벌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SK E&S는 국내에서 ‘액화수소 기반 친환경 수소버스 시대’를 연다는 미션을 가지고 수소 생태계를 확립하기 위한 장기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이번 COP28에서는 글로벌 에너지 기업 등과 손잡고 블루수소 산업 기반 구축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블루수소는 그레이수소(천연가스를 원료로 추출한 수소) 생산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포집·저장(CCUS)해 만드는 청정수소다. 탄소배출을 최소화한 공정으로 그레이수소보다 친환경적이다. 이번 협약에 따라 SK E&S는 수소 생태계 확산의 핵심인 블루수소를 안정적으로 생산·공급하고 소비처를 발굴하는 역할을 맡는다. SK E&S는 보령 플랜트에서 연간 25만t의 블루수소를 생산할 예정이며, 생산된 블루수소는 기체수소 배관과 전국 액화수소 충전소에 공급돼 수소연료전지와 혼소 발전, 버스·지게차 등 수소 모빌리티용으로 사용된다. 글로벌 수소 전문기업인 에어리퀴드와 GE는 보령 플랜트에 필요한 핵심 설비를 공급한다. 에어리퀴드는 수소 생산과 액화 주기기 설비를, GE는 혼소 발전에 쓰일 수소 터빈 제작을 담당한다. 충남도는 수소플랜트 추진과 관련한 행정 지원과 인허가를, 한국중부발전은 플랜트 건설 전반의 프로젝트 관리와 유지·보수를 지원한다.
앞서 SK E&S는 수소버스 운영 생태계 확립을 위해 장기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수송부문 탄소절감이 필수라는 판단에서다. 2018년 기준 수송부문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13.5%를 차지해 전환(발전) 부문(37.1%), 산업부문(35.8%) 다음으로 많은 배출량을 기록했다. 수송부문 배출은 내연기관 차량·항공기 등의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것이다. 철도·항공은 상대적으로 배출량이 미미하고 도로교통(차량)이 95%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수송분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서는 버스와 트럭 등 상용차 부문의 탄소배출 저감이 필수다. 2019년 기준 전체 운행 대수 중 81%를 차지하는 승용차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체 도로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의 51.3% 수준이다. 반면,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운행 대수가 15.2% 수준인 화물차는 전체 배출량의 33.8%를, 3.4% 수준인 버스는 10%를 차지한다. 버스(62.6톤)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승용차(3.9톤)의 16배 수준이다. 또한 상용차의 친환경차 전환에는 수소차가 전기차보다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배터리 대비 가벼운 수소탱크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고중량 적재, 장거리 주행 등에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환경부는 지난 5월 SK E&S, 현대자동차, 전국전세버스조합 등과 ‘ESG선도기업 수소 통근버스 전환 협약’을 체결하고 2026년까지 누적 2000대의 기업 통근버스가 수소버스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현재 국내 전세버스 4만여 대 중 약 88.6%인 3만 5000여대가 통근·통학용으로 운행 중이며, 이를 수소버스로 교체하면 연간 220만t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할 수 있다.
SK E&S는 ‘액화수소 기반 친환경 수소버스 시대’라는 새로운 모멘텀을 주도하겠다는 미션을 가지고, 계획의 첫 단계로 액화수소 생태계 조성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SK E&S는 올해 말 인천에서 연 최대 3만톤 규모의 액화수소플랜트 상업가동을 앞두고 있다. 이를 통해 버스 차고지 등 전국 주요 거점 지역에 액화수소 충전소를 구축하고 수소버스 연료로 액화수소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또 액화수소 생산부터 유통, 활용까지 전 밸류체인을 조성하고, 대한민국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힘을 보탠다는 계획이다.
SK E&S는 블루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해 6조7000억원을 투자한다. 이를 통해 10만5000명의 일자리와 59조원 규모의 사회·경제적 편익이 창출되고 연간 220만t의 탄소 감축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권형균 SK E&S 부사장은 “재생에너지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어렵다는 점, 전기차는 장거리 운송이 취약하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향후 수소에너지는 친환경 수송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보령 블루수소 플랜트를 성공적으로 운영해 국내 수소 생태계 확산과 탄소중립 달성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최지은 기자 blo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