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23일(월)

사회공헌활동과 문화예술이 만나 사랑도 두 배

중소기업·예술단체 기부여행
마술쇼·김치 담그기 등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문화공연·봉사활동 나서
참여하는 임직원 대부분 꾸준히 함께하겠다 다짐

마술사의 손바닥 위로 빨간색 하트 스펀지가 나타났다. 주먹을 쥐었다 펴자, 하트가 두 개로 늘어났다. 또 한 번 손을 오므리자, 세 개의 하트가 손바닥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송경성 마술사가 세 개의 하트를 한데 모은 뒤, 아이들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이렇게 작은 사랑이 하나, 둘 모이면 어떻게 될까요?”

맞잡았던 두 손을 벌리자, 얼굴 크기 만큼 커다란 빨간 하트가 등장했다. “와아~.” 마술쇼를 보던 관객들이 일제히 박수를 치며 환호를 보냈다.

지난 17일 오전 9시, 서대문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진행된‘중소기업과 예술이 함께하는 기부여행’모습. ㈜에듀윌과 송경성 마술사과 함께 다문화 가정을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 진행했다.
지난 17일 오전 9시, 서대문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진행된‘중소기업과 예술이 함께하는 기부여행’모습. ㈜에듀윌과 송경성 마술사과 함께 다문화 가정을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 진행했다.

지난 11월 17일 오전 9시, 서대문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이하 다문화센터)에서 특별한 나눔 행사가 열렸다. 매직저스트엔터테인먼트 대표인 송경성 마술사와 자격증·공무원 전문 교육기업인 ㈜에듀윌이 다문화 가정을 위해 한자리에 모인 것. 송경성 마술사는 재능을 나누고, ㈜에듀윌은 임직원 40명과 다문화 가족 40명이 함께 만드는 김피 담그기 행사를 기획, 진행했다.

3년 전, 몽골에서 온 바탄한드(24)씨는 “집에서 혼자 김치를 만들어봤는데 맛이 없어서 실패했었다”면서 “오늘 만든 김치는 맛있어서 남편이 좋아할 것 같다”며 웃음을 보였다. ㈜에듀윌 임직원들도 중국, 몽골, 베트남 등 아시아의 문화를 배우는 기회가 됐다. 14세 아들과 함께 봉사에 참여한 ㈜에듀윌의 남영택 경영기획팀 이사는 “봉사하러 왔다가 다문화 여성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새로운 문화를 경험할 수 있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에듀윌은 지난 2005년부터 탈북 청소년, 미혼모 등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검정고시 강의 교재를 무상으로 지원하고, 매월 ‘사랑의 쌀’ 1000㎏을 복지시설에 기증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중소기업중앙회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는 ‘중소기업과 예술이 함께하는 기부여행(이하 기부여행)’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중소기업과 예술단체가 함께 정기적으로 기부 및 봉사활동과 문화 공연을 기획, 제공하는 프로젝트다.

한편, 지난 11월 10일에는 서대문구 대신동에 위치한 미혼모 시설 ‘애란원’에서 또 다른 ‘기부여행’ 행사가 열렸다. 예술단체 ‘극단다리’는 1시간가량 준비해온 창작 인형극을 아이들에게 보여줬다. 화장품 제조업체 ㈜제닉 임직원 30여명은 11월 초 애란원에서 바자회를 통해 모은 옷, 장난감 등의 물품들을 분류, 정리했다. 임직원 봉사활동과 더불어 ㈜제닉은 회사의 주력제품인 마스크팩 1000개와 샴푸 200개를 50여명의 애란원 미혼모자 및 예비 맘에게 전달했다. 애란원의 정석주 사회복지사는 “외모를 예쁘게 꾸미고 싶었던 미혼모들이라, 오전부터 마스크팩을 받는다는 생각에 들떠 있었다”고 귀띔했다.

이날 기부한 샴푸는 3년 전, ㈜제닉이 어려운 이웃을 후원하기 위해 출시한 기부 상품, ‘퓨어트리 사랑 샴푸’다. 샴푸 2개를 나란히 붙여 세워놓으면 하트 모양이 완성되는데, 소비자가 반쪽을 구매하면 다른 한쪽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기부된다. 유현오 ㈜제닉 대표는 “9000원짜리 샴푸 하나를 구입하는 것만으로 손쉽게 나눔에 동참할 수 있다”면서 “나눔이 모여 사랑이 된다는 의미를 담아 하트 모양으로 특별히 디자인했다”고 전했다.

박경미 중소기업중앙회 문화경영팀 차장은 “기부여행에 참여한 기업 임직원 대부분이 ‘앞으로 기부나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겠다’는 다짐을 보인다”면서 “예술단체들이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에 ‘문화예술’이란 요소를 더해주면서, 시너지가 난다”고 말했다. 올해 7월부터 시작된 ‘기부여행’은 12월 말까지 총 15개 중소기업과 예술단체가 참여할 예정이다.

정유진 기자

김경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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