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전문가 도움만으로 NGO의 회계 책무성을 강화할 수는 없습니다. NGO 차원에서 회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정호윤 소셜임팩트오퍼레이션스 이사)
28일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KCOC)가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회계 책무성 증진 사업’ 성과공유회를 온라인 생중계로 개최했다. 이 사업은 NGO들의 회계에 대한 고충 해소를 위해 KCOC가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과 공동으로 2021년 상반기부터 2년 간 진행했다. 지금까지 교육 컨설팅을 지원받은 기관은 247곳에 이른다. 이날 행사는 그동안의 사업 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도전 과제를 토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유튜브 생중계로 진행된 행사에는 NGO 관계자 약 90명이 참석했다.
행사의 연사로는 이번 사업에 참여한 기관인 호이, 유니월드인터내셔날, 기아대책 베트남 지부의 관계자가 나섰다. 김서형 호이 사무국장은 거버넌스 위기와 인력의 한계를 기회로 바꾸며 책무성을 높이기 위해 조직을 재정립한 사례를 공유했다. 임채은 유니월드인터내셔날 간사는 NGO로서의 책무를 다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대상으로 후원자, 재정상태를 꼽게 된 계기를 설명하고, 회계 전문성을 향상을 위해 펼친 노력을 소개했다. 기아대책 베트남 지부의 이학봉 국장은 개발협력 현지 NGO가 겪는 고충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어 책무성 높이기 위해 필요한 지원에 대해 설명했다.
패널토크에는 이번 사업에 참여한 회계 전문가들이 참석해 개발협력 NGO가 책무성 향상을 위해 고려해야할 점에 대해 말했다. 정호윤 소셜임팩트오퍼레이션스 이사는 “회계에 대해 NGO들이 흔히 하는 오해가 있다”며 “회계 프로그램을 도입하거나, 세무법인 등 외부 회계 전문가에게 맡기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NGO 내부 담당자가 직접 회계에 대해 공부하고 이해한 다음 프로그램을 사용하거나 외부와 소통해야 정확히 업무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일석 한국공익법인협회 이사도 “회계는 공시 기준에 맞춰서 정리돼야 하는데 많은 기관이 내부 보고를 위해 회계를 정리하고 있었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담당자를 채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우진 회계법인 더함 회계사는 제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회계사는 “여러 사람이 회계를 크로스체크하는 제도가 정립돼야 한다”며 “한 사람에게 많은 권한을 주는 경우 오류나 부정, 횡령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담당자를 의심하는 제도가 아니라 책무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라고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대식 KCOC 사무총장은 “이번 사업의 성과는 개발협력 NGO들의 자발적인 책무성 증진 노력을 이끌어낸 것”이라며 “KCOC는 앞으로도 코이카와 협력해 개발협력 생태계와 우리 사회를 위한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최지은 기자 blo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